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30송 (론서)

[스크랩] 혜거스님 유식 30송 강의 제 6 강

수선님 2018. 8. 12. 13:04

< 혜거스님 유식30송 > 제 6 강

 

 

제 8 송

次第三能變 差別有六種

了境爲性相 善不善俱非


다음 제3능변(第三能變)은 차별(差別)해서 아는 것이 6종(六種)이 있으니 경계(境界)를 분별하여 아는 것으로 성상(性相)을 삼으며 선(善)과 불선(不善)과 비선비불선(非善非不善)인 무기성(無記性)을 갖추고 있다.


먼저 제1식(第一識)과 제2식(第二識), 제3식(第三識)을 여기에서는 제1능변(第一能變), 제2능변(第二能變), 제3능변(第三能變)이라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식(識)을 능변이라 하는 것은 변화의 주체가 곧 마음임을 뜻하고 마음이 능동적으로 변화를 주도할 수 있으므로 능변(能變)이라 한 것이다.

지금까지 아뢰야식[第一能變]과 말나식[第二能變]의 성상(性相)과 공능(功能)에 대해 설명하였고 여기 제8송에서는 제3능변(第三能變) 곧 6식(六識)의 성상을 밝힌다.

3능변(三能變) : 아뢰야식을 제1능변이라 하고 말나식을 제2능변이라 하고 육근(六根)을 제3능변이라 하므로 여기에서 제3능변은 육근의식(六根意識)을 말한다.

차별유6종(差別有六種) : 차별은 분별하는 뜻이기보다는 각각이라는 뜻으로 쓰여 졌다. 각각 6종(六種)이 있다는 것은 6근(六根), 6진(六塵), 6식(六識)을 뜻한다.

6식(六識)은 6근(六根), 6진(六塵), 6식(六識)이 단독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서로 의지하여 작용을 한다. 말하자면 6근은 6진을 의하여 6식의 작용을 일으킴을 말한다. 식(識)을 능변이라 하는 것은 주체적으로 변화를 주도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제8식을 이숙능변(異熟能變)이라 하고 제7식을 사량[思量能變]이라 하며 제6식을 요별능변(了別能變)이라 하여 이를 3능변이라 한다.

요경위성상(了境爲性相) : 요경(了境)은 경계를 요별(了別)한다는 뜻이다. 6종의 특징은 한결같이 외경(外境)을 요별함에 있다. 따라서 경계를 요별하는 능변식(能變識)이라 한다.

6식은 경계를 요별하는 것이 그들의 성상(性相)이며 행상(行相)이다. 그러므로 위성상(爲性相)이라 하였다. 성(性)은 체성(體性) 또는 자성(自性)을 말하고 상(相)은 행상(行相) 또는 작용을 말한다.

범부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 등 5관(五觀), 6식을 각기 별도로 쓰기 때문에 눈이 없으면 볼 수가 없고 귀가 없으면 들을 수가 없다. 그러나 성자(聖者)는 6근을 자유로이 호용(互用)할 수 있어서 눈이 없어도 보고 귀가 없어도 들을 수 있으며 6근 중 하나만으로도 6근을 모두 쓸 수 있는 것이다.

선불선구비(善不善俱非) : 6종식(六種識)은 어떤 성(性)에 속하여 통하는가 하면 선(善)에도 통하고 불선(不善)에도 통하며 비선비악(非善非惡)에도 통한다. 이미 3성(三性)을 설명했듯이 인간에게는 선과 불선과 비선비악의 구성이 있다. 이 6종식이 3성에 통한다는 것은 선을 일으킬 수도 있고 악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비선비악 곧 무기(無記)를 일으켜 작용할 수도 있음을 뜻한다.

선을 일으키면 선과 상응(相應)하고 악을 일으키면 악과 상응하며 비선비악을 일으키면 비선비악의 무기(無記)와 상응하게 됨을 말한다. 비선비악은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라는 뜻이니 담담하게 부동(不動)하고 물들지 아니하여 관념적 전제가 없이 상응함을 말한다.

이와 같이 6종식은 외경(外境)을 상응하여 분별하는 역할로써 성상을 삼는다.


