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전은 전생의 업보를 알아보는 경이다. <점찰선악업보경(占察善惡業報經)>에서는 참회하라고 가르친다. 참회야 말로 전생 성적표를 바꿀수 있는 지름길임을 중생들에게 제시한다. 참회는 가슴으로 아는 길이다. 머리로만 알면 바꿔지지 않는다. 머리로만 아는 것은 지식의 차원이지 진정한 앎의 차원은 아니다. 지식만으로는 인간을 변화시키기 힘들다. 머리에 들어온 지식을 충전하여 다시 한번 로켓을 아래로 발사하여 가슴에 꽂혔을 때 눈물이 나온다. 눈물을 흘려야만 참다운 앎이다. 눈물을 동반하는 참다운 앎이야말로 전생성적표에서 인간을 해방시킨다. 이는 참회에서 나온다. 참회없이 백날 선방에 앉아 보아야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것이다. 조용헌/원광대 강사
전생에 악업을 많이 행했는가, 아니면 선업을 많이 행했는가를 살피는 경전이다. 쉽게 말하면 전생성적표를 열람하는 경이다. 금생은 전생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예를 들어 중학교때 반에서 꼴찌를 했다면 고등학교에 가서도 역시 성적이 좋기는 어렵다. 전생에 다른 사람 가슴아픈 일을 많이 저질러 놓고 금생에 좋은 꼴을 보면서 살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망한 노릇이 아닐수 없다.
인생살이가 어찌 욕심대로 되겠는가. 그러나 중학교때 꼴등 했다고 해서 고등학교때도 역시 꼴등한다는 법은 없다. 밤잠 안자고 죽어라고 공부하면 60등인 사람이 40등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문제는 죽어라고 공부해야 한다는데 있다. 죽어라고 노력하지 않으면 역시 전생 습관대로 살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꼴등하기 쉽다. 전생성적표를 바꾸기 위해서는 죽어라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그렇다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가? 그 방법이 무엇인가?
내가 직접 해보니 그렇다. 머리보다는 가슴을 때려야 한다. 가슴을 치는 수행법이 참회법이고, 이 참회법에 바탕한 불교신앙이 미륵신앙이다. 진표율사 이래로 한국의 미륵신앙에서는 참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때 참회와 함께 단골로 등장하는 경전이 바로 <점찰선악업보경>이다. 기록에 의하면 진표율사는 <점찰선악업보경>에 의거하여 많은 중생들을 제도하였다고 한다.
이 경전의 특징은 전생의 업보를 알려 준다는 데에 있다. 불교신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전생이 무엇이었을까 한번쯤 궁금해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승들의 답변은 ‘금생에 하는 행동거지를 보면 너의 전생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이치로야 백번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하근기 중생들의 처지에서 보면 너무나 추상적인 대답이 아닐수 없다. 하근기 중생은 좀더 직설적이고 화끈한 처방이 필요하다. 그래야 신심이 생긴다. ‘너는 전생에 사람을 칼로 찔러 죽이고 가난한 사람의 돈을 많이 횡령하였다. 그러니 매일 불전에서 천배씩 백일동안을 참회하고, 양로원에 가서 의지할데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옷을 일년간 빨래하라’ 등의 직접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인간은 자신의 전생 업보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때, 구체적으로 참회할 마음을 내는 것 같다. 추상적으로 파악하면 아무래도 그 후속타는 추상적이기 쉽다. 구체적이어야 참회한다. 이러한 구체성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점찰선악업보경>이 지닌 장점이라 하겠다.
경전의 앞머리에 점찰이라는 말이 암시하듯이, 전생업보를 아는 수단은 목륜(木輪)을 던져 점을 치는 방법이다. <점찰선악업보경>에서 말하는 목륜의 모습은 이렇다. 나무를 깎아서 겉은 둥굴고 속의 구멍은 네모나게 뚫은 것이다. 엽전의 형태를 연상하면 쉽다. 목륜에는 10륜, 3륜, 6륜의 3종류가 있다. 과거세에 지은 선악업 종류의 차별을 점치는 데에는 10륜을 사용하고, 과거세 업의 강약대소를 점치는 데에는 신, 구, 의 삼업을 각각 써넣은 3륜을 사용한다.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에 받는 과보의 차별을 점치는 데에는 6륜을 사용하여 여기에 1에서 18까지 수를 써서 각각 이것을 던지게 하여 선악고락을 판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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