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현행품(普賢行品) ▣
⊙ 합론
처음 보리도량으로부터 좇아서 여래는 이 불과(佛果)요, 저 십 보현보살(普賢菩薩)과 아울러 보살과 신천(神天)등 대중은 이 부처님의 보현행인 연고이며, 제2회 보광명전으로부터 좇아서 부동지불(不動智佛)과 무애지불(無碍智佛)등 십지여래를 설해서 십신심(十信心)을 이룸은 능히 자신의 마음이 부동지불이라. 이제 여래가 미간백호광명을 놓아서 문수의 이마(頂)에 물을 뿌리시고, 입으로는 광명을 놓아서 보현의 입을 통하여 법신의 묘한 지혜를 갖춘 문수사리와 한 가지 보현 보살로 하여금 여래 출현의 있는 바 경계를 문답하여 바야흐로 보현행해(普賢行海)와 부처님 닦아감의 시종원만(始終圓滿)을 밝히게 함이니, 부촉하여 이 법을 유통함이 또한 출현품 내에 있는지라. 이세간품(離世間品)은 부처님이 불과를 이룬 후 항상 행하신 도(道)이니라.
1. 중생의 근기를 따라서 여래의 경계를 설하다
경문 그 때에 보현 보살이 다시 보살 대중에게 말하였다.
"불자여, 지난 옛적에 말한 것은 중생의 근기에 마땅함을 따라 여래 경계의 일부분을 말한 것이다. 왜냐하면 세존께서는 중생들이 지혜가 없어 나쁜 짓을 하고, 몸에 국집하고, 뒤바뀌게 하고, 의혹하고, 삿된 소견으로 분별을 잘못 내어서 결박하고, 생사의 흐름을 따르고, 여래의 진리를 멀리하는 연고로 세존께서 이 세상에 나시었느니라."
2. 보살에게 성내는 일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
"만약 보살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백만 가지 장애가 생기느니라. 불자여, 나는 어떤 법의 허물이라도 보살이 다른 보살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보다 더 큰 것을 보지 못하였노라. 왜냐하면 불자여, 만약 보살이 다른 보살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백만의 장애가 되는 문을 이루게 되는 연고이니라.
무엇을 백만의 장애라 하는가. 이른바 진리를 보지 못하는 장애, 바른 법을 듣지 못하는 장애, 부정한 세계에 태어나는 장애, 나쁜 길에 태어나는 장애, 어려운 가정에 태어나는 장애, 병이 많은 장애, 우둔한 길에 태어나는 장애, 비방을 받는 장애, 바른 생각을 잃는 장애, 안. 이. 비. 설. 신. 의(眼耳鼻舌身意)의 장애, 악지식(惡知識: 악지식이란 나쁜 사람)을 만나는 장애, 용렬한 이를 가까이 하는 장애, 큰 스승을 믿지 않는 장애,보살을 잃어 버리는 장애, 바른 소견 없는 사람과 함께하는 장애, 외도의 집에 나는 장애, 마의 경계에 머무는 장애,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멀리하는 장애, 선지식을 알아보지 못하는 장애 등이니라.
또 착한 뿌리를 가로 막는 장애, 착하지 못한 법이 느는 장애, 못난 곳을 얻게 되는 장애, 나쁜 귀신 중에 나는 장애, 마음이 항상 걱정이 많은 장애, 불법을 만나지 못하는 장애, 불법에 전념하지 못하는 장애, 보살행을 닦지 못하는 장애, 보살의 큰 서원을 내지 못하는 장애, 온갖 지혜를 내지 못하는 장애, 보살행에 게으른 장애, 모든 업을 깨끗이 다스리지 못하는 장애, 큰 복을 거두어 들이지 못하는 장애, 지혜의 힘이 날카롭지 못한 장애, 지혜로 하는 말을 비방하는 장애, 여러 마의 경계에 있기를 좋아하는 장애, 부처님의 길을 닦지 않는 장애, 보살의 서원을 결정적으로 내지 못하는 장애, 보살과 함께 있기를 싫어하는 장애, 성품이 의심이 많은 장애, 마음이 항상 어리석은 장애, 보살이 평등한 보시를 행하지 못하는 탓으로 버리지 못함을 일으키는 장애, 여래의 계율을 지니지 못하는 탓으로 계율을 파하는 장애, 인욕하지 못하는 장애, 어리석고 시끄럽고 성내는 장애, 보살이 게으르므로 정진을 일으키지 못하는 장애, 반야바라밀을 닦지 못하여 어리석음을 내는 장애, 옳고 그름을 알지 못하는 장애, 보살의 지혜를 얻지 못하는 장애, 보살이 법에서 분명히 알지 못하는 장애이니라.
