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법요해

[스크랩] 선법요해 39. 초무색정(初無色定)-부분부분 해체해서 보니, 정해진 실체는 없어 허공과 같네

수선님 2018. 8. 19. 11:06

[문] 안근은 4대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색이라고 할 수 없는데, 어떻게 분별할 수 있는가?

 

[답] 4대 및 4대로 만들어진 정색(淨色)이 화합되어 이루어졌기 때문에 눈이라고 이름하는 것이니,

만약 이 색이 제거되면 눈은 없는 것이다.

 

또 이 정색은 비록 볼 수는 없으나 유대(有對)1)이기 때문에 나누어질 수 있고,

나누어질 수 있기 때문에 눈이 없는 것이다.

 

1) 범어로 sa-pratigha이며 무대(無對)의 반대 개념이다. 대(對)란 애(?)의 의미이다. 유대(有對)란 법에 애(?)가 있다는 뜻이다. 애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장애(障?)와 구애(拘?)이다. 5근(根)?5경(境) 및 심법(心法)?심소법(心所法) 등 제법(諸法)은 장애를 받으면 생기지 않으며, 소연(所緣)으로 취해지는 대상인 경계도 구애되면 다른 경계로 변화하지 못한다. 이를 유대라 한다.

 


또한 능히 색을 볼 수 있는 것을 눈[眼]이라고 하니,

만약 4대와 4대로 만들어진 색을 제거하면 눈은 없다.

 

만약 눈이 없는데 색을 볼 수 있다면 귀[耳]도 또한 마땅히 눈이 될 것이다.

 

만약 눈이 색법(色法)이라면 일체의 색법에는 처소가 있고 부분[分]이 있기 때문에 마땅히 분별할 수 있으니, 만약 분별할 수 있다면 눈[眼]이 많게 될 것이다.

 

만약 4대로 지어진 뭇 미진(微塵)이 눈이라면 하나의 눈이 될 수 없으며, 만약 모두가 다 눈이 아니라면 역시 하나의 눈도 없다.

 

만약 미진이 눈이라면 이 또한 옳지 않으니, 왜냐하면 만약 미진에 색이 존재하면 곧 시방(十方)이 있게 되므로 미진이라 이름할 수 없으며, 만약 색이 아니라면 눈이라 이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미진의 체(體)에는 결정적으로 네 가지 분(分), 즉 색(色)?향(香)?미(味)?촉(觸)이 존재한다.

 

그런데 눈은 결코 이 네 가지 것[四事]이 아니다.

왜냐하면 눈은 내입(內入)에 속하고, 그 네 가지는 외입(外入)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렇기 때문에 모든 미진이 눈이 될 수 없으니, 부처님께서 설하시기를, “여러 가지 것들[衆事]이 화합하여 색을 보는 것을 가명(假名)으로 눈이라 하는 것이니, 정해진 실체는 없다”라고 하신 것과 같다.

 

귀?코?혀?피부?살?뼈 등도 또한 이와 같이 논파(論破)될 수 있으니, 이것은 내신상(內身相)을 깨뜨린 것이다.
외색(外色)인 궁전?재물?처자 등도 또한 모두 이와 같이 분별하여 논파할 수 있다.

 

부처님께서 나타(羅陀)에게 말씀하시기를

“오늘부터 마땅히 색을 깨뜨려 흩어지게 하고 색을 무너뜨려 찢어서 색이 존재하지 않게 하라”고

하셨으니, 이와 같이 분별하는 것을 색을 떠난다고 한다.

 

또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에 따르면, “만약 비구가 색을 떠나려고 한다면 일체의 색상(色相)을 넘어서고[度] 일체의 대상(對相)을 멸하고 일체의 다른 상[異相]을 생각하지 않아서 한량없는 허공처(虛空處)에 들어가야 한다”고 하셨으니, 일체의 색상을 넘어선다고 하는 경우에 색상이란 눈으로 볼 수 있는 색을 말하며, 일체의 대상을 멸한다고 하는 경우에 대상이란 유대(有對)이면서 눈으로 볼 수 없는 색(色)을 말하며, 일체의 다른 상(相)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는 경우에 다른 상이란 눈으로 볼 수도 없고 무대(無對)2)인 색을 말한다.

 

2) 범어로는 spratigha이며 극미(極微)에 의해 성립되지 않는 무장애법(無障?法)을 말한다. 12처(處) 가운데 안?이?비?설?신의 5근(根)과 색?성?향?미?촉의 5경(境) 등 10처에는 장애가 있으므로 유대라고 하며, 의(意)와 법(法) 두 가지 처에는 장애가 없으므로 무대(無對)라고 한다.

 

 

또한 일체의 색상을 넘어선다고 하는 경우에 색상이란 청색?황색?적색?백색?홍색?자색 등 여러 가지 색상을 말하며, 유대(有對)를 멸한다고 하는 경우에 유대란 성(聲)?향(香)?미(味)?촉(觸) 등을 말하며, 일체의 다른 상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는 경우에 다른 상이란 크고 작고 길고 짧고 네모나고 둥글고 멀고 가까운 것 등을 말한다.

 

이와 같이 일체 색상을 떠나면 허공처에 들어갈 수 있다.

 

또한 수행자는 몸의 내부가 허공과 같다는 마음을 두어야 하니,

이른바 입?코?목구멍?눈?귀?가슴?배 등이 허공과 같다는 것이다.

 

색은 온갖 번뇌가 되고,

공(空)은 걱정거리가 없다는 것을 이미 아는 까닭에 마음이 즐거워 허공과 같게 된다.

 

만약 마음이 색에 속하는 상태에서 공(空)이 되게 하면, 마음이 점차 유연해지고 몸 가운데서 허공이 점점 광대해져 스스로 색신(色身)을 연뿌리의 구멍처럼 보며, 그것을 익혀 계속해서 이로움을 얻으면 몸이 다하여 공해져서 다시는 색이 존재하지 않음을 본다.

 

외색(外色)도 또한 그러하여, 내색(內色)과 외색(外色)이 허공과 같아 똑같이 하나의 공이 된다.

 

이때 마음은 허공을 반연하여 한량없고 가없어 문득 색에 대한 생각[想]을 떠나 편안하고 즐거워지니, 마치 병 속에 들어 있는 새가 병이 깨지면 그 속에서 나와 허공으로 날아올라도 저촉되거나 장애됨이 없는 것과 같다.

 

이를 초무색정(初無色定)이라 이름한다.

 

 

 

 

# 참고

 

초무색정, 공무변처정, 허공처정은 다 같은 의미이다.

 

 

 

 

 

 

 

 

선법요해 39. 초무색정(初無色定)-부분부분 해체해서 보니, 정해진 실체는 없어 허공과 같네


출처 : 무인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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