온 우주에 오직 나만이 존귀하다 - 석가모니(釋迦牟尼)
부처님께서 탄생한 것은 서력기원전 623년으로 인도 북부의 카필라성에서였습니다. 그때 아기 부처님은 "온 우주에 오직 나만이 존귀하도다"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물론 갓난아기가 그런 말을 했을 리가 없습니다. 후세 사람들이 부처님의 탄생 자체를 불교의 탄생이라고 생각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탄생 시점에 응축시킨, 하나의 '불교선언'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천상천하유아독존"이란 결코 골목대장은 나 하나뿐이라거나 세상에서 내가 제ㅐ일 잘났다는 자만심에서 한 말이 아닙니다. '천상천하(天上天下)'란 이 우주를 뜻합니다. 보편적인 존재의 의미입니다. '유아(唯我)'는 절대자아(絶對自我), 즉 대아(大我)를 가리킵니다. 작은 자아에게 얽매이지 않는 자유자재한 부처님의 마음입니다. 우주 본체로서의 유일절대(唯一絶對)한 마음입니다.
그러므로 이 구절 전체는 "하늘 위에서부터 땅 속까지 어떤 것이든 부처님의 생명을 갖고 잇으므로, 존재하는 만물은 모두 존엄하다"는 뜻입니다. 이 진리를 알게 되면 '응애응애'하는 울음소리도 자기의 존귀함을 깨달아 외치는 소리임을 알게 됩니다. 인간만이 아닙니다. 개가 짖고 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모두 "천상천하유아독존"을 말하는 것에 다름아닙니다.
한 선사에게 어떤 수행자가, "천상천하유아독존이란 무엇입니까?"하고 물었습니다. 자구(字句)의 설명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그 말의 진리성을 물은 것입니다.
이에 대한 선사의 답변은 간단했습니다.
"남들을 위해 힘쓰는 것이야!"
그러자 다른 수행자가 또 물었습니다.
'부처님께서 탄생한 사실은 별도로 하더라도 부처님께서는 지금 어디 계십니까?"
진리의 구현 그 자체인 부처님을, 역사적 사실로서가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존재로서 알고 싶어하는 수행자의 절실한 질문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선사는 곧장 대답했습니다.
"자네 발치를 보게."
즉 자기에게 배우라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에 살아 있는 '나 자신'이 "남등을 위해 힘쓰라"는 부처님의 뜻을 행하려 생각하는 이때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부처님의 생명과 직결되는 때입니다.
부처님의 탄생은 참된 의미에서 나 자신의 탄생입니다. 사람은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자기이기 때문에, 소중히 여기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인생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松原泰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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