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스크랩] 26. 如來藏經(여래장경)

수선님 2018. 12. 2. 11:52


불교의 궁극 목표는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는데 있다.
 
우리들이 모두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될 수 있다면 그러한 원리는 무엇인가? 석가모니 부처님은 연기설을 가르치셨고, 그것은 무상 무아 또는 공의 이론으로 표현되지 않는가? 일체의 존재와 현상이 모두 무상 무아이고 공이라면 우리가 부처가 될 수 있는 해탈의 주체는 과연 무엇인가?

 

나 또한 이러한 의문속에 영남대 재학시절 불교학생회를 처음으로 만들어 본격적인 불교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내가 법우들과 함께 공부했던 경전가운데 하나가 바로 <여래장경>이었다. 해탈의 주체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대해서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최초의 경전인 <여래장경>은 이후 내 학업에 까지 영향을 미쳐 여래장 사상을 주제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여래장경>의 원전은 현재 남아있지 않다. 경록(經錄)에 따르면 이 경은 기원후 291년에서 771년사이에 네차례 한역되었던 것으로 되어 있지만, 현재는 당 불공 역의 <대방광여래장경>과 동진의 불타발타라 역의 <대방등여래장경>이 있고, 불타발타라의 <대방등여래장경>을 많이 읽고 있다. 여래장이라는 말은 인도어 tathagatagarbha로 ‘그 안에 여래를 감추고 있는 것’ 또는 ‘여래의 태아를 갖는 것’이라는 의미인데, 여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또한 그것은 불성(佛性)과 동의어이다.

 

<여래장경>의 근본취지는 “내가 부처의 눈으로 일체 중생을 관찰하니 탐진치의 여러 번뇌중에 여래의 지혜와 여래의 눈과 여래의 몸이 있어 결가부좌하여 엄연하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선남자야, 일체 중생은 비록 여러 가지 윤회의 세계에 있지만, 번뇌의 몸 중에는 여래장이 있어 항상 오염됨이 없이 덕상(德相)을 갖추어서 나와 다름이 없다”라는 데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일체중생이 여러 번뇌에 덮혀 있지만 중생에게는 여래와 같은 지혜, 눈, 마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들 중생은 본래 여래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여래와 동일한 지혜, 마음, 눈이 있다는 관념은 바로 여래장 사상의 근거가 된다. 또한 경에서는 이러한 여래장은 부처가 이 세상에 출현하든 하지않든 일체 중생의 마음중에 항상 본래 갖추고 있는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그렇지만 현실에 있어 일체중생은 번뇌에 덮혀있으므로 이 번뇌를 제거하고 여래장을 나타내게 하기위해서 부처가 이 세상에 출현하여 많은 중생들을 위하여 설법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부처님의 일체중생에 대한 자비심의 발로이다.

 

경에서는 이어서 여래장의 의미를 분명하게 하기위해서 9가지 비유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그 9가지 비유는 첫째 시들은 연꽃속에 있는 여래 화신의 비유, 둘째 많은 벌들에 둘러싸여있는 청정한 꿀, 셋째 곡식의 껍질에 둘러싸여있는 곡물의 씨앗, 넷째 부정한 곳에 떨어져 있는 진금, 다섯째 가난한 집의 땅속에 묻혀있는 진보장, 여섯째 암라 열매 속의 씨앗, 일곱째 더러운 물건속에 감추어진 금상, 여덟째 빈천한 여인이 회임한 고귀한 아들, 아홉째 주형 속의 진금상이다. 이들 아홉가지 비유가 나타내는 것은 외형은 비록 쓸모없고 더럽게 오염되어 있지만 그 속에는 고귀하고 진실한 것이 있음과 같이 중생의 마음도 여러 가지 번뇌속에 덮혀있지만 오염됨이 없는 진실하고 부동한 여래의 마음과 같은 심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여래장경>은 적은 분량의 경전으로 단지 성불의 가능성을 중생의 마음속에서 찾을뿐, 더 나아가 여래장 그 자체의 성질과 여래장과 번뇌와의 관계 등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경이 미친 사상적 영향은 매우 크다. 이 경을 출발점으로 하여 여래장 사상은 <부증불감경(不增不減經)> <승만경> <보성론> <대반열반경> <대승기신론>등으로 발전하여 여래장 사상의 체계화를 이루게 된다. <여래장경>은 우리들 중생심안에 우리가 성불할 수 있는 가능성 즉 해탈의 심성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극대화하고, 일체 중생을 구제한다는 붓다의 자비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경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수동/경산대교수·동양철학


출처 : 淨土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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