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되새기기

[스크랩] 지옥의 길 열반의 길

수선님 2018. 11. 2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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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사위국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지옥으로 가는 여덟 가지 길과 열반으로 가는 여덟 가지 길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이렇게 말씀했다.

 

“지옥으로 가는 길도 여덟 가지가 있고, 열반으로 가는 길도 여덟 가지가 있다. 잘 듣고 명심하여 빠뜨리는 일이 없도록 하라. 그러면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첫째는 올바른 소견(正見)을 갖는 것이다. 그러면 열반으로 향할 것이다. 그러나 삿된 소견(邪見)을 가지면 지옥으로 향하게 된다.

 

둘째는 올바른 사색(正思惟)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열반으로 향할 것이다. 그러나 삿된 사색(邪思惟)을 하면 지옥으로 향하게 된다.

 

셋째는 올바른 말(正語)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열반으로 향할 것이다. 그러나 삿된 말(邪語)을 한다면 지옥으로 향하게 된다.

 

넷째는 올바른 업(正業)을 행하는 것이다. 그러면 열반으로 향할 것이다. 그러나 삿된 업(邪業)을 행하면 지옥으로 향하게 된다.

 

다섯째는 올바른 생활(正命)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열반으로 향할 것이다. 그러나 삿된 생활(邪命)을 하면 지옥으로 향하게 된다.

 

여섯째는 올바른 정진(正精進)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러면 열반으로 향할 것이다. 그러난 삿된 정진(邪精進)을 실천하면 지옥으로 향하게 된다.

 

일곱째는 올바른 사념(正念)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러면 열반으로 향할 것이다. 그러나 삿된 사념(邪念)을 실천하면 지옥으로 향하게 된다.

 

여덟째는 올바른 선정(正定)을 닦는 것이다. 그러면 열반으로 향할 것이다. 그러나 삿된 선정(邪定)을 닦으면 지옥으로 향하게 된다.

 

수행자들이여. 이것이 지옥으로 가는 여덟 가지 길이고 열반으로 가는 여덟 가지 길이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한가한 곳이나 나무 밑에 앉아 좌선하기를 즐겨하고 게으르지 말라. 지금 부지런히 닦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느니라.”       

 

      <증일아함> 37권 팔난품(八難品) 제10경

 

‘이리가면 경상도길 저리가면 전라도길 돌아가면 충청도길…’ 유행가 가사가 아니더라도 인생에는 참으로 여러 가지 길이 펼쳐져 있다. 사람들은 이 길을 앞에 두고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망설인다. 불교는 이렇게 갈림길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을 제시한다. 정견에 의한 올바른 길을 가고, 사견에 의한 그릇된 길을 가지 말라는 것이다.

 

문제는 무엇이 올바른 길이고 무엇인 그릇된 길인가 하는 것인데, 이것을 판별하는 기준은 오직 한 가지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열반으로 향하는 길인가 지옥으로 향하는 길인가, 성스러움을 증익시켜주는 길인가 세속적 시비에 휘둘리는 길인가를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다. 만약 시비를 해서라도 열반으로 향할 수 있다면 그 길이 옳은 길이다. 반대로 거룩한 척해도 시비를 불러오는 것이면 지옥으로 향하는 길이 분명하다.

 

이 기준대로라면 불자가 가야 할 길과 가지 않아야 할 길은 분명하다. 정의나 원칙의 주장을 내걸고 싸움을 하는 일 따위는 당연히 가지 않아야 할 길이다. 반면 나도 즐겁고 다른 이도 편하게 하는 길이라면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 설령 남들이 바보라고 하거나 현실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나 욕심에 눈이 가린 사람들은 이런 판단을 하지 않는다. 무조건 싸워서 승리하면 그것이 정의고 진리지, 패배하고 나서 아무리 억울해한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한다. 이런 주장은 세속적 관점에서는 일리 있는 말이기는 하다. 다만 이에 대해 부처님이 동의해주실 지는 의문이다. 하긴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이미 부처님도 안중에 없는 사람들이지만…. 열반의 길과 지옥의 길이 엇갈리는 운명의 교차점은 바로 여기가 아닌가 싶다.

 

홍사성/불교평론 편집위원

출처 : 淨土를 그리며...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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