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

[스크랩] 81. 新婦騎驢阿家牽 - 신부가 나귀 타고…

수선님 2018. 5. 6. 13:15

신부가 나귀 타고 시어머니가 고삐 끈다 - 종용록(從容錄)

 

 

수산(首山) 성념(省念)선사는 송나라 때 '염법화(念法華)'라고 사람들이 불렀습니다. 이 수선선사에게 어느 날 한 수행승이 찾아와서 "부처님이란 무엇입니까?"하고 물었습니다. 즉 부처님으로 상징되는 진리가 무엇이야는 물음이었습니다.  

 

선사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신부가 나귀를 타고 시어머니가 고삐를 끄는 걸세."

 

여기서 시어머니를 뜻하는 '아가(阿家)'란 신부가 시아버지나 시어머니를 부를 때 쓰는 말입니다. 신부를 나귀에 태우고 시어머니가 고삐를 끄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런 역설 송게 부처님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입니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조금도 언짢게 생각하지 않으며, 며느리도 시어머니도 부심한 상태입니다. 이 무심(無心)이 곧 '부처님의 마음'입니다. 때로는 두 사람이 교대하여 이번에는 시어미가 나귀를 타고 며느리가 고삐를 끌 것입니다. 그러다 나귀가 지쳐잇다고 생각하면 두 사람 모두 걸어갔을 것입니다. 이런 자비도 부처님의 마음일 것입니다.

 

"부처님이 무엇입니까?"라는 물음에 대해 "신부가 나귀를 타고 시어머니가 고삐를 끈다"는 대답을 무심으로 읽지 않으면 부처님의 마음이 전달되지 않습니다. 사랑이다, 자유다, 민주주의다 하고 이론적으로 부처님을 정의하다 보면, 그 속에는 부처님이 있지 않습니다.

 

松原泰道

출처 : 淨土를 그리며...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