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스크랩] 대지도론(大智度論) 2. 지혜공덕의 힘으로 마구니를 항복시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시다.

수선님 2018. 10. 14. 12:05

또한 보살이 처음 탄생하셨을 때에 큰 광명을 놓아 시방에 두루 비추시고,

일곱 걸음을 걸으신 뒤에 사방을 돌아보면서 사자후(師子吼)25)를 지어 게송26)을 읊으셨다.

  
  내가 태(胎)로 날 일은 끝났으니
  이것이 마지막 몸이라네.
  나는 이미 해탈을 얻었으니
  다시 중생(衆生)27)을 구제하리라.
  

이렇게 맹세하신 뒤에 차츰 몸이 커지자, 친속(親屬)을 버리고 출가하여 위없는 도를 닦고자 했다.

어느 날 밤에 일어나서 광대․당직자․후궁․채녀 들을 보니, 그 모습이 마치 냄새나는 시체와 같았다.

 

당장에 차닉(車匿)28)에게 명해 백마(白馬)를 몰게 하고 한밤중에 성을

  
  

23) 범어로는 ṛddhipāda.

24) ‘항하’란 지금의 갠지스강(Gaṅgānadī)을 말한다. 곧, 갠지스강의 모래 수에 비유될 만큼 헤아릴 수없이 많은 수를 가리킨다.
25) 범어로는 siṁhanāda.
26) 범어로는 gāthā. 불교경전(佛敎經典) 가운데 시구로 이루어진 부분을 말한다. 가타(伽他)․가타(迦陀)로 음역하기도 한다.
27) 범어로는 sattva. ‘생명을 지닌 존재’라는 뜻으로 감정이나 의식을 지니는 일체 생류를 통칭하는 말이다. 유정(有情)이라고도 한다.
28) 범어로는 Chaṇḍaka. 원래 석가족의 노예의 자식으로 석존께서 성도후 최초로 고향을 방문했을 때 귀의했다. 성질이 고약해서 다른 수행자들을 경멸하고 욕을 잘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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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었다. 12유순(由旬)29)쯤 가서 발가바(跋伽婆)30) 선인이 사는 숲에 이르러 칼을 들어 손수 머리를 자르고 값진 보배옷을 벗어 버리고는 거친 베옷 승가리(僧伽梨)31)로 바꾸어 입었다.

 

니련선하(泥連禪河)32) 강가에서 6년 동안 고행하셨으니, 하루에 참깨[麻] 한 알 혹은 쌀 한 톨을 드시다가 ‘여기는 도를 닦을 곳이 아니로다’라고 생각하셨다.

 

그리고 보살은 고행처(苦行處)를 버리고 보리수(菩提樹)33) 밑에 이르러 금강의 자리[金剛處]34)에 앉으셨다.

 

마왕(魔王)35)이 18억만의 무리를 거느리고 와서 보살을 해치려 했지만,

보살은 지혜공덕의 힘으로 마군들을 항복시키고는

즉시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36)를 얻으셨다.

 

이때에 삼천대천세계37)의 주인이며 식기(式棄)38)라 불리는 범천왕(梵

  
  

29) 범어로는 yojana. 유순나(由旬那)의 약칭이다. 거리의 단위로 약 7마일 혹은 9마일에 해당한다. 또는 제왕이 하루 동안에 행군하는 거리라고도 한다.

