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보리행론 해설 134. 다양한 학문의 필요성
사물의 본질을 얘기할 때 요즘 흔히 얘기하는 물리학, 심리학, 화학이라는 것이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볼 때 굉장히 광범위해 집니다. 연기라는 말 속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요소가 이 연기에 포함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알아야 합니다. 어째서 그런가.
불교라는 것은 이성과 지혜를 총체적으로 사용하여 이것으로 내면의 마음을 제어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륵보살이 보성론에서 ‘대오과(大五科) -다섯 가지 학문을 경시하지 마라.’ 라고 말씀하셨듯이 다양한 학문의 필요성을 말씀하고 있는 것이지요. 대오과는 인도에 존재했던 5대 학문을 의미합니다. 대오과 가운데 의학을 제외하고는 현대학문이 여기에 모두 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불교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외사상을 모두 알아야 하고 그것을 앎으로써 상위체계의 더욱 심원한 사상들을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견해의 잘못된 바를 끊고, 그것을 끊기 위해 자신의 종교 철학은 물론 다른 이들이 인정한 바 즉 이전의 타종교나 철학에서 인정했던 것이나 지금의 타종교나 철학에서 인정하는 바를 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무아조세(無我粗細)의 순서를 이해하기 위해 무아사상에서 조세의 차이와 특징을 안다면 각 무아사상의 깊이와 특성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 그저 ‘아 심원한 무아사상이라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라고 생각하는 정도밖에는 되지 않겠지요.
무아를 인정하는 불교의 4대 철학이 인정한 방식을 이해하면 무아를 인정하는 점에선 같지만 무아에 대한 다른 이해 - 깊고 얕음이라고 할까요, 심오한 차이랄까, 이성과 지혜를 통해 세세한 부분까지 고찰하면 이로 인한 이해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런 것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이 차이는 큰 도움이 되기에 무아조세의 순서 이해를 위해 내외의 교의를 알아야 합니다.
“요약하여 두 가지, 총괄과 차별을 설하노라.
첫 번째 둡타(성극일종의:成極一宗義)라고 하는 말은 임의로 지은 것이 아니니
이는 부처님의 경에서 이미 말씀한 까닭이다.”
둡타(종의)라고 하는 것은 깊이 사유하고 분석 통찰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즉각적 사고나 행동, 햇볕이 뜨거울 때 피하고 추울 때 찾거나 뜨거움을 피해 그늘을 찾는 것은 동물도 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태양은 어떤 것인가? 태양의 온도는 어떤가? 태양이 얼마큼 오래 되었나, 미래에 어떤 변화를 가질 것인가' 따위를 동물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간만이 이것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점점 깊이 연구하다보면 태양 또한 한계가 있고 태양의 한계를 5~60억만년 정도라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 지구가 생성된 지 50억년이라고 합니다. 지금 자세히 기억나진 않습니다만 결과적으로 태양에 대한 이해를 가집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어째서 태양이 생긴 것일까 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측량한 것 아마 이것을 common sense 즉 보편적으로 체험 인식되는 것, 행불행의 감각이 일어나는 것 이러한 것을 일반상식이라 하며 우리들 추측에 의한 비량에서 현량에 이른다는 것은 결국 일반상식을 근거로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이유를 밝히는 과정에서 우리의 일반상식인 common sense가 존재하지 않는가?
누가 보더라도 부정할 수 있는 선에서 진실을 규명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바탕에 근거해 여러 가지로 측량한 결과, '이럴 수밖에 없다'는 자신의 판단에 성립된 기준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생각 된다’고 하는 것은 한가한 소리지요. 분석하여 깊이 사유하고 이치를 따져 ‘내 생각에 틀림없다’고 하는 통찰의 기준이 생기게 됩니다. 성립되는 기준을 두는 것, 이를 종의라고 합니다.
‘둡바’라는 것은 ‘존재 성립함’이란 뜻이고 ‘타’라는 것은 통찰을 통해 기준점을 두는 것.
이것을 종의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요.
일반적으로 인(人)이라 하면 ‘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나’라는 생각을 가진 이를 인(人)이라고 규정합니다.
생명체라면 하찮은 미물이라도 모두 ‘나’라는 생각을 가집니다.
나라는 생각 때문에 작은 벌레조차도 자신을 귀히 여기는 생각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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