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행법(간화선)

[스크랩] [간화선] 조사선의 의미와 그 흐름

수선님 2019. 1. 13. 12:26
조사선의 의미

죽이는 칼(殺人刀)과 살리는 칼(活人劍), 이것은 존재의 본래 모습이자 살아 흐르는 삶의 알맹이다. 그러니 죽임에 대해 말하더라도 터럭 하나 다치지 않고, 삶에 대해 말하더라도 곧 목숨을 잃고 만다. 깨달음 그 자리는 어떤 성인도 전할 수 없는 것이니 어거지로 깨닫고자 하는 이는 물 속의 달을 건지려는 원숭이와 같다.
(殺人刀活人劍 乃上古之風規 亦今時之樞要. 若論殺也 不傷一毫. 若論活也 喪身失命. 所爾 向上一路 千聖不傳 學者勞形 如猿捉影.)
-『벽암록』 제12칙. 洞山麻三斤

조사선祖師禪이란 깨달음을 완성한 모든 조사들이 본래 이뤄져 있는 깨달음의 세계를 바로 눈앞에 들어 보인 법문이다. 이 법문에 들면 말길과 생각의 길이 끊어지고 스스로가 본래 부처임을 명확히 깨달아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 자재한 삶을 누리게 된다.

체로금풍體露金風이라는 말이 있다. 가을바람에 잎이 다 떨어지면 나무의 본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에 맑은 가을바람이 충만한 것을 표현한 말이다. 이와 같이 누구라도 조사선의 법문을 들으면 말과 생각이라는 자아의 존재방식이 허물어져 법계의 참 모습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조사선이란 바로 이와 같은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마흔다섯 해 동안 길에서 길로 다니며 쉼없이 가르침을 펴다가 마침내 스스로 체득하신 깨달음의 세계를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방법으로 마하가섭 존자에게 전하니, 이 일의 기연機緣은 다음과 같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는 한 송이 연꽃을 들어 많은 대중 앞에 보이셨는데 그 대중들 가운데 오직 마하가섭 존자만이 빙그레 미소지었다. 부처님께서 연꽃을 들어 마음을 보이시자 가섭존자가 그 마음을 바로 깨닫고 미소로 화답해 드린 것이다. ‘꽃을 드시자 빙그레 웃네’ 이른바 ‘염화미소拈花微笑’가 바로 이것이다.

선禪은 염화미소의 뜻깊은 기연으로 탄생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이 염화미소의 기연 외에도 두 번 더 이심전심의 방법으로 가섭존자에게 마음을 전하였으니 이것을 ‘삼처전심三處傳心’이라 한다.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 가섭존자에게 전해주신 법은 그 뒤로도 스승과 제자 사이에 끊어짐이 없이 계승되었다.

인도에서 스물여덟 번째로 이 법을 물려받은 분은 보리 달마菩提達摩 조사이다. 달마 조사는 중국으로 건너와 부처님의 진정한 선법禪法을 전하여 동토東土의 첫 조사가 되었던 것이다.


조사선의 흐름

중국의 선종禪宗은 인도의 스물여덟 번째 조사이자 중국 조사선의 첫 번째 조사인 달마 선사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리하여 부처님께서 전하신 선법은 초조 달마(達摩 ?~?), 이조 혜가(慧可 487~593), 삼조 승찬(僧璨 ?~606), 사조 도신(道信 580~651), 오조 홍인(弘忍 594~674), 육조 혜능(慧能 638~713) 선사를 통해 면면히 계승되어 선종의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였다. 마하가섭 존자로부터 혜능 선사까지 선법을 이어온 전법조사들은 모두 서른 세 분이다. 그래서 삼십삼 조사 또는 삽삼조사?三祖師라 일컫고 있다.

선은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 마하가섭 존자에게 마음을 보여주신 일에서 싹이 텄다. 이 선법이 여러 조사들을 거쳐 중국에 이르게 되었으니, 달마 조사께서는 소림사에서 면벽구년面壁九年으로 마음자리를 보이셨고 역대 조사들께서도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가며 전해 왔기에 이를 조사선이라 한다.

