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초품 중 단바라밀의 법시(法施)를 풀이함② |
[문] 어떤 것을 단바라밀1)의 원만함이라 하는가? |
[답] 단(檀)의 뜻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거니와 바라밀(波羅蜜)이란 보시의 강을 건너 피안에 이름을 말한다. |
[문] 어떤 것을 피안에 이르지 못했다 하는가? |
[답] 비유하건대 강을 건너다가 도중에 돌아오는 것을 일러 ‘피안에 이르지 못했다’ 한다. |
예컨대 사리불은 60겁 동안 보살도를 행하면서 보시의 강을 건너려했는데 어떤 걸인(乞人)이 와서 그의 눈을 달라고 했다.
이에 사리불이 말했다. |
“눈을 맡기다니 이는 승낙할 수 없는 일이다. 차라리 내 몸이나 재물이 필요하다면 주겠다.” |
걸인이 대답했다. |
“그대의 몸이나 재물은 필요치 않다. 오직 눈을 얻고자 하니, 그대가 진실로 보시를 행한다면 눈을 달라.” |
그때 사리불이 눈알 하나를 뽑아 주니, 걸인은 그 눈을 받아들고 사리불의 앞에서 냄새를 맡았다. 그러더니 싫은 냄새가 난다고 하면서 침을 뱉어 땅에 버리고는 발로 밟아 비볐다. |
1) 범어로는 dāna-pāramita. 단(檀)은 dāna. 베풂을 행해 완전하게 만드는 일이다. 보시바라밀(布施波羅蜜)을 말한다. |
[463 / 805] 쪽 |
사리불이 생각했다. |
“이렇게 포악한 사람은 제도할 길이 없겠구나. 눈이 실제로 필요치도 않은데 기어코 달라더니 침을 뱉어 버리고 또한 발로 밟아 버렸다. 어찌 이다지도 포악할 수 있을까. 이런 사람은 제도할 수 없다. 차라리 스스로 닦아 신속히 생사를 벗어나느니만 못하겠도다.” |
이렇게 생각하고는 보살도에서 물러나 소승으로 회향하였으니, 이것이 곧 피안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
만일 곧장 나아가서 물러나지 않고 불법을 끝내 성취하였다면 ‘피안에 이르렀다’ 하리라. |
또한 어떤 일을 완성하여 끝내는 것을 ‘피안에 이르렀다’ 한다. |
또한 이쪽 언덕이란 인색함이요, 보시란 강이요, 피안이란 불도를 말한다. |
또한 있다 없다 하는 소견은 이쪽 언덕이요, 있다 없다 하는 소견을 깨뜨린 지혜는 피안이요, 부지런히 보시를 닦는 것은 강 복판에 있는 것을 말한다. |
또한 보시에는 두 종류가 있으니, 하나는 마(魔)의 보시요 둘은 부처의 보시이다. |
만일 보시하되 번뇌[結使]의 도적에게 끄달려 근심하고 걱정한다면 마의 보시이니, 일컬어 이쪽 언덕[此岸]이라 한다.
만일 청정하게 보시하여 번뇌의 도적이 없고 두려움이 없이 불도에 이른다면 이것은 부처의 보시이니, 일컬어 피안에 이르렀다 한다. |
이것이 바라밀이다. |
대지도론(大智度論) 105. 눈알을 뽑아주고나서 보살행을 포기한 사리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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