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

[스크랩] 71. 日日是好日 - 날마다 좋은 날

수선님 2018. 4. 22. 12:57

日日是好日 - 벽암록(碧巖錄)

 

 

'날마다 좋은 날' - 이 말은 <벽암록>에 나와 있는 것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는 '날마다 길일(吉日)'이라는 뜻과는 다른 것으로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 선어(禪語)입니다.

 

먼저 일진이 좋다, 나쁘다 하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날씨나 게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떠나 환경 속에 아름다운 것, 참된 것을 개발해야 합니다. "날씨 개인 말에는 개인 것을 사랑하고, 비오는 날에는 비를 사랑한다. 즐거움이 있으면 즐기고, 즐거움이 없어도 즐긴다"는 한 소설가의 말이 이 말의 뜻과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당시선(唐詩選)>을 보면 "꽃이 피면 비바람이 많고, 사람으로 살다보면 이별의 슬픔이 많다(花發多風雨 人生別離足)"는 시가 들어 있습니다. 천무릉(千武陵)이라는 시인의 권주가의 한 구절입니다. 시인은 인생의 슬픔을 이렇게 한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한탄에 투철해지면 투철해질수록, 허망하면 허망할수록, 무상하면 무상할수록, 꽃도 아름답게 인생도 귀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중요합니다. 그것은 또한 선(禪)을 하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차를 좋아하던 한 스님이 차를 마시면 명상을 즐기기 위해 깨끗하고 조용한 방을 짓고는 이름을 짓기 위해 전부터 모시고 있던 선사를 초대했습니다.

 

그런데 급한 볼일이 생겨 집을비울 수밖에 없어서, 사과의 말과 함께 내일 뵙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제자에게 들려보냈습니다.

 

그런데 볼일을 보고 집에 돌아와 보니, 집을 비운 동안에 찾아온 선사가 쪽지를 놓고 간 것이었습니다. 펴보니 여덟 글자가 씌어 있었습니다.

 

  게으른 중아, 나는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懈怠比丘不期明日)

 

그는 절을 찾아 선사를 뵙고 사죄하고는, 그 마음을 이렇게 읊었습니다.

 

  오늘 오늘 하고 그날을 충실히 살지어다

  내일의 목숩이 어찌 될지 모르니

 

우리에게 허용되어 있는 것은 오늘이라는 지금뿐입니다. 우리는 오늘 이 하루를 소중히 알고 힘껏 살아야 합니다. 

 

-松元泰道

 

출처 : 淨土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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