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바쳐 지키리라
지금의 이 몸으로부터 부처가 되기까지
금계를 굳게 지켜 범하지 않으리라.
오직 원하노니 여러 부처님께서는 증명하소서
차라리 목숨을 버리더라도 마침내 물러서지 않으오리다.
自從今身至佛身 堅持禁戒不毁犯
자종금신지불신 견지금계불훼범
唯願諸佛作證明 寧捨身命終不退
유원제불작증명 영사신명종불퇴
- 자장 율사
우리나라에는 일찍이 신라 때 자장(자장, 590~658) 스님이라는 출중한 율사(律師)가 있어서 여러 사찰에 계단(戒壇)이 세워지고, 그 계단을 통해서 사미계와 비구계 그리고 보살계도 받게 되었다. 자장 스님의 원력과 공덕이 크다. 자장 스님은 신라 진평왕 12년(590)에 진골 출신으로 소판 벼슬을 지낸 김무림의 아들로 태어났다. 늙도록 자식이 없던 김무림은 부인과 함께 관세음보살 앞에 나아가 자식 낳기를 지성으로 발원하여 자장을 얻었다 한다. 그렇게 얻은 아들이었으니 얼마나 애지중지 길렀겠는가.
자장은 부모를 여윈 뒤로 인생의 무상함을 깨닫고 원녕사(元寧寺)라는 절을 지어 수도의 길로 들어섰다. 구도를 위하여 혼신의 정열을 쏟고 있을 때, 조정에서 여러 차례 부름을 받았으나 나아가지 아니하였다.
이에 선덕여왕이 “나라에 나와서 벼슬을 하지 않으면 목을 베리라.” 하여도 자장은 끝내 굽히지 않고 “내 차라리 하루라도 계를 지니고 죽을지언정, 파계하고 백 년을 살기를 원치 않는다(吾寧一日持戒 而死 不願百年破戒而生).”고 하여 강한 출가 의지를 나타내니 선덕여왕도 어쩔 수 없이 출가를 허락하였다.
결연한 의지를 보준 원력의 뜻과 아울러 위의 게송은 자장 스님의 정신이자 곧 계율의 정신이다. 계율을 높이 숭상하는 정신은 차라리 목숨을 바치더라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계율을 지키는 정신으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일을 정진해 나간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으리라.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진흙소가 물위를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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