불자여, 만일 보살이 모든 보살에게 한번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이러한 백만 가지 장애가 되는 문을 이루게 되나니 무슨 연고인가. 불자여, 나는 어떤 허물보다도 보살이 다른 보살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보다 더 큰 것을 보지 못하였느니라."
3. 장애를 다스리는 심묘한 법(甚深微妙法)
"그러므로 알라. 보살 마하살이 모든 보살의 행을 빨리 만족하여 법을 부지런히 닦아야 하나니, 마음에 일체 버리지 않음이니라. 마음에 일체 불법을 비방하지 않음이니라. 중생 교화함에 고달프다는 생각을 여의고 일체 세계에 머물되 집착이 없음이니라.
상서를 나타내어 증명하다
그 때 부처님께서 신통한 힘인 연고며, 그러한 연고로 시방으로 각각 말할 수 없는 백천억 나유타 세계의 티끌 수 세계가 여러 가지로 진동하며, 여러 천계를 지나가는 온갖 꽃구름, 향구름, 마니보배와 일체 장엄거리를 비내리며, 여러 가지 풀류구름을 나타내며, 모든 보살 구름을 나타내며, 여래의 음성이 법계에 가득하여, 말할 수 없이 세계를 장엄하며, 말할 수 없는 신통한 힘으로 법을 말하는 구름을 비내리었다. 이 세계에서 보리수 하에서 석가모니불이 등정각을 이루시고 법을 연설하신 것처럼 일체 세계에서도 모두 이와 같이 하였다.
4. 보현 보살이 게송으로 설하시다
그 때 보현 보살 마하살이 부처님의 신통한 힘으로 시방과 온 법계를 관찰하며 보살의 행을 열어 보이시려 함이니, 여래의 경계를 열어 보이기 위한 것이며, 모든 세계의 겁의 수효를 말하려 함이며, 부처님 이 때를 맞추어서 나타냄을 밝히려 함이며, 여래께서는 중생을 근기를 따라 나타나서 그들로 하여금 공양케 하려 함을 말하려 함이며, 여래께서 세상에 나타나심은 공덕이 헛되지 아니함을 밝히려 함이며, 이미 심은 선근의 과보를 얻음을 밝히려 함이며, 위덕 있는 보살이 일체 중생을 위하여 형상을 나타내고 일체 중생을 구호함이며, 그들을 깨닫게 하는 것을 밝히려 함이니라.
과거 보살의 행을 말해 주고자 하다
지나간 옛 세상의 모든 보살은
가장 나은 사람 중의 법사자(法使者)들이니
그네들이 닦아서 행하던 일을
내 이제 차례차례 말하려 함이려니.
설법하는 여러 법사자(法使者)들
닦는 행이 차례차례 원만하여서
부처님의 평등한 위없는 법과
온갖 지혜 경계를 얻으시니라.
내가 보니 지난 여러 세상에
수 많은 사람들 중 여러 법사자(法使者)들
큰 광명 그물을 놓아 중생 건지사
시방의 모든 세계 두루 비추나니.
삼세 불 보살의 행을 말하고자 한다
현겁이라 이름하는 한 겁 동안에
천 부처님 세상에 나타나시니
부처님들 가지신 넓은 눈을 가졌고
내가 이제 차례로 말하리라.
하나의 현겁에 나투신 것처럼
한량없는 겁에서도 그러하나니
저러한 오는 세상 부처님 행을
내 이제 분명 분별하니라.
시간을 말하다
크고 작은 일체 나라 세계들
한량없이 끝도 없음이니
여러 세계가 한 세계이고
한 세계는 여러 세계이니라.
