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스크랩] 대지도론(大智度論) 107. ★ 보시한 물건은 끝내 공하여 열반의 모습과 같다.

수선님 2019. 1. 6. 11:55

[문] 아라한과 벽지불도 능히 피안에 이르는데 어찌 바라밀이라 하지 않는가?

 

[답] 아라한과 벽지불이 피안에 이르는 것은 부처님이 피안에 이르는 것과 이름은 같으나, 실제는 다르다.

저들은 생사로써 이쪽 언덕을 삼고 열반으로써 피안을 삼거니와 보시바라밀의 피안으로 건너가지는 못한다.

 

그것은 왜냐하면 온갖 물건과 온갖 때와 온갖 종류로 베풀지 못하며,

설사 베풀더라도 큰 마음이 없거나 무기심(無記心)3)이거나 유루의 선심(善心)이다.

 

혹은 무루의 마음으로 보시하더라도

크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어서 온갖 중생을 위하여 베풀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살의 보시란, 베푸는 일이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무루이고 무위이어서 열반의 모습과 같음을 알아 온갖 중생을 위하여 보시하나니, 이를 단바라밀이라 한다.

 

또한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모든 물건을 종류를 막론하고 안팎으로 모두 보시하고도 과보를 구하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것이 단바라밀이다” 한다.

 

 

또한 다함이 없으므로 단바라밀이라 한다.

 

그것은 왜냐하면 보시한 물건은 끝내 공하여 열반의 모습과 같음을 알고,

그러한 마음으로 중생에게 베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보시의 과보 역시 다할 수 없으니, 이것을 단바라밀이라 한다.

 

 

5신통력을 갖춘 선인이 있었는데, 그는 훌륭한 보물을 돌 속에 감추어 두고는

이 보물을 보호하기 위하여 금강을 갈아 발라서 깨뜨릴 수 없게 만들었다.

 

보살의 보시도 그와 같아서 열반의 실상을 아는 지혜로써 갈아 발라서 그 보시가 다함이 없게 하는 것이다.

 

또한 보살은 모든 중생을 위하여 베푸는데,

중생의 수효가 다할 수 없으므로 보시 역시 다할 수가 없다.

  
  
3) 선(善)도 악(惡)도 아닌 마음. 무기(avyākṛta) 아직 선(善)이나 악(惡)이 발현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466 / 805] 쪽
또한 보살은 불법을 위하여 베푸는데, 불법이 한량없고 끝이 없으므로 보시 역시 한량없고 끝이 없다.

그러므로 아라한이나 벽지불은 비록 피안에 이르기는 하였으나 바라밀이라 부르지는 못한다.

 

 

[문] 어떤 것을 ‘갖추고 원만히 했다’ 하는가?

 

[답]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보살은 능히 온갖 것으로써 베푼다.

 

곧 안팎의 것, 크고 작은 것, 많고 적은 것, 거칠고 고운 것, 애착되고 애착되지 않는 것, 쓰는 것과 쓰지 않는 것 등 이런 것 모두를 보시하여 아까워하는 마음이 없으며,

 

균등하게 일체 중생에게 주되 어른에게는 주지만 애들에게는 주지 않는다거나 출가한 사람에게는 주지만 출가치 않은 사람에게는 주지 않겠다거나 인간에게는 주지만 새․짐승에게는 주지 않겠다 하지는 않는다.

 

모든 중생에게 평등한 마음으로 베풀며, 베풀고는 보답을 구하지도 않는다.

 

 

또한 보시의 실상을 얻는 것을 ‘갖추고 원만히 한다’고 한다.

 

또한 낮과 밤, 겨울과 여름, 길한 때와 쇠퇴한 때를 가리지 않고

언제나 항상 평등하게 베풀되 마음으로 후회하거나 아까워하는 일이 없으며,

나아가서는 머리․눈․골수까지도 베풀되 인색하지 않으니, 이것을 ‘갖추고 원만히 한다’고 한다.

 

 

또한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보살이 초발심으로부터 보리수 하의 서른네 가지 마음[三十四心]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의 것을 일컬어 ‘보시를 구족하고 원만히 했다’고 한다.”

 

 

또한 7주(住)의 보살은 온갖 법의 실상을 아는 지혜를 얻는데,

이때에 불국토를 장엄하고 중생을 교화하며, 부처님들께 공양하여 큰 신통을 얻는다.

 

곧 능히 한 몸을 나누어 무수한 몸을 짓고 낱낱 몸에서 모두 7보의 꽃과 향과 번기와 일산을 비 내리며,

수미산같이 큰 등을 변화해 만들어 시방의 부처님과 보살에게 공양한다.

 

또한 묘한 음성을 내어 부처님의 공덕을 찬송하고 예배하고 공양하고 공경하여 맞이한다.

 

 

또한 이 보살이 시방의 한량없는 아귀 국토에 갖가지 음식과 의복을 비 내려 충만하게 하여 그들로 하여금 모두 만족하게 한 뒤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한다.

  
[467 / 805] 쪽
  
또한 축생의 갈래에 들어가서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착해져서 서로 해치려는 의도를 없애 그들을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며, 그들이 제각기 구하는 바를 만족하게 하고, 그러한 뒤에는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한다.

 

지옥의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 무리 가운데서는 지옥의 불은 꺼지게 하고 끓는 물은 차게 하며, 죄는 그치게 하고 마음은 착하게 하여 그들의 기갈을 제거해주며, 하늘이나 인간에 태어나게 한다.

 

이런 인연으로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된다.

 

가령 시방의 인간 가운데 빈궁한 이에게는 재물을 주고, 부귀한 이에게는 특이한 맛과 모양[色]을 주어 그들로 하여금 기쁘게 하나니, 이런 인연으로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된다.

 

가령 욕계의 하늘에 이르러서는 그들로 하여금 하늘의 욕락을 버리게 하고 묘한 보배인 법락(法樂)을 베풀어 그들을 기쁘게 만드나니, 이런 인연으로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된다.

 

가령 색계의 하늘에 이르러서는 그들의 쾌락에의 집착을 제거해 주고 보살의 선법(禪法)을 즐기게 하나니, 이런 인연으로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된다.

 

이렇게 하여 10주(住)까지 이르니, 이를 ‘보시바라밀을 갖추고 원만히 했다’고 한다.

 

또한 보살에게는 두 가지 몸이 있으니, 하나는 업에 매여 나는 몸이요, 둘은 법의 몸[法身]이다.

이 두 가지 몸으로 단바라밀을 채우는 것을 일컬어 ‘단바라밀을 구족한다’고 한다.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글쓴이 : - 해탈 -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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