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집엔들 명월과 청풍이 없을소냐 - 벽암록(碧巖錄)
아무리 가난한 집이라도 밝은 달이 비치고 맑은 바람이 불어옴을 표현한 말입니다. 아무리 죄가 크고 배운 것이 없고 지위가 없더라도 부처님의 생명-그 순수한 인간성을 갖고 있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자기 집을 비추는 밝은 달과 불어오는 맑은 바람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을 '마음이 가난하다'고 말합니다.
'매화 향기여, 거지네 집에도 사람이 기웃거리는구나'하는 노래 가사도 같은 뜻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거지네 집이라도 몇 송이 매화를 빈 병에 꽂아 두면, 그 향기를 맡고 사람들이 기웃거리며 들여다보게 될 것입니다.
이 매화 향기는 부처님의 생명을 상징합니다. 인간은 존엄하기 때문에 누구나 이 부처님의 생명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을 '실유불성(悉有佛性)'이 라 합니다. 만물은 부처님의 생명을 갖고 있는 데에 존재의 의의가 있습니다.
도원(道原)선사는 '실유불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유즉불성(悉有卽佛性)'이라 했습니다. 극서은 깨달음을 체험하면서 나온 말입니다. "존재하는 것은 모두 불성(佛性)이 잇다"가 아니라 "존재하는 것은 모두 그대로 불성이다"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불법의 세계가 아닌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밝은 달도 맑은 바람도 땅바닥에 흩어져 있는 후지 조각도 각각 부처님의 생명을 지니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참된 지혜입니다. 모든 존재가 부처님의 생명을 지니고 있다는 것뿐 아니라. 모든 존재가 그대로 부처님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도 부처님의 지혜입니다.
"밝은 달과 맑은 바람이 모두 한 집을 이루고 있다(明月淸風共一家)"도 같은 심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松原泰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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