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도지경 55. 공성의 지혜(空慧)
21. 행공품(行空品)
저마다 인물이라고 하는 이들은
모두 부처님의 본호(本號)를 안다.
그는 중생의 미미한 그 고통이
저 연뿌리의 실[絲]과 같음을 아신다.
진리를 자세하게 관찰한 까닭에
나라고 집착하는 생각이 없으시고
또한 내 몸이라고 헤아리지도 않으니
집착 없으신 분께 예배드리기 원합니다.
그 광명 온 세간을 비추시되
횃불이 어두운 집을 밝히듯 하시고
그 마음으로 보신 것은
일체는 없는 것[無]이라는 진리였네.
내가 귀명(歸命)할 저 깨달으신 분
그 마음과 행이 평등하시어
모든 하늘과 사람들을 관찰하시되
마치 저 텅 빈 허공처럼 널리 보신다네.
가령 수행하는 사람이 나[我]라고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공(空)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스스로 꾸짖어 말한다.
'내가 쇠진(衰盡)하여 영리함이 없고 마음 씀에 걸림이 있어 공혜(空慧)에 순응하지 못하며, 나라고 하는 생각 가지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스스로 걱정하고 근심하며 힘써 마음이 공에 이르도록 유도한다.
혹시라도 그 뜻을 경계하고 유도하여 공으로 향하게만 한다면, 그로 인하여 본래 무(無)인 경지에 이르러, 삼계(三界)가 모두 공한 것이고 만물이 무상한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이렇게 헤아리는 이는 그 마음을 앞으로 나아가도록 간하여 그 마음이 방탕해지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공을 알지 못하고 나라는 생각을 가지면
뜻이 발동하여 마치 나무가 흔들리듯 하리니
그 마음을 권유해 공하여 없는 데로 향하게 한다면
머지않아 꼭 본래 청정한 경지에 이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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