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섭이 어찌 전할 수 있으랴
옛 부처 나기 전에 역력하게 한 모양 뚜렷하였네.
석가도 오히려 알지 못했거늘
가섭이 어찌 전할 수 있으랴.
古佛未生前 凝然一相圓 釋迦猶不會 迦葉豈能傳
고불미생전 응연일상원 석가유불회 가섭기능전
- 금강경오가해
길상화님 사진 : 등심붓꽃
불법은 마음의 법이다. 마음의 법을 깨달아서 무수한 가르침을 전개하였다. 선(禪)이 있고 교(敎)가 있고 율(律)이 있고, 계정혜 삼학이 있다. 펼치면 팔만대장경이지만 거두어 들이면 한 마음이다. 이 한 마음의 이치는 부처님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본래 있었다. 최초의 부처님인 위음왕(威音王) 부처님 이전에 이미 있었다. 확실하고 뚜렷하게 있었다. 그 사실을 아마도 석가는 모르리라. 석가는 알고 모르고 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석가가 모르는 일을 석가의 제자인 가섭 존자에게 어떻게 전할 수 있겠는가.
세존이 세 곳에서 마음을 전했다는 삼처전심(三處傳心)의 일도 모두 헛소리다. 실은 이 말이 진실이다. 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전해지는 것도 아니다. 만고에 진실한 명언이다 지극히 고차원적인 격을 벗어난 격 밖의 소식같이 들리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모를 일도 아니다. 그러나 석가도 모른다는 말은 이 한 물건에 대한 최상의 격찬이다. 매우 통쾌한 표현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된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진흙소가 물위를 걸어간다]
'100편의 명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천지가 나눠지기 전의 소식 (0) | 2018.06.17 |
---|---|
[스크랩] 위는 밝으나 아래는 어둡다 (0) | 2018.06.17 |
[스크랩] 대장부(大丈夫) (0) | 2018.06.17 |
[스크랩] 스스로 하늘을 찌를 뜻이 있다 (0) | 2018.06.17 |
[스크랩] 머물지 않고, 지나가 버리다 (0) | 2018.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