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

[스크랩] 69. 白雲抱幽石 - 흰 구름이 검은 바위를…

수선님 2018. 4. 15. 12:39


흰 구름이 검은 바위를 안고 있다 - 한산시(寒山詩)


맑고 깨끗한 산의 정기가 피부에 와닿는 것만 구절입니다.


"흰 구름이 검은 바위를 안고 있다(白雲抱幽石)"는 중국 진나라의 시인 사영운(謝靈運)의 시에 나오는 구절인데, 한산이 자기 시에 인용한 것입니다. 흰 구름이 이끼 낀 검은 바위를 안고 있는 심산유곡의 경관입니다. 정갈한 마음가짐을 표현하는 구절로서, 선가에서 즐겨 인용하고 있습니다.


이끼 낀 검은(幽) 바위에서 우리는 완고한 인간의 마음을 상기하게 되며, 그것을 안고 있는 흰 구름에서 따스한 자비심을 느낍니다. '유(幽)'에는 '숨긴다, 숨는다'는 뜻이 있습니다. "돌 속에 불이 있으나 두드리지 않으면 불꽃이 일어날 수 없듯이 마음속에 있는 불성(佛性) 또한 수행하지 않으면 찾을 수 없다"는 옛글과 마찬가지로, 감춰져 있는 큰 가치를 은밀히 드러내는 말이 바로 '유'입니다.


"구름은 바위가 토해 내는 입김이다"라는 말은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에 나오는 말입니다. 고뇌하는 인간이 토해내는 입김이 구름이 된다면, 그 구름은 이윽고 한데 뭉쳐서 비가 되어 바위를 적시는 날도 있을 서입니다.


이끼가 끼는 것은 오랜 바위뿐이 아닙니다. 인간도 나이를 먹을수록 몸과 마음이 더러워져서 본래의 아름다움과 참됨이 가려지게 됩니다.


그러나 가려져 있을 뿐, 그 누구의 마음속에는 순수한 인간성이 없어지지 않고 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松原泰道

출처 : 淨土를 그리며...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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