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스크랩] 대지도론(大智度論) 46. 복덕이 없는 자는 부처님을 만나지 못한다.

수선님 2018. 12. 2. 12:40

[문] 마하연경에는 그런 일이 있겠지만, 우리 성문의 법에는 시방불(十方佛)135)이란 없다. 오직 과거의 석가모니불과 구진야(拘陳若)136) 등 백분의 부처님과 미래의 미륵불 등 5백 부처님이 계실 뿐이다.

 

[답] 마하연론 가운데 갖가지 인연으로 3세와 시방의 부처를 설명하고 있다.

왜냐하면 시방세계에는 노․병․사․음(婬)․노(怒)․치(癡) 등 모든 번뇌가 있기 때문이다.

  
  
  
132) 범어로는 Siṃhadundubhisvararāja.
133) 범어로는 Ālokarāja.
134) 범어로는 amitābha. amitāyus. 아미타(阿彌陀)는 amitā의 음사어이다. 무량광(無量光)ㆍ무량수(無量壽)라고 하며, 아미타여래(阿彌陀如來)ㆍ미타(彌陀)라고도 한다.
135) 범어로는 Daśadigbuddha.
136) 범어로는 Kaundin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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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각각의 땅에 나타나신 것이다.

 

경에 말씀하시기를 “노․병․사의 번뇌가 없다면 부처님들께서는 세상에 나타나시지 않았을 것이다”고 했다.

또한 환자가 많으면 약사(藥師)도 많은 법이다. 그대들의 성문법인 『장아함(長阿含)』 가운데 비사문왕(毘沙門王)137)이 게송으로 부처님께 이렇게 물었다.
  
  과거․미래․현재의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려 귀의하옵고
  또한 석가모니부처님께도
  목숨 바치어 귀의합니다.
  

그대의 경에서는 과거․미래․현재의 부처님을 말할 때 머리를 조아려 귀의한다 하였고, 석가모니부처님에게는 목숨을 바쳐 귀의한다고 하였다. 이것만으로도 현재에 다른 부처님이 계시는 것이다.

 

만일 다른 나라에 부처님이 안 계시다면 어째서 먼저 3세의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리고 다시 석가모니부처님께 목숨 바쳐 귀의한다 하였겠는가?

 

이 왕은 아직 애욕을 여의지 못하고 있다가 석가모니부처님에게서 도를 얻어 경애하는 마음이 무거웠기에 목숨을 바쳐 귀의하며, 다른 부처님에게는 다만 머리만을 조아렸던 것이다.

 

[문] 부처님의 입으로 말씀하신 바에 의하면 한 세간에 두 부처님이 나타나시지 않고 한때에 두 전륜왕이 나타나지도 않는다 하셨으니, 이것으로 미루어 보건대 현재에 다른 부처님이 계실 수가 없을 것이다.

 

[답] 비록 그런 말이 있기는 하나 그대는 그 말의 뜻을 잘못 알았다. 부처님의 말씀은 한 삼천대천세계에서 한때에 두 부처님이 나오시는 일이 없다는 뜻이지 시방세계에 현재의 다른 부처님이 계시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137) 범어로는 Vaiśramaṇ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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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하의 세계 가운데 한때에 두 전륜성왕이 나타나지 않는 것과 같나니, 이 큰 복덕을 지닌 사람에게는 대적하거나 세상을 함께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천하에는 한 명의 전륜성왕이 있듯이 부처님도 그와 같아서 삼천대천세계에 두 부처님이 나오시지 않는다.

 

부처님과 전륜성왕은 경에서 한 종류로 말씀하셨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다른 사천하에 다시 전륜성왕이 있다고 믿으면서도 다른 삼천대천세계에 다른 부처님이 계심을 믿지 않는가?

 

또한 한 부처님으로서는 모든 중생을 제도하지 못한다. 만일 한 부처님이 모든 중생을 다 제도하신다면 다른 부처님이 필요치 않고 오직 한 부처님만 나타나시겠지만, 모든 부처님들의 법이 그렇듯 제도할 중생만을 제도하고는 멸도하심이 마치 초가 다하면 불이 꺼지는 것 같다. 유위의 법은 무상하며 성품이 공하기 때문이니, 이런 까닭에 현재에 다른 부처님이 계셔야 하는 것이다.

 

또한 중생들이 한량없다면 그들의 고통도 한량이 없다. 그러므로 위대한 마음을 지닌 보살이 나와야 하고, 또한 한량없는 부처님도 나타나시어 중생들을 제도하심이 있는 것이다.

