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스님

[스크랩] 티베트여! 영원하라

수선님 2018. 5. 13. 13:30

 

 

 

 

티베트여! 영원하라

마성 지음

 

 

보도에 의하면, 티베트 불교는 중국 정부로부터 극심한 박해와 탄압을 받고 있다고 한다. 현재 티베트 지역에 남아 있는 티베트인들은 중국이 점령한 이후에도 국외로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티베트는 이 지구상에 남아있는 불교 문화의 마지막보고(寶庫)다. 그 티베트의 전통과 불교문화 말살 정책이 중국 정부에 의해 계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티베트 최악의 위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티베트 현지에서 직접 목격한 이 같은 보도는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티베트인들이 당하고 있을 고통을 생각하니 가슴이 메어지는 것 같다. 나는 먼저 친구 추상 린포체가 머리에 떠올랐다. 그는 달라이라마와 마찬가지로 평소에도 자국민들의 안녕을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다. 이미 그는 네팔에서 이러한 소식을 듣고 있을 것이다. 그는 얼마나 가슴 아파하고 있겠는가!

추상 린포체는 현재 티베트 불교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스승 가운데 한 사람이다. 나는 그와의 만남을 통해 티베트 불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티베트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티베트에서의 7년'이라는 영화가 두서너 해전 한국에서 상영되었다. 그때 마침 추상 린포체와 티베트 스님 10여명이 우리 절에 함께 머물고 있었다. 우리는 그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달려갔다. 그때 나는 추상 린포체와 나란히 앉아 영화를 관람했다. 티베트 불교의 탄압 과정을 다룬 비극적인 내용이었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추상 린포체는 줄곧 흐느끼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한마디 위로의 말도 해줄 수가 없었다. 우리는 극장을 나온 후에도 한참동안 말없이 침묵만 지키고 있었다.

며칠 후 그는 한국을 떠나기로 했다. 떠나기 전 그는 자신의 가슴에 달고 있던 티베트 국기가 새겨진 빼지를 나의 가슴에 달아 주었다. 빼앗긴 자기 나라의 국기를 달아주는 그의 마음을 나는 읽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존경하는 달라이 라마에 관한 책에 친필 싸인을 한 후 내게 건네주었다. 그 책과 빼지는 나에게 소중한 물건이 되었다.

몇 년 전 외국의 고승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에서 대법회가 열렸다. 행사 후 외국 고승들이 함께 대만으로 갔다. 우리 일행이 타이베이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수속을 밟고 있을 때 문제가 발생했다. 일행 중 티베트 스님은 입국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티베트 스님은 우리와 합류하지 못하고 혼자 되돌아 갈 수밖에 없었다. 그때 입국을 거부당하고 되돌아가던 그 스님의 눈빛을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지금까지 티베트 스님들은 척박한 자연환경과 나라를 빼앗긴 설음과 시련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왔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티베트인들이 하루빨리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기를 부처님께 기원한다. 티베트여! 영원 하라.

<[東國佛敎] 제190호, 2000년 10월 11일자, 3면.>


 

 

마성스님 - 팔리문헌연구소장  

한국불교개혁

http://cafe.daum.net/wonbulsatemple

 

 

 

 

 

출처 : 원불사(原佛寺)
글쓴이 : 단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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