변화하여 만들어진 것이니라
세간과 법계는 변화로 되고
국토도 중생도 변화로 되고
진리라는 세계도 변화로 되고
모든 것은 끝까지 변화로 되네.
온갖 것이 다 변화하니
세계도 변화하고 절복(折伏)도 변화하니
변화한 저 언덕에 이르리.
몸이 아닌 데서 몸을 나타내다
세간에 가지가지 수없는 몸을
온갖 것을 다 분명히 알고
이러하게 몸이란 법 모두 알아
부처의 청정한 몸을 얻게 되나니.
여러 중생 몸들이 한량없거는
낱낱이 그를 위해 몸을 나투니
부처님 몸 청정하여서
지혜있는 사람들 모두 보리라.
♧ 자신의 왕국을 건설하라
부처님의 말씀 중에 "만약 내가 열반에 들거든 누구라도 법을 의지할 것이요.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말라. 자신을 등불로 삼을 것이요. 사마외도를 따르지 말라." 하였습니다. 감정에 빠지고 사로잡혀서 격정에 지배 당하면 그 사람은 이성을 잃게 되고, 이성을 잃으면 그는 본성을 잃게 되어 생각의 마비를 일으키어 불구자가 됩니다. 마음의 불구자가 되면 일을 그르치게 됩니다. 그러므로 차분히 생각하여 최선을 다하여 선택하는 것이 곧 자신의 왕국을 건설하는 초석이 됩니다.
자신의 왕국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것은 깨달음에 있습니다. 곧 깨달음이란 나를 아는 일입니다. 나는 과연 이 공부를 해낼 수 있는가, 나는 과연 이 짐을 질 수가 있는가. 나는 오늘처럼 모든 것에 대하여 자신감을 갖고 살 수 있는가 등등 많습니다. 노예가 되어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합니다. 노예가 성공하였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노예는 노예일 뿐입니다. 오욕의 노예도 노예입니다. 사랑에도 노예가 있습니다. 권력에도 노예가 있습니다. 노예가 되지 않는 방법은 단 하나뿐입니다. 그것은 내가 노예를 지배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에 자유스러워져야 합니다. 속박이 되면 곤란합니다. 속박을 당한 사람은 그 속박에서 뛰쳐 나와야 삽니다. 속박을 시키는 사람도 그 자체가 속박입니다. 그러므로 속박하는 사람도 속박을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감정에 사로잡히는 사람은 참으로 교양있는 사람이 못 됩니다. 사리를 잃습니다. 분별도 잃습니다. 그러므로 정신을 고양(高揚)하고 매사에 신중한 사람은 그의 왕국을 건설할 수가 있습니다. 그에게는 실패라는 말조차 어색한 단어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발견하고 그것을 고쳐가며 스스로의 인격을 한 차원 높이 올려 놓아야 합니다. 그는 왕국을 건설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습니다. 숭고한 마음과 고상한 품격을 유지하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천재입니다. 한순간에도 자신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몸을 가꾸고, 걸음걸이, 말하는 태도, 몸짓 하나하나까지 모두 그 사람의 품격입니다. 잘못은 감추려고 해서 품위가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교묘히 감추려고 하면 그것은 금방 들통이 납니다. 그러므로 항상 전도된 마음을 참회하여, 항상 자신을 살펴볼 때 그 사람은 그의 왕국을 건설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 사람은 관음 보살이 살피고, 보현 보살이 힘을 주며, 부처님이 광명을 놓아 줍니다.
♧ 성공하는 것은 자기를 관리하는 것이다
말은 창조자입니다. 말에는 말할 수 없는 힘이 말할 수 없이 많이 숨겨져 있습니다. 말은 창조와 파괴의 양면성을 감추고 있습니다. 무서운 파괴자인 동시에 창조자이기도 한 것입니다. 말에는 입으로 하는 말이 있고, 표정으로 하는 말이 있고 몸짓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말에는 고요하게 하는 말과 천둥소리와도 같은 말이 있습니다. 마치 벼락을 치듯 하는 말에 큰 뜻이 담겨 있는가 하면, 조용하기가 호수와 같아도 그 말에 무한한 힘이 있을 수 있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하는 말, 파도 치는 바다와 같은 말, 폭포와 같은 말, 흐르는 여울과 같은 말, 어느 때는 마치 고요하기가 호수와 같더니 어느 순간에 마치 폭포와 같기도 하고, 한 줄기 도도히 흐르는 강물 같은 말이 있습니다.
