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

[스크랩] 86. 泣露千般草 吟風一樣松 - 풀잎에 이슬이 눈물처럼 맺히고…

수선님 2018. 5. 6. 13:17


풀잎에 이슬이 눈물처럼 맺히고, 소나무에 바람 불어 신음소리 낸다 - 한산시(寒山詩)

 

 

한산이 은거하던 산인 한산(한산)의 풍경을 노래한 시의 한구절입니다. 산에서 자라는 모든 풀들이 이슬에 함빡 젖어 있는 모습을 격조 높은 가락으로 '읍로천반초(泣露千般草)'라고 표현하고 산골짜기에 서 있는 소나무들이 불어오는 바람에 쏴아 하고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음풍일양송(吟風一樣松)'이라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시는 사실 한산 자신의 마음을 노래한 것으로, 백은선사도 " 이 아름다운 광경 묘사는 언제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지만, 이 광경으로 상징한 깨달음의 마음에는 쉽사리 접근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구절의 앞머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산의 길은 흥취에 넘쳐 있어서

길은 있어도 마차가 지나간 흔적이 없네

산과 산, 골짜기와 골짜기

몇 겹인지 헤아릴 수 없구나

 

한산의 험한 광경은 선 수행의 엄격함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말이나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길입니다. 마차나 말 같은 외부의 힘은 더욱 쓸모가 없습니다. 수행길이 어려운 것은 인생길이 험난한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산속 풀들이 이슬에 함빡 젖고 산골짜기 소나무가 바람에 소리내어 윙윙 우는 모습은,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인 동시에 인생의 아름다운 단면이기도 합니다. 풀마다 이슬에 울고 소나무가 바람에 소리내는 광경 그대로가 '부처님의 목소리요 모습' 아니겠습니까.

 

아니, 한산의 깨달음의 심경은 이보다 더욱 깊습니다. 섣불ㄹ리 자기 멋대로 해석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백은선사의 말대로 "깨달음의 마음에는 쉽사리 접근학 어렵다"는 것을알아야 합니다.

 

松元泰道

출처 : 淨土를 그리며...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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