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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선정바라밀] 6. 혼침과 도거의 치료제 사용

수선님 2018. 8. 26. 11:04



혼침이나 도거 두 가지 중에서 어느 한쪽이 생겼을 때

그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허물이 되니 반드시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

 

혼침과 도거가 일어나면 그것을 그대로 두지 말고

거칠거나 미세한 혼침과 도거 어떤 것이 생기더라도 각각의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는 원수가 나타나는 것을 보면 원수를 쳐부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과 같다.

 

 

 

어떤 치료제를 써야 하는지를 살펴보자.

 

미세한 혼침은 마음을 가라 앉혔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므로

혼침과 마음 가라앉힘의 두 가지는 같은 것이다.

 

비록 선명함과 안주함이 있을 지라도 감수경의 강도[상태]가 낮아지면

선명함의 강도가 사라지는 ‘미세한 혼침’이 일어난 것이니

이 때는 우선 관상을 멈추되 대상을 놓치지 않으면서 감수경에 대한 마음 작용을 더욱 조이면 된다.

 

그러나 너무 조이면 도거가 일어나므로 적당하게 조여야만 한다.

 

 

 

부처님께서 비파 줄을 너무 조이거나 너무 느슨하게 하면 소리가 나지 않으니,

적당하게 조여야 제대로 소리가 난다고 하셨던 것처럼,

미세한 혼침이 생겼을 때 마음을 너무 조이면 도거가 생길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적당하게 조여야 한다.

 

이 정도로 하면 혼침이 생기겠다 싶은 마음이 들면 조금 더 조여준다.

 

 

전에 혼침과 도거가 생겼던 경험에 의지하여 오직 정지(正知)로써 살피지 않으면

본인의 상황이 혼침에 빠져있는지 도거가 일어났는지 정확한 상황을 알아차리기 힘들다.

 

그렇지만 원수 중에서 자기 식구로 혼동하는 원수가 있다면 이를 알아차리기 힘들어 위험한 것처럼,

혼침을 선정과 착각하는 허물이 생길 큰 위험이 있으므로 특히 마음 조이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마음을 조여도 선명한 힘이 사라지면서 마음이 흐트러지거나,

감수경(感受境)이 선명하지 않으면서 가라앉아 보이지 않으면 거친 혼침이 생긴 것이다.

 

이는 마음을 너무 조인 허물이므로 대상을 조금 느슨하게 하여 관상한다.

 

이렇게 하여도 대상이 선명해지지 않으면 대상을 버려서 마음이 가라앉은 것을 올려주는 방편을 쓰거나,

삼보나 보리심에 대한 공덕 등을 관상하여 마음에 용기를 주고 기쁘게 해주어야 한다.

 

다른 방편은 밝은 것을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도 좋으며,

보리심으로 ‘주고받기’ 수행 등을 관상하여 마음의 상태를 올려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여 가라앉은 마음이 사라지면 대상을 다시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방편들이 처음에는 익숙해지지 않아서 빨리 도움이 되기가 어렵지만

익숙해진 자라면 이 귀한 몸 얻기가 어려운 것만 생각해도 얼굴에 시원한 물을 뿌린 것처럼,

환희로운 마음이 저절로 일어날 것이다.

 

 

 

이렇게 하여도 혼침을 없애지 못하면 혼침을 강제로 없애는 방법이 있다.

 

자신의 심장에 무척 밝은 형태의 하얀 빛이, ‘팻!’ 소리와 함께 정수리를 통해서 몸밖으로 뽑아져 나와서

하늘 높이 올라간 후 그것이 하늘과 같게 됨을 관상하는 것을 몇 번 반복한다.

 

이것으로도 없애지 못하는 경우는

관상을 멈추고 혼침이 생기는 원인인 어둠과 잠, 그리고 무거운 마음 등을 없애는 방법으로

시원한 곳에 앉거나 조금 높은 곳에 앉아서 관상하면 해결될 수 있다.

 

주변 이곳 저곳을 청소하거나 찬물로 세수하는 것도 시도해 본다.

그래서 혼침이 사라지면 곧바로 다시 관상에 들어가도록 한다.

 

 

 

미세한 도거는 비록 그 감수경을 놓치지 않았어도 산란한 마음이 일어나는 것을 말하는데

마음을 너무 많이 조여서 생기는 허물이므로

우선 너무 조인 마음을 약간 풀어줌으로써 조금 느슨해진 감수경의 상태가 되도록 한다.

 

이러한 방법이 도움이 되지 않고 계속 들뜨면 이는 다시 거친 도거가 일어나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현상은 마음이 지나치게 들뜬 원인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들뜬 마음을 조절해야 한다.

 

마음을 조절하는 방법으로는 관상하고 있는 상태를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죽음에 대한 무상, 윤회세계의 허물, 삼악도의 고통 등을 생각하여 지나치게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한다.

 

개인적으로 슬펐던 일이나 아픈 기억들을 떠올리는 등을 방편으로 삼아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해서도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경우 도거를 강제로 가라앉히는 방법으로는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에 집중하여 내쉴 때는 ‘나가고 있구나!’ 들이마실 때는 ‘들어오고 있구나!’를 알아차리거나, 호흡이 들어오고 나가는 숫자를 마음속으로 세는 방법이 있다.

 

이때 처음에 셋/넷 정도밖에 셀 수 없을 수도 있는데 숫자를 잊어버리면 곧바로 다시 처음부터 세도록 한다.

 

그런 방법으로 스물 한번 정도 셀 때까지 산란해 하지 않고 마음을 집중할 수 있다면

이는 구주심(九住心)의 첫 번째인 ‘마음이 안으로 머물기 시작하는 단계’인 안주심(安住心)에 이르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도거를 제거하지 못하면

관상을 잠시 멈춘 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용맹심을 갖고 짧은 시간 동안 관상한다.

 

발전이 없는 상태에서 만약 오래 관상하면 다음에 관상할 때 앉는 방석만 보아도 피곤해지고 고개를 돌리게 되니 관상하고 싶은 마음이 진실로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선명하면 선명한 대로, 선명하지 않으면 선명하지 않은 대로 멈춘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관상이 잘 된다 싶을 때 관상을 멈추면 다시 시작할 때 하고 싶은 마음과 관상이 잘 되는 마음이 일어난다.

 

선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명하게 되도록 노력하여도 선명하게 되지 않을 때

고집을 부려서 관상을 계속 하다가 멈추면

다시 시작할 때 관상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기 어려우며 관상도 잘되지 않는다.

 

 

 

예전에 ‘롭상남곌’ 스승이 ‘까담빠’의 말씀을 제자들에게 전할 때 우리가 오랫동안 관상에 안주하기를 희망하지만 목표물에 살짝 건드리는 정도밖에 머물지 못하는 이유에 대하여,

 

“요즈음 시대는 자기 마음을 정화시킬 때이지 남의 마음을 정화시킬 때가 아니다.” 하고 빗대어 말하면서 울었고, 울음을 그치지 못해서 다음 날까지도 법문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루에 열여덟 번 정도 관상에 들고 나는 방법으로 비록 시간이 짧더라도

혼침과 도거가 섞이지 않은 정확한 관상을 자주 여러 번 반복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같이  해서 자신에게 힘이 생기면 관상에 안주하는 시간을 길게 늘이도록 한다.

 

 


 

[선정바라밀] 6. 혼침과 도거의 치료제 사용

출처 : 무인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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