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스크랩] 대지도론(大智度論) 1. 마하반야바라밀

수선님 2018. 10. 14. 12:04

대지도론 제1권
  
  
  용수(龍樹)1) 지음
  후진(後秦) 구자국(龜玆國) 구마라집(鳩摩羅什)2) 한역
  김성구 번역
  
  
  
1. 서품 중 연기(緣起)의 이치를 풀이함
  
  지도(智度)3)의 큰 도는 부처님에게서 나온 것이요
  지도의 큰 바다는 부처님만이 끝까지 다 아신다.
  지도의 실상(實相)4) 이치는 부처님만이 걸림 없으시니
  지도의 비할 바 없는 부처님께 머리 숙여 귀의합니다.
  
  유무(有無)의 두 견해, 남음 없이 다한 곳이
  모든 법의 실상이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나니,
  항상 머물러 무너뜨리지 않으면 번뇌가 깨끗해지기에
  부처님께서 소중히 여기신 법에 머리 숙여 귀의합니다.
  
  바다 같은 성인 무리, 복전(福田)5) 노릇 하시나니
  
  

 

1) 범어로는 Nāgārjuna.

2) 범어로는 Kumārajīva. 줄여서 나집(羅什)이라고도 한다.
3) 범어로는 Prajñā-Pāramitā. 반야바라밀은 대승불교의 실천덕목인 6바라밀의 하나로 무상정등각을 향해 나아가는 보살마하살이 구족해야 하는 으뜸가는 자량이다. 여기에서 반야(prajñā)란 직관적이고도 종합적인 통찰의 지혜로 알음알이[知識, vijñāna)와는 구별된다.
4) 범어로는 lakṣaṇa.
5) 범어로는 puṇyakṣe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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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학(有學)6)과 무학(無學)7)들로 장엄하셨네.

  뒷몸 받을 애욕의 씨, 영원히 다하시고
  내 것[我所]8)이란 집착 멸해 뿌리까지 없어졌네.
  
  세간의 모든 사업 이미 다 버리시고
  갖가지 공덕이 머무는 곳이니,
  온갖 무리 가운데서 으뜸이 되시기에
  참되고 깨끗한 대덕승(大德僧)9)께 머리 숙여 귀의합니다.
  
  일심으로 삼보를 공경하고는
  세상을 구제하는 미륵(彌勒)10) 등과
  지혜가 으뜸이신 사리불(舍利弗)11)
  다툼 없는 공을 행한 수보리(須菩提)12)께도 경례합니다.
  
  대지도[大智], 피안(彼岸)13)의 실상의 이치를
  내가 이제 힘을 다해 연설코자 하오니
  원컨대 여러 대덕, 거룩한 지혜 갖춘 이들이여
  한마음 잘 모아서 나의 말을 들으시라.
  
  

 

6) 범어로는 śaikṣa. 배울 것이 남아 있는 상태로 아직 아라한과를 얻지 못한 사람을 가리킨다. 고인(苦忍)에서 아라한과에 이르기 직전의 3과(果) 4향(向)의 7종의 학인을 말한다.

7) 범어로는 aśaikṣa. 아라한과에 도달한 자를 말한다. 더 이상 닦을 것이 없는 성자의 경지로서 여기에는 9종이 있다.
8) 범어로는 attāttamīya.
9) 범어로는 bhadanta. 혹은 āyuṣmat.
10) 범어로는 Maitreya. 아일(阿逸, Ajita)은 미륵보살의 이칭이다.
11) 범어로는 Śāriputra. 석존의 10대 제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지혜제일이라 칭해진다.
12) 범어로는 Subhūti.
13) 범어로는 pāra. 팔리어로는 pārimaṃ tīraṃ. ‘저편 언덕’이라는 말로서 번뇌가 그친 상태나 열반의 경지를 가리킨다. 불도수행에 있어서 도달의 목표가 되는 ‘이상의 경지’ 혹은 ‘이상 세계’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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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부처님께서는 무슨 인연(因緣)14)으로 『마하반야바라밀경(摩訶般若波羅蜜經)』을 말씀하셨는가?

부처님들은 아무 근거도 없이 법을 설하시거나 또는 사소한 인연으로 말씀하시지는 않으니,

마치 수미산왕(須彌山王)15)이 까닭 없이 사소한 인연으로 요동치 않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이제는 어떠한 커다란 인연이 있기에 『마하반야바라밀경』을 말씀하셨는가?

 

 

[답] 부처님께서는 3장(藏)16) 가운데에서 갖가지 비유를 널리 인용하시어 성문(聲聞)17)을 위해 법을 설하셨지만, 보살18)의 도를 말씀하지는 않으셨다. 오직 『중아함(中阿含)』19) 「본말경(本末經)」에서 부처님은 “미륵이여, 그대는 오는 세상에 부처를 이루리니, 이름을 미륵이라 하리라”고 수기(授記)20)하셨으나, 역시 갖가지 보살행을 말씀하지는 않으셨다. 부처님은 이제 미륵 등을 위해 보살의 행을 자세히 말씀하시려는 것이니, 그러므로 『마하반야바라밀경』을 설하시는 것이다.

 

또한 어떤 보살이 염불삼매(念佛三昧)21)를 닦는다면 부처님께서는 그들이 이 삼매22)에서 더욱 훌륭한 이익을 얻게 하기 위하여 『반야바라밀다경』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곧 『반야바라밀다』의 「초품」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14) 범어로는 hetu-pratyaya.

15) 범어로는 Sumerupravarta-rāja. 불교의 우주관에 의하면 세계의 중심에 서 있는 산으로 주변을 구산팔해(九山八海)가 둘러싸고 있으며, 그 높이가 8만 요자나(yojana)라고 한다.
16) 범어로는 tripiṭaka. 경ㆍ율ㆍ논의 3장을 말한다.
17) 범어로는 śravaka. 원래는 출가와 재가를 막론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직접 듣고 따르던 불제자를 뜻하던 말이다. 출가 수행승만을 지칭하게 된 것은 후대의 일이다. 대승의 입장에서 본다면 성문은 독각과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깨달음을 위해 수행에 전념하는 성자이다.
18) 보살마하살(bodhisattva)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
19) 범어로는 Madhyāmagama.
20) 범어로는 vyākaraṇa. 미래에 대한 ‘예언’을 의미한다. 원래는 ‘언어의 분석’ 혹은 ‘설명’을 의미하는 말이다.
21) 범어로는 buddhānusmṛti-samādhi. 부처님을 관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을 말한다.
22) 범어로는 samādhi. 어떤 대상에 집중된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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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께서 신족(神足)23)을 나투시어 금빛 광명을 놓으시니 시방의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24) 세계를 두루 비추시고, 큰 몸을 나타내시어 청정한 광명과 갖가지 묘한 모습[妙色]이 허공에 가득했다. 부처님이 대중 가운데 계시니 단정하고 수묘(秀妙)함이 그에 미칠 이가 없었으니, 마치 수미산왕이 바다 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았다. 보살들은 부처님의 신통을 보고는 염불삼매에서 더욱 훌륭한 이익을 얻었다.”

 

이러한 까닭에 『마하반야바라바라밀경』을 말씀하신 것이다.

 

 

 

 

 

 

대지도론(大智度論) 1. 마하반야바라밀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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