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어려워야 사람의 마음을 알아볼 수 있다 - 허당록(虛堂錄)
이 선어와 비슷한 표현으로 "눈이 내린 뒤에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의 지조를 알 수 있다(雪後知知松松操)"가 있습니다. 평소에 소나무와 잣나무는 여느 나무들의 푸름과 섞인 채로 함께 서 있지만, 눈이 내려 추워지면 다른 나무들이 곧장 시들어버리는 것과는 달리 평소처럼 푸르름을 그대로 유지하는 강한 힘을 보여줍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소에는 돋보이지 않다가도 어려움을 당하면 비로소 그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비록 눈이 오지 않더라도, 눈을 머리에 이고 의연하게 견디고 선 송백의 존재를 염두에 두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때,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사람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비바람이나 난관이 있고 없음을 떠나, 송백을 송백답게 하는 것,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 그에게 숨겨져 있음을 알고 그것을 믿고 키워주어야 린재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같은 뜻을 가진 말로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오지만 하늘가의 달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팔풍흡불동천변월)"가 있습니다. '팔풍(八風)이란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8가지 장애(이익ㆍ손해ㆍ명예ㆍ수치ㆍ칭찬ㆍ비난ㆍ즐거움ㆍ고통)을 가리킵니다. 이런 것에 좌우되지 않는 송백과 같은 믿음직한 인재가 어느 사회에나 필요한 것입니다.
17세기의 어느 유학자가 남긴 좌우명을 읽어봅니다.
1.사람의 장점을 처음부터 알려고 하지 말라. 그 사람을 써봐야 비로소 장점이 나타난다.
2.사람의 장점만 치하면 된다. 단점은 알 필요가 없다.
3.자기 마음에 맞는 사람만 쓰려고 하지 말라.
4.작은 허물을 탓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일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안 된다.
5.사람을 쓸 때에는 일을 그에게 완전히 맡겨라.
6.위에 있는 사람은 밑에 있는 사람과 재주를 겨루어서는 안 된다.
7.인재에게는 반드시 나쁜 버릇이 하나라도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꺼려 인재를 버려서는 안 된다.
8.이리하여 사람을 잘 쓰게 되면, 때에 따라 일을 적절히 처리하는 인물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松原泰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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