제 9 송

此心所遍行 別境善煩惱

隨煩惱不足 皆三受相應


이 6종식(六種識)의 심소(心所)는 5변행(五遍行), 5별경(五別境), 11선(十一善), 6근본번뇌(六根本煩惱), 20수번뇌(二十隨煩惱), 4부정(四不定) 등이다.

이 6종식의 심소(心所)는 모두 고(苦), 낙(樂), 사(捨) 등 삼수(三受)와 상응한다.


이 송문(頌文)은 요경능변식(了境能變識) 곧 6종심식(六種心識)과 상응하는 심소(心所)를 설명한 송(頌)이다.

차심소(此心所) : 이 송문(頌文) 첫 구의 차(此)는 요별능변식을 가리킨 말로서 6종식을 의미한다. 능변하는 마음이 8개의 식(識)이기 때문에 이를 8식(八識)이라 하고 8식 모두를 심왕(心王)이라 칭한다. 식을 심왕이라 하는 것은 마음의 주작용(主作用)의 체(體)로서 경계를 주도적으로 요별하기 때문이다.

식이 경계를 섭(攝)한 후에는 탐(貪)·애(愛)·뇌(惱)·원(怨) 등의 정서를 일으키므로 이를 심소유법(心所有法)이라 하며 약칭하여 심소라고도 한다. 마음이 작용하는 심소는 모두 51개인데 이 51개 심소는 모두 6식과 상응하고 이 가운데 34심소(三十四心所)는 전5식(前五識)과 상응하며 18심소(十八心所)는 말나식과 상응하여 8식은 5변행심소와 상응할 뿐이다.

이와 같이 8식이 5변행심소와 상응하되 무부무기(無覆無記)로 하기 때문에 경계에 물들지 않고 고·락(苦樂)에 부동하지만 7식(七識)은 유부무기(有覆無記)로 상응하기 때문에 경계에 물들지만 고·락에는 부동하다.

그러나 6식은 고(苦)·낙(樂)·사(捨) 3수(三受)로 상응하기 때문에 경계에 따라 고와 락을 받기도 하고 담담히 부동하기도 한다. 따라서 6식이 경계에 가장 민감하므로 이를 억제하여 선·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

가령 6식이 깨끗한 마음을 일으킬 때에는 11선심소(十一善心所)와 상응하여 깨끗한 마음이 일어나고 악념(惡念)을 일으킬 때에는 6근본번뇌와 20수번뇌와 상응하여 악념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선악이 일어나지 않는 8식의 마음으로 경계를 수용하게 훈련하는 것이 수행이다.

이러한 수행을 통해서 선악(善惡)의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밝히고자 유식(唯識)이 성립된 것이다.

6식이 상응하는 심소인 51심소(五十一心所)는 변행심소(遍行心所) 5와 별경심소(別境心所) 5와 선심소(善心所) 11과 번뇌심소(煩惱心所) 6과 수번뇌심소(隨煩惱心所) 20과 부정심소(不定心所) 4 등이니 이 모든 심소가 6식으로 더불어 상응하여 고(苦)·낙(樂)·사(捨)의 감정을 일으킨다.

3수(三受) : 송문(頌文)의 끝에 개3수상응(皆三受相應)이라 한 것은 6식이 외경과 마주쳐 감각을 일으킬 때 고·낙·사 3수와 상응하여 작용함을 말한 것이다. 말하자면 순경계(順境界)와 마주칠 때에는 즐거운 마음을 생기(生起)하므로 이를 낙수(樂受)라 하고 역경계(逆境界)와 마주칠 때에는 괴로운 마음을 생기하므로 이를 고수(苦受)라 하고 비순비역(非順非逆)의 경계와 마주칠 때에는 즐거움과 고통이 없는 담담한 마음을 생기하므로 이를 불고불락(不苦不樂)인 사수(捨受)라 한다.

이와 같이 6종식은 고와 낙과 사의 3수로 상응한다. 그러나 7식과 8식은 오직 사수와 상응하므로 고와 낙이 없으며 고와 낙이 없으므로 잠재의식에 속한다.



제 10 송

初遍行觸等 次別境謂欲

勝解念定慧 所緣事不同


먼저 제6의식인 3능변(三能變)과 상응하는 것은 변행심소(遍行心所)인 촉(觸)·작의(作意)·수(受)·상(想)·사(思) 등이요. 다음은 별경오심소(別境五心所) 즉 욕(欲)·승해(勝解)·념(念)·정(定)·혜(慧)니 이 다섯 심소(心所)는 반연하는 일(事)이 부동(不同)하다.


