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종의 선구자인 달마대사가 2조 혜가스님에게 전수했다는 <능가경>의 가르침은 명확하고 자세하며 산뜻하다. 불법은 자심수행의 길이다. 교법을 바로 이해하면 그대로가 자심수행의 가르침이다. 그래서 선교일치가 된다. 불법수행의 근본은 선오후수(先悟後修)요, 신해행증(信解行證)이며, 선교일치(禪敎一致)이다. 이는 제불공통의 성불하신 길이요, 가르침이었다. 이 가르침이 제대로 전제되지 않았을 때 잘못된 수행의 길을 가게 된다. <능가경>은 위의 세가지 요건이 원만하고 수승하게 갖추어지도록 이끌고 있다. 아차하면 외도의 길을 걷게 되는 위험을 세밀하게 일깨우며, 묘각(妙覺)에 이르는 길을 명료하게 드러낸다. 이리하여 수행자는 자심에서 묘각의 길이 확연해 진다. 달마대사는 일찍이 <능가경>을 2조 혜가대사에게 전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 <능가경>4권을 너에게 부촉한다. 이 경은 여래심지(如來心地)의 요문(要門)이며 모든 중생을 개시오입(開示悟入)하게 할 것이다. 내가 보건대 중국에 오직 이 경이 있을 뿐이다. 이에 의지하여 실천한다면 그대는 반드시 세상을 구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능가경>은 모든 선불(先佛)께서 설한 법이며, 미묘제일(微妙第一)의 진실요의(眞實了義)인 까닭에 ‘불어심품(佛語心品)’이라고 한다. 아울러 ‘최상승선의 지침서요, 선종의 뿌리이다. 달마대사 이래 초기의 선종을 능가종이라고 한다. 박건주/조선대 강사
특히 전체내용의 40%에 이르는 게송은 그 백미. 자심(自心)수행에 항상 지녀야 할 명구들이다.
<능가경>에는 중관(中觀)과 유식(唯識)의 핵심교법이 정치하게 설해지며, 일체법이 자심소현(自心所現)이고 유심(唯心)임을 요달하여 무생법인을 성취하고 여환삼매(如煥三昧)와 금강유정(金剛喩定)을 거쳐 일체의 삼매도 벗어나 묘각에 이르는 길이 명료하게 제시되어 있다.
<능가경>은 그 중요성에 비해 그간 난해한 경으로 인식되고 여러 사정으로 초기 선종기를 지나서는 거의 잊혀지게 되었다. 3종 <능가경>가운데 앞에 나온 <4권본>과 <11권본>은 자구(字句)가 난삽하고 문리(文理)가 잘 통하지 않아 두루 읽혀지지 못하였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새 범본과 앞의 2본을 함께 참조하여 당 중기에 가장 완벽하게 번역되어 나온 것이 <7권본:대승입능가경>이니, <능가경> 공부는 바로 이 본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7권본>보다는 앞의 2본에 따라야 할 부분도 있어 세 본을 함께 대조하며 공부할 필요가 있다.
<능가경>은 어려운 용어도 많고 난해한 만큼 주석서를 참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일찍이 원효대사는 무려 5종의 <능가경>주석서를 저술한 바 있으나, 불행히도 모두 다 실전되고 말았으니,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내가 <능가경>을 처음 접한 지 어언 18년이 되었다. 내가 처음 읽은 <능가경>은 김재근씨가 번역한 <대승입능가경>(덕문출판사, 1978)이었는데, 이 역본은 뒤의 게송품(경문전체의 30%분량)이 빠져 완역이 아니었다. 3종의 <능가경>을 함께 대조하지 않은 듯하고, 주해가 되어있지않아 따르기 어려운 해석이 있었다. 5년전부터 주변의 불교모임에서 <능가경>을 강독해 온 나는 이러한 미비점을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 최근에 <여래심지의 요문-대승입능가경>(능가산방 1997.8)을 출간하게 되었다.
선종이란 교를 멀리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 후대의 일반적인 풍조를 바로잡고, 진정한 최상승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 <능가경>을 전한 달마대사의 뜻이 다시 천명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능가경>공부를 통하여 불자여러분들은 달마대사가 왜 이렇게 모든 교법을 총망라한 모습의 이 경을 그렇게 강조하였는가를 알수 있을 것이다.
차라리 아견(我見)을 수미산처럼 일으킬지언정 공견(空見)을 일으켜 증상만(增上慢)을 품지 말라.(<대승입능가경> 무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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