30) 범어 Bhagavat의 음역어. 여래 10호 가운데 하나로 부처님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그 뜻은 ‘지극한 복을 지니시는 분,’ ‘세상에서 존경받아 마땅하신 분’ 등의 의미가 있다. 어원적으로 보면 ‘행복(bhaga)’을 ‘지니시는 분(vat)’이 된다. 바가바(婆伽婆)라고도 하며 세존(世尊)은 의역어이다.
31) 범어로는 Saṃghāti. 비구가 걸치는 세 가지 옷 가운데 겉옷을 말한다.
32) 범어로는 Nairanjara.
33) 범어로는 bodhidruma, bodhivṛkṣa.
34) 범어로는 vajrāsana. ‘견고하고 깨어지지 않는 금강(vajra)과도 같은 자리’라는 의미이다.
35) 범어로는 Māraḥ, Mārapāpīpān.
36) 범어로는 anuttarā samyaksaṃbodhiḥ. ‘위없는 바르고 원만한 깨달음’을 뜻한다. 부처님의 깨달음의 지혜를 이르는 말이다.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이라고도 한다. 원시불교에서 대승불교에 이르기까지 불도수행의 궁극의 목적인 깨달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37) 범어로는 tri-sāhasra-mahāsāhasra loka-dhātuḥ. 천을 삼승한 만큼의 세계이다. 한편 백억의 수미산과 백억의 일월을 삼천대천세계라고도 한다.(百億須彌山百億日月名爲三千大千世界. 『대지도론』 「초품」 제15권.) 고대 인도의 세계관에 의하면 우리가 사는 세계는 수미산을 중심으로 사방에 사대주가 있고, 다시 그 주위에 아홉 개의 산과 여덟 개의 물이 있는데, 이를 하나의 소세계(小世界)라고 한다. 그리고 이 하나의 소세계가 천 개 모이면 소천세계(小千世界)가 된다. 다시 이 소천세계가 천 개 모여 중천세계(中千世界)가 되며, 이 중천세계가 천 개 모여 하나의 대천세계(大千世界)를 이루는 것이다. 혹은 천 개의 해․천 개의 달․천 개의 염부제․천 개의 구타니(衢陀尼)․천 개의 울달라월(鬱怛羅越)․천 개의 불바제(弗婆提)․천 개의 수미산․천 개의 사천왕천․천 개의 32천․천 개의 야마천․천 개의 도솔타천․천 개의 화자재천․천 개의 타화자재천․천 개의 범세천․천 개의 대범천을 소천세계라 하고 주리(周利)라고도 한다.(『대지도론』 「초품」 제15권.)
38) 범어로는 Sik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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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王)39) 및 색계(色界)40)의 신들41)과 석제환인(釋帝桓因)42)과 욕계(欲界)43)의 여러 하늘들과 사천왕(四天王)44)이 모두 부처님을 찾아왔다. 그리고는 세존(世尊)45)께 최초의 법의 바퀴[法輪]46)를 굴려 주시기를 청했다.

 

이는 보살께서 본래 원하시던 바이기도 하고 또한 대자대비하신 까닭에 그들의 청을 받아들여 법을 설하셨다.

 

모든 법 가운데 심히 깊은 것이 반야바라밀47)이니,

이 까닭에 부처님께서 『마하반야바라밀경』을 말씀하신 것이다.

 

또한 어떤 사람은 “부처님은 일체지(一切智)48)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39) 범어로는 Brahma sahāpati. 범천(梵天).

