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매성취

[스크랩] [선정바라밀] 5. 혼침(昏沈)과 도거(掉擧)의 허물

수선님 2018. 8. 26. 11:04


혼침과 도거를 구별할 줄 모르면 원수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큰 허물이 생기니

이 둘을 잘 알아차려야 한다.

 

혼침은 몸과 마음이 무겁게 느껴지고 잠과 같은 몽롱한 상태에 빠지면서

이로 인해 마음이 가리어지는 것으로서, 이는 수번뇌(隨煩惱)중의 하나이다.

 

혼침은 결코 선행이 아니며, 이에는 거친 혼침과 미세한 혼침 두 가지가 있다.

 

 

정념으로 선정의 대상인 감수경(感受境)을 잡고 있을 때

그 대상이 떠올려졌으나 선명하지 않으면 이는 거친 혼침이다.

 

감수경을 놓치지 않으며 그것이 선명하더라도

감수경의 힘이 약해서 그 선명함이 강하지 않으면 이는 미세한 혼침이다.

 

이러한 혼침은 선정을 닦을 때 가장 큰 장애이다.

 

 

여기서 그 선명함이 강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그 대상인 감수경에 안주하여 마음을 놓아버리는 것을 말한다.

또 떠올려진 감수경이 너무 확실해져도 이는 다시 미세한 혼침의 원인이 된다.

 

선명함이 강하다는 것은 감수경에 마음이 너무 깊이 집중하여 있는 것을 말한다.

 

감수경의 선명함과 그 선명함이 강한가, 강하지 않은가를 보는 것은

손에 염주를 쥐거나 잔을 잡을 때 부드럽게 쥐는 것과 강하게 잡는 것의 차이를 말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것들은 경험을 통해서 살피지 않으면 말로써 아무리 자세하게 설명을 해도 이해할 수 없다.

 

 

이는 대상이 얼마나 선명하고 투명한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염(念)이 얼마나 선명하고 투명한지를 말하는 것이다.

 

염(念)이 선명하지 않은 이유는 염(念)을 가리지 않고 있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미세한 혼침과 선정을 볼 때 대상에 안주하는 것과 염이 선명해져 있는 것,

이 둘은 비슷하기 때문에 선정과 혼침을 분리시키기가 어려운 것이다.

 

 

미세한 혼침을 쌓으면 들이마신 호흡을 하루 동안 멈출 수 있을 만큼 집중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예전에 많은 수행자들이 이를 선정의 상태로 혼동하여 최고의 수행이라 찬탄했으나

이는 본래 그 의미를 몰라서 그런 것이다.

 

미세한 혼침을 선정으로 혼동하는 과보는 색계/무색계에 태어나는 원인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번 생조차도 치매에 걸릴 위험이 크며, 두뇌가 명석하지 못하여 축생으로 태어나는 원인을 쌓는 것일 뿐이다.

 

도거는 마음에 드는 형상에 끌리는 애착의 한 부분으로서 들뜨면서 흐트러진 미세한 마음 상태를 말하며,

선정을 방해하는 일종의 정신 작용을 말한다.

 

즉 낮에 연극을 본 후 밤에 그 형상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처럼, 탐욕의 대상을 기억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는 마음을 분출시키는 ‘산란’과는 차이가 있다.

 

대상인 원수를 싫어해서 해치고 싶어 할 때의 산란함, 선정을 닦을 때 보시, 지계 등 공덕을 쌓고자 할  때의 산란함 등은 명백하게 마음을 방사하는 것이지 도거는 아니다.

 

이때 도거만을 선정의 장애물로 여기는 이유는

이러한 산란함들이 평상시에는 자주 탐을 내어 마음을 방사해서 그 강도도 매우 크지만

선정을 닦는 동안은 공덕의 대상과 화냄 등의 대상에 마음을 방사하는 힘이 작고 짧기 때문에

도거만을 선정의 장애물로 여기는 것이다.

 

 

마음의 대상으로 삼은 부처님의 몸, 즉 감수경을 놓침으로써 관상할 때

처음에 관상했던 부처님의 몸이 선명하지 않은 것은 ‘거친 도거’에 해당한다.

 

후에 얼음 밑에서 물이 흐르는 것처럼,

감수의 경계를 놓치지 않으면서 이제 관상해 나가는 대상이 뚜렷해졌다고 기뻐함이 미세한 도거이다.

 

이러한 장애물을 없애기 위해서 정지(正知)가 실질적인 치료제는 아니지만

혼침과 도거가 일어나는지 일어나지 않는지를 전쟁을 지켜보는 것과 같이 정지(正知)로 지켜보아야 한다.

 

 

만약 정지(正知)로 너무 오래 지켜본다면 이는 감수경에 안주하게 되는 원인이 되어 오히려 장애로 변하게 된다.

 

그렇지만 정지(正知)로 지켜보지 않으면 선정에 허물이 생겨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는 마치 도둑이 물건을 모두 가져가 버린 꼴이 된다.

 

이와 같이 정지(正知)로써 혼침과 도거가 오는지, 오지 않는지를 지켜보아야 한다.

 

이는 잔을 들 때 드는 것과 세게 잡는 것과 비뚤어지지 않았는지를 눈으로 살피는 것처럼,

먼저 염(念)이 대상을 잡아서 마음속에 떠오르는 감수경을 확실하게 한 다음,

정지(正知)로 혼침과 도거가 일어나는지 아닌지를 살펴서

그러한 장애들로부터 관상의 대상을 살펴야 한다.

 

정지(正知)는 지혜의 한 부분이다.

 

 

 


 

[선정바라밀] 5. 혼침(惛沈)과 도거(掉擧)의 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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