앞에서의 제8송에서 3능변식인 6종식(六種識)의 성상(性相)을 이미 설명하였고 제9송에서 심소법(心所法)을 총괄하여 설명하였고 지금 이 송(頌)과 이하의 4송(四頌)에서는 상응하는 심소의 명칭을 설명하고 있다.


변행(遍行) : 5변행심소(五遍行心所)를 말한 것으로 촉(觸)·작의(作意)·수(受)·상(想)·사(思)이다. 촉(觸)은 6근(六根), 6경(六境), 6식(六識)의 3법(三法)이 화합하여 감각을 일으켜 분별함을 말하고, 작의(作意)는 반응(反應)의 뜻이니 곧 근·경·연(根·境·緣)이 3화(三和)를 이루어 분별하고 반응을 일으켜 변역(變易)함을 말하고, 수(受)는 수용(受容)의 뜻이니 순경(順境)과 역경(逆境) 비순비역(非順非逆)의 경계를 수용한다는 의미이다. 좋은 경계[順境界]에 대해서는 즐거움(受樂)을 일으키고 나쁜 경계[逆境界]에 대해서는 증오를 일으키며 비순비역, 곧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경계에 대해서는 담담함을 일으킨다. 상(想)은 면전(面前)의 경계를 헤아려서 각종 이름을 붙여 개념을 존재하게 함을 말하고 사(思)는 마음으로 하여금 동념(動念) 작위(作爲)를 조작(造作)하게 하는 성질로서 행동 이전의 사상이라 할 수 있다.

별경(別境) : 별경이란 5별경심소(五別境心所)를 말한 것으로 욕(欲)·승해(勝解)·념(念)·정(定)·혜(慧)를 말한다. 이 다섯 심소(五個心所)는 반연하는 사물(事物)이 부동(不同)하기 때문에 별경(別境)이라 한다. 5별경심소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욕(欲) : 욕은 희망하고 원구(願求)하는 마음이니 선·악 2종이 있다. 선(善)은 선을 행(行)하고자 하는 마음이니 수도하여 성불하고자 하는 마음, 충신 효자가 되고자 하는 마음, 보시하여 남을 이롭게 하려는 마음 등이며, 악(惡)은 명리(名利)를 구하는 마음, 성색(聲色)에 빠지거나 음(淫)·도(盜) 등을 행하는 마음 등이다.

승해(勝解) : 승해는 인간관계에 의해 유혹되거나 환경에 의해 흔들리지 않음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바른 인식과 바른 사고방식이니 곧 정지견(正知見)과 정신(正信)의 의미이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이러한 승해심(勝解心)이 있으나 욕(欲)의 악심소(惡心所)에 의해 묻히게 된다.

념(念) : 념은 과거의 경계에 대해서 분명하게 기억하여 잊어버리지 않음을 의미한 말이다. 생각하고 사고하는 것은 상(想)이나 사(思)를 쓰고 기억해서 잊어버리지 않을 때는 념을 쓴다. 념은 곧 염기(念記)의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정(定) : 정은 일종의 지관(止觀)으로 하나의 일에 몰입함을 뜻한다. 또 정(定)은 능관(能觀)의 마음을 어떤 한 곳에 집중하는 것으로 선정삼매(禪定三昧) 염불삼매(念佛三昧)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능관의 념이기 때문에 유주(有住)에 해당되고 무주(無住)는 아니다. 여기서 유주(有住)라 함은 머무름이 있다는 뜻이니 곧 초탈이 아니라는 말이다.

혜(慧) : 혜는 현전(現前)의 경계에 대하여 이해하고 추구하며 선택하는 것으로 남이 하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간택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소연사부동(所緣事不同) : 소연사(所緣事)는 5변행(五遍行) 5별경(五別境)의 심소가 반연하는 일이요, 부동(不同)은 이 심소가 각기 개별적인 경계를 반연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부동이라 한다.

 

-이글은 월간 '불광'지에 연재 된 혜거스님의 글입니다-

출처 : 염화실
글쓴이 : 마니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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