조사선을 중국에 실질적으로 정착시킨 분이 육조 혜능六祖慧能 선사이다. 혜능 선사는 모든 사람이 본래 지닌 자성自性을 직시하여 바로 그 자리에서 몰록 깨치는 돈오견성頓悟見性을 천명하였다. 중국의 선종이 면면히 흐를 수 있었던 것은 혜능 선사가 이러한 돈오 선법을 온몸으로 펼쳐 냈기 때문이다.

혜능 선사의 선법을 확고히 다진 분은 선사의 제자인 하택 신회(荷澤神會 670~762) 선사이다. 그는 오조 홍인 선사의 문하에서 선법을 익혔던 신수(神秀 606~706) 선사와 그의 문하 보적(普寂 651~739) 선사가 가르친 선을 북종선北宗禪이라 부르고, 혜능 선사의 선법을 남종선南宗禪이라 하였다. 신회 선사는 북종선이 점차적인 닦음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는 점수법漸修法으로 조사선의 방계傍系이며, 혜능 선사의 남종선이 달마 조사가 전한 돈오법頓悟法으로 정통이라 하였다. 곧 신수 선사의 북종선은 점차적으로 이르는 점수법인 반면 혜능 선사의 남종선은 마음을 단도직입하여 견성하는 돈오법으로 이 두 선법은 수행과 깨달음의 길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신회 선사 이후 조사선을 크게 융성시킨 분들은 마조 도일(馬祖道一 709~788) 선사와 석두 희천(石頭希遷 700~790) 선사 문하의 선지식善知識들이다. 이들은 양자강 남쪽에 위치한 강서江西와 호남湖南 지방을 중심으로 조사선풍을 크게 진작시켰다. 마조 선사의 법은 남악 회양(南岳懷讓 677~744) 선사가 전했고, 석두 선사의 법은 청원 행사(靑原行思 ?~741) 선사가 전했다. 마조와 석두 선사는 조사선의 가르침을 널리 펼쳐 뛰어난 제자들을 많이 거두어 선종을 역사 속에 확고히 뿌리내리게 하였다.

예를 들면 마조 선사의 많은 제자 중에 백장 회해(百丈懷海 749~814) 선사가 있다. 백장 선사는 선원禪院의 청규淸規를 제정하고 중국에 최초의 선 수행공동체인 총림叢林을 만들었다. 또한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一日不作 一日不食)’는 생활 원칙을 스스로 실천하여 자급자족하면서 수행에 전념하는 선원공동체의 기틀을 다져 선종을 역사의 반석 위에 우뚝 서게 하였다.

마조 선사와 석두 선사 문하의 많은 선지식들은 또 그 문하에 수많은 선사들을 배출하여 선법이 중국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에 널리 확산되게 하였다. 9세기에서 10세기 중반에 이르면 석두계에서는 조동종·운문종·법안종이, 마조계에서는 임제종·위앙종의 오가五家가 성립되었고, 다시 11세기 중반에 들면 임제종에서 황룡파와 양기파가 분립되니 이른바 오가칠종五家七宗이라는 중국 선종의 황금기를 누리게 된다.

이후 오가칠종이 점차 쇠퇴하여 12세기 중반이 되면 조동종 계통의 굉지 정각(宏智正覺 1091~1157) 선사가 묵조선?照禪을 선양하게 되었고, 임제종 계통의 대혜 종고(大慧宗? 1089~1163) 선사는 이를 비판하면서 간화선看話禪을 체계화하여 널리 확산시켰다. 그러므로 조사선은 다시 수행방법상 묵조선과 간화선으로 나뉘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에 이른다.

대혜 종고 선사가 체계화한 간화선은 조사선의 핵심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수행법이다. 즉 간화선은 조사선이 강조하는 견성 체험을 그대로 이어받았을 뿐만 아니라, 조사스님들께서 마음의 본래 면목을 바로 보였던 말길이 끊어진 말씀을 화두라는 형태로 잘 정형화해서 이 화두를 통해 지금 이 자리에서 마음을 깨치게 하는 탁월한 수행법이다.



출처 - 간화선 센터
http://www.buddhism.or.kr/_seon
출처 : 通達無我法者
글쓴이 : CD굽던노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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