 

[문] 경에서 말씀하시듯이 한량없는 세월 동안에 부처님이 가끔 나타나심이 마치 구담바라(漚曇婆羅)138)나무의 꽃이 때때로 한 번씩 피어나는 것 같다. 만약에 부처님이 시방에 충만하다면 부처님은 나타나기 쉽고 구제하기도 쉽거늘 어찌하여 만나기 어렵다 하는가?

 

[답] 그렇지 않다. 한 대천세계에서 부처님이 한량없는 시간을 지나 가끔씩 나타나신다는 말이지 온갖 시방세계에서 만나기 어렵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죄 있는 사람들이 공경할 줄 모르고, 부지런히 도를 구해 정진하지도 않나니, 이런 까닭에 부처님은 한량없는 시간을 지나 때때로 한 번씩 나타나신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이 중생들은 온갖 죄의 과보 때문에 악도(惡道)에 떨어져 한량없는 겁 동안 부처님의 이름을 들은 적도 없거늘 하물며 부처님을 뵈올 수 있으랴.

  
  
  
138) 범어로는 udunb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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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심은 어려운 일인 것이다.

 

[문] 만일 현재의 시방세계에 많은 부처님과 보살이 계시다면, 지금 모든 중생이 죄악과 고통이 많거늘 어찌하여 와서 구제하지 않는가?

 

[답] 중생들은 한량없는 아승기겁 동안 죄의 때가 매우 깊기에 비록 갖가지 남는 복이 있더라도 부처님을 만날 공덕이 없기 때문에 부처님을 뵐 수 없다. 이런 게송이 있다.

  
  좋은 복의 과보, 아직 가깝지 않고
  쇠퇴한 죄악, 아직 제하지 못했기에
  지금 큰 위덕 지니신 분 뵙지 못하고
  힘을 지니신 분 만나지 못하네.
  
  큰 위덕의 여러 성인들
  마음에 분별이 없어서
  모든 이에게 자비 베푸사
  한꺼번에 제도하려 하시네.
  
  중생들의 복덕이 익어지고
  지혜와 근기도 영리해지면
  혹은 제도의 인연을 드러내어
  즉시에 해탈을 얻게 하네.
  
  마치 대용왕(大龍王)139)
  원을 좇아 많은 비를 내려 주듯이
  죄와 복은 본래의 행을 좇아
  각각 받음과 같다네.
  
  
  
139) 범어로는 Mahānā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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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만약에 스스로 복덕이 있거나 스스로 지혜가 있는 이라야 부처님이 능히 제도하시고, 만약에 복덕과 지혜가 없으면 부처님이 제도하시지 않는다면, 스스로 복덕과 지혜가 있는 이는 부처님의 제도를 기다릴 필요가 없으리라.

 

[답] 이 복덕과 지혜는 부처님의 인연에서 나온 것이니, 만약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타나시지 않는다면 보살들이 10선(善)140)의 인연과 4무량의(無量意)141)와 뒷세상의 죄복의 과보와 갖가지 인연으로써 교화해 인도하시며, 만약에 보살이 없을 때에는 갖가지 경에서 말씀하듯이 사람들이 그 법을 얻어 복덕의 인연을 행하는 것이다.

 

또한 사람에게 비록 복덕과 지혜가 있으나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타나시지 않았다면, 이 세계에서 과보를 받아도 도를 얻을 수가 없다. 만약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타나신다면 여기에서 비로소 도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큰 이익이니, 마치 사람에게 눈이 있더라도 해가 뜨지 않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나니, 해가 떠서 밝아지면 보이는 것이 있는 것과 같다. 그러니 “나에게 눈이 있거늘 해가 무슨 필요가 있으리오”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다. 곧 두 가지 인(因)과 두 가지 연(緣)에 의하여 능히 바르게 본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첫째는 남에게 법을 들음이요, 둘째는 스스로가 속으로 법답게 사유함이다. 복덕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또한 착한 마음과 예리한 근과 지혜를 낳는 일이기 때문에 여법하게 사유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에 의해 제도됨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갖가지 오해[違錯]가 있다.

이제 반야바라밀의 논의를 시작하고자 하기에 더 이상 자세히 다른 일을 거론할 수가 없다.
  
  
140) 범어로는 Daśakuśala. 열 가지 선한 행위로서, 불살생(不殺生)․불투도(不偸盜)․불망어(不妄語)․불기어(不綺語)․불사음(不邪淫)․불악구(不惡口)․불양설(不兩舌)․불탐욕(不貪慾)․부진에(不瞋恚)․불사견(不邪見)을 말한다.
141) 범어로는 Catvāryapramāṇāni.

 

 

 

 

 

대지도론(大智度論) 46. 복덕이 없는 자는 부처님을 만나지 못한다.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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