사람의 몸짓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은 깡총거리기가 마치 토끼와 같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황소 같은 모습인가 하면, 마치 공작같이 우아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고양이처럼 조용한가 하면, 어떤 사람은 닭처럼 부산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사자처럼 위엄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호랑이처럼 날쌔고, 어떤 사람은 꾀가 여우와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표현되는 수만 가지의 몸의 언어와 말의 언어와 표정의 언어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왕국을 건설할 수가 있습니다. 행위로 나타내는 몸짓은 자신의 언어입니다. 내가 쓰고 있는 몸의 언어는 다른 사람은 언제든 읽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사람은 사람 속에서 모든 것을 얻어냅니다. 사람이 사람 속에 살면서 사람을 모르면 그 사람은 실패를 100%한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화엄경에 "네가 바로 보현이 되어야 한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생각하여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작은 신음소리도 그것이 무슨 뜻인지를 압니다. 아! 그가 아프구나, 아! 그가 괴롭구나 하고 알아차립니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를 깨닫는 것은 인생의 전부를 깨달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나의 안·이·비·설·신·의로 나타내는 언어는 그 파장이 어마어마합니다. 일체 세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여기에 있습니다. 물건에도 나의 언어를 넣어 주어야 합니다. 정성이라는 언어입니다. 내 마음이 순일하고 무잡하며 정성이 있으면 나의 몸의 언어와 표정의 언어는 고상하게 바뀌어 갑니다.
사회는 곧 나의 수행처입니다. 모든 것이 그 속에 다 들어 있습니다. 아무리 말을 잘하고 변재의 천녀라도 그의 깨달음이 없다면 그것은 토끼뿔과 같이 허망한 그림자이며, 아무리 천변만어(千辯萬語)로 사람을 사로잡을 언어를 쓰고, 그럴싸한 말로 현혹시킨다고 하여도 지혜 있는 사람 앞에서는 모두 속이 보이며, 일체의 시늉과 몸짓으로 자신을 말하려 하나 진실이 없으면 사람은 멀리 달아납니다. 달아난 사람이 다시 오게 하자면 전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 승부를 걸지 않는 사람은 무서운 사람이다.
승부를 걸지 않는 사람 가운데에는 둘이 있습니다. 하나는 실력이 아예 없어서 처음부터 승부라는 단어조차 모르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무능하고, 게으르고, 남 탓하고, 일을 싫어하고, 남에게 떠맡기고, 책임감 없고, 실천력 없으며, 놀면서 많은 것을 요구하고, 심지어 남의 것을 빼앗고, 남을 업신여기고, 군림하기 좋아하고, 죄의식이 없고, 반성할 줄 모르고, 항상 곁눈질 하고, 기회만 엿보는 사람 조그마한 자비조차 없는 사람은 무능한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천금을 주어도 소유하지 못하며, 관리하지 못하며, 기회를 만들지도 못하며, 베풀 줄도 몰라서 항상 조금 베풀고는 과분한 것을 요구하며, 미래를 몰라 어리석기가 은산철벽(銀山鐵壁)입니다. 이런 사람은 무능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승부를 걸지 않고 승부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항상 준비하는 사람은 지혜있는 사람이며, 항상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고 일을 먼저 하며, 값어치 없는 일에는 아예 말을 하지 아니하며, 다른 사람과 충돌하지 않으며, 먼저 와 나중을 알며, 이치를 분별하며, 일용품에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으며, 항상 자신을 낮추되 자랑하지 않으며, 남을 존중하는 마음이 가슴에 가득하지는 않더라도 남을 업신여기지 않으며, 항상 무슨 일인가를 열심히 하는 사람. 연구하고 발표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사람, 자신은 냉정하게 비판하고 남은 너그럽게 볼 수 있는 이 사람은 무서운 사람입니다.
화엄경백일법문(華嚴經百日法門) -장산 저- 불광출판부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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