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지 않는다 했는데, 술에는 세 종류가 있다. 곧 첫째는 곡주요, 둘째는 과실주요, 셋째는 약초주이다. |
과실주라 함은 포도나 아리타(阿梨陀)나무의 열매 등 갖가지 과일로 만든 것을 말한다.
약초술이라 함은 갖가지 약초에다 쌀가루나 감자즙[甘蔗]을 섞어서 능히 술로 변하게 만든 것과 네발 가진 짐승의 젖으로 빚은 술과 모든 젖을 익혀서 술이 되게 한 것을 말한다.
요컨대 마른 것, 젖은 것, 맑은 것, 흐린 것 등 이러한 것들이 사람의 마음을 들뜨고 방종케 하는 것은 모두 술 때문이라 하나니, 이 모두를 마시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하는 이유이다. |
[문] 술은 능히 추위를 없애고 몸을 이롭게 하며, 마음을 즐겁게 하거늘 어찌하여 마시지 못하게 하는가? |
[답] 몸을 이롭게 하는 것은 극히 적은데 해롭게 하는 것은 매우 많다. 그러므로 마시지 말아야 한다. 비유하건대 마치 보기 좋은 음료수에 독이 섞인 것과 같다. |
독약이란 어떤 것인가? 부처님께서는 난제가(難提伽)23) 우바새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
23) 범어로는 Nandika. |
[528 / 805] 쪽 |
“술에는 서른다섯 가지 허물이 있느니라.
첫째는 이 세상의 재물이 헛되이 사라지나니, 그것은 왜냐하면 사람이 술을 마셔 취하면 마음에 절제가 없어져서 법도가 없이 돈을 써버리기 때문이다.
둘째는 뭇 병의 문이 되고, 셋째는 싸움의 근본이 되고, 넷째는 벌거벗고도 부끄러움이 없고, 다섯째는 더러운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공경치 않고, 여섯째는 지혜가 가리어지고, 일곱째는 얻을 물건을 얻지 못한 채 이미 얻은 물건을 잃고, 여덟째는 숨겨야 할 일을 모두 남에게 발설하고, 아홉째는 갖가지 사업을 이루지 못하고, 열째는 취중에 많은 실수를 저지르고는 깬 뒤에 부끄러워하는 까닭에 근심의 근본이 되고, 열한째는 몸의 힘이 차츰 줄어들고, 열두째는 몸의 빛깔이 무너져가고, 열셋째는 아버지를 공경할 줄 모르고, 열넷째는 어머니를 공경할 줄 모르고, 열다섯째는 사문을 공경할 줄 모르고, 열여섯째는 바라문을 공경치 않고, 열일곱째는 취중에 황홀해져서 분별력을 잃은 까닭에 백부․숙부 등의 어른을 공경치 않고, 열여덟째는 부처님을 공경치 않고, 열아홉째는 법을 공경치 않고, 스무째는 스님들을 공경치 않고, 스물한째는 나쁜 자와 어울리고, 스물두째는 어진 이를 멀리 여의고, 스물셋째는 파계한 사람이 되고, 스물넷째는 부끄러움을 모르고, 스물다섯째는 여섯 감정을 지키지 못하고, 스물여섯째는 색을 따라 방종하고, 스물일곱째는 남들이 미워하여 보기를 싫어하고, 스물여덟째는 귀중한 친척과 친지들의 물리침을 받고, 스물아홉째는 착하지 못한 법을 행하고, 서른째는 착한 법을 버리고, 서른한째는 술로 인해 방일한 까닭에 밝은 사람과 지혜로운 어른의 신용을 받지 못하고, 서른두째는 열반을 멀리 여의고, 서른셋째는 미치광이의 씨앗을 심고, 서른넷째는 죽은 뒤에 고통스런 지옥에 떨어지고, 서른다섯째는 다시 사람이 되더라도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미치광이가 되느니라.” |
이러한 갖가지 허물이 있으므로 마시지 않아야 한다. |
게송으로 말하리라. |
술은 맑은 정신 잃게 하고 |
[529 / 805] 쪽 |
몸빛은 탁하고 보기 싫어지며 |
지혜로운 맘 어지러이 흔들리고 |
부끄러움 이미 사라져버리네. |
바른 생각 잃고는 심술만 늘고 |
기쁨을 잃고는 종족을 비방하네. |
그러니 마시는 게 이롭다 하나 |
실은 독약을 마시는 것이라네. |
화내지 않을 일에 화내고 |
웃지 않을 일에 웃어대고 |
울지 않을 일에 통곡하고 |
때리지 않을 일에 때리네. |
입을 다물 곳에 말을 하니, |
흡사 미치광이를 닮아서 |
온갖 착한 공덕 모두 죽이니 |
부끄러움 안다면 술 마시지 말라. |
이처럼 네 가지 죄를 짓지 않는다면, 이것이 곧 몸의 착한 율의(律儀)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곧 입의 착한 율의이니, 이를 우바새의 다섯 가지 율의라 한다. |
대지도론(大智度論) 128. 불음주, 술을 먹지 말라.
'대지도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대지도론(大智度論) 130. 일일계(一日戒)의 수계 방법 (0) | 2019.01.13 |
---|---|
[스크랩] 대지도론(大智度論) 129. 계율을 잘 지키면 이생이나 내생이나 근심이 없다. (0) | 2019.01.13 |
[스크랩] 대지도론(大智度論) 127. 불망어, 거짓말을 하지 말라. (0) | 2019.01.13 |
[스크랩] 대지도론(大智度論) 126. 불사음, 삿된 음행을 하지 말라. (0) | 2019.01.13 |
[스크랩] 대지도론(大智度論) 125. 몰래 훔치는 도적질은 매우 큰 중죄다. 불투도 (0) | 2019.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