40) 범어로는 rūpa-dhātu. 색계(色界). 욕계에서의 본능적 욕망을 여의고 오직 순수한 물질로만 이루어진 생존계를 가리킨다.
41) 범어로는 Devāḥ.
42) 범어로는 Śakradevendra. 6욕천(欲天) 가운데 두 번째 천인 도리천(忉利天), 곧 삼십삼천의 주인이다. 수미산 꼭대기에 거주하며 그가 거주하는 성을 선견성(善見城)이라고 한다.
43) 범어로는 kāma-dhātu. 성욕․식욕․수면욕 등 본능적 욕망이 지배하는 생존계를 가리킨다.
44) 범어로는 Catvāra-lokapālā. 수미산 중복(中腹)에 있는 사왕천(四王天)의 주인으로 제석천을 떠받들고 불법의 수호를 염원해 불법에 귀의하는 이들을 지켜주는 호법신이다. 사왕천은 동방의 지국천(持國天), 남방의 증장천(增長天), 서방의 광목천(廣目天), 북방의 다문천(多聞天)을 말한다.
45) 범어로는 Bhagavat. 여래 10호 가운데 하나로 부처님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그 뜻은 ‘지극한 복을 지니시는 분,’ ‘세상에서 존경받아 마땅하신 분’ 등의 의미가 있다. 어원적으로 보면 ‘행복(bhaga)’을 ‘지니시는 분(vat)’이 된다. 바가바(婆伽婆)는 음역어이다.
46) 범어로는 dharmacakra.
47) 범어로는 prajñā-pāramitā. 반야(prajñā)는 지혜를, 바라밀(pāramitā)은 완성된 상태를 가리킨다. 반야바라밀은 대승보살의 실천도인 6바라밀의 하나이자 다른 5바라밀을 이끈다고 한다.
48) 범어로는 sarvajña. ‘일체를 아는 자’라는 뜻으로 붇다를 달리 부르는 말이다. 불교나 쟈이나교에 있어서 sarvajña는 부처님(Buddha)의 동의어 내지는 그 대응어로 쓰이고 있으며, 나아가 인도의 철학과 종교에서는 쉬바신이나 비쉬뉴신과 같은 최고신의 신성이나 특징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한편, 『대지도론』 일체지를 정의해 “12입(入)을 알기 때문에 일체지라 부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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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모든 법은 한량이 없고 끝이 없기 때문이니, 어떻게 한 사람이 온갖 법을 다 알 수 있겠는가?”라고 의심한다.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반야바라밀에 머무시어 그 실상의 청정함은 마치 허공과도 같으시다.

 

무량무수의 법 가운데 스스로 참되게 말씀하시기를

“나는 일체지인(一切智人)으로서 일체 중생의 의심을 끊어 주려 하노라”고 하셨다.

 

이런 까닭에 『마하반야바라밀경』을 말씀하셨다.

 

또한 어떤 중생은 응당 제도를 받고자 하나, 부처님의 공덕과 지혜가 한량이 없고 알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삿된 스승에게 현혹되거나 마음이 삿된 길에 빠져서 바른 길에 들지 못한다.

 

이러한 무리들을 위하여 크게 인자한 마음을 일으키시고,

크게 가엾이 여기시는 손길을 뻗어 그들을 불도에 들게 하신다.

 

그러므로 스스로 가장 묘한 공덕을 나타내시고 큰 신력(神力)을 보이시나니,

이는 마치 『반야바라밀경』 「초품」 가운데 설해지는 바와 같다.

 

“부처님께서 삼매왕삼매(三昧王三昧)49)에 드셨다가 삼매로부터 일어나셔서 천안(天眼)50)으로 시방세계를 두루 굽어보셨다.

 

온몸의 털구멍이 모두 열리고, 그 발바닥의 천폭륜상(千輻輪相)51)으로부터는 6백천만억의 갖가지 광명을 놓으시며, 발가락으로부터 위로는 육계(肉髻)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제각기 6천만억 가지 빛깔의 광명을 놓으시어 시방의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어서 마치 항하의 모래수같이 많은 불세계(佛世界)52)를 비추어 모두 환하게 밝히셨다.”53)

  
  

49) 범어로는 samādhirājasamādhi. 모든 삼매 가운데 최상의 삼매를 말한다.

50) 범어로는 divyacakṣus.
51) 범어로는 cakrāńgapāda.
52) 범어로는 buddha-kṣetra. 불국토(佛國土)․불찰(佛刹)이라고도 한다.
53) 광명을 놓는 이유에 대해 『대지도론』(제25권)에서는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어떤 이가 부처님께서 무량한 몸으로 대광명을 내뿜는 것을 보면 마음에 믿음이 청정해지고 공경하게 되는 까닭이다. 그로 인해 예사 사람이 아님을 알게 된다(有人見佛無量身放大光明. 心信淸淨恭敬故. 知非常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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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부처님께서는 삼매에서 일어나셔서 온갖 법의 실상을 연설해 보여

일체 중생의 의혹[疑結]을 끊어 주려는 까닭에 『반야바라밀경』을 말씀하신 것이다.

 

 

 

 

 

 

대지도론(大智度論) 2. 지혜공덕의 힘으로 마구니를 항복시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시다.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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