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림없이 살고 죽고, 가고 머물며, 걸림없이 옷을 입고 벗으려 한다면, 지금 당장 이 말을 듣는 사람을 알아차리라.
그 자는 형체도 없고, 특성도 없으며, 뿌리도 근원도 없고, 머무는 곳도 없으나, 활활발발 살아있다.
그의 다양하게 반응하는 갖가지의 활동들로 말하자면, 그 활동들이 일어나는 장소는 실상은 아무 곳에도 없다. 그러므로, 그대가 그를 찾으면 그는 더 멀리 멀리 물러난다. 그대가 그를 쫓으면, 더욱 더 다른 쪽으로 길을 돌린다. 이를 일러 신비라 부른다.
- 임제 (866년)
진정한 개종
1. 한때 세존께서는 웨살라에서 큰 숲의 중각 강당에 머무셨다. 그때 릿차위 밧디야가 세존께 다가 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아서 릿차위 밧디야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 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들었 습니다. '사문 고따마는 요술쟁이다. 그는 개종시키는 요술을 알아서 다른 외도들을 제자로 개종시킨다.'라고. 세존이시여, '사문 고따마는 요술쟁이다. 그는 개종시키는 요술을 알아서 다른 외도들을 제자로 개종시킨다.' 라고 말하는 자들은 세존께서 말씀하신 대로 말한 것입니까?
"세존을 거짓으로 헐뜯지 않고, 세존께서 설하신 것을 반복한 것입니까? [세존께서 설하셨다고 전해진 이것을 반복하더라도] 어떤 사람도 나쁜 견해에 빠져 비난의 조건을 만나지 않겠습니까?
저는 세존을 비방하고 싶지 않습니다."
2. "보라 밧디야여, 그대는 소문으로 들었다 해서 [나의 말을 따르지 말라.] 대대로 전승되어 온다고 해서, '그렇다고 들었다.' 고해서, [우리의] 성전에 써 있다고 해서, 논리적이라고 해서, 추론에 의해서, 이유가 적절하다고 해서, 우리가 사색하여 얻은 견해와 일치 한다고 해서, 유력한 사람이 한 말이라 해서, 혹은 '이 사문은 우리의 스승이시다.' 라는 생각때문에 [그대로 따르지는 말라.]"
"밧디야여, 그대는 참으로 스스로가 '이러한 법들은 해로운 것이고, 이러한 법들은 비난받아 마땅하고, 이런 법들은 지자들의 비난을 받을 것이고, 이러한 법들을 전적으로 받들어 행하면 손해와 괴로움이 있게 된다.' 라고 알게 되면 그때 그것들을 버리도록 하라."
3. "밧디야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 사람의 내면에 탐욕이 일어나면 그것은 그에게 이익이 되겠는가 ? 손해가 되겠는가 ?"
"손해가 됩니다. 세존이시여."
"밧디야여, 심한 탐욕을 가진 사람은 탐욕에 사로잡히고 그것에 얼이빠져 생명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갖고, 남의 아내에게 접근하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또 다른 사람마저도 그렇게 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면 이것은 오랜 세월 그에게 손해와 괴로움이 되지 않겠는가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4. "밧디야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 사람의 마음속에 성냄이 일어나면, 그것이 그에게 이익이 되겠는가 ? 불행이 되겠는가 ?"
"불행이 됩니다. 세존이시여."
"밧디야여, 성을 잘 내는 사람은 성냄에 사로 잡히고, 그것에 얼이빠져 생명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갖고, 남의 아내에게 접근하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또 다른 사람마저도 그렇게 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면 이것은 오랜 세월 그에게 손해와 괴로움이 되지 않겠는가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밧디야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 사람의 마음속에 어리석음이 일어나면, 그것이 그에게 이익이 되겠는가 ? 불행이 되겠는가 ?"
"불행이 됩니다. 세존이시여."
"밧디야여, 어리석은 사람은 어리석은 [생각]에 사로 잡히고, 그것에 얼이빠져 생명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갖고, 남의 아내에게 접근하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또 다른 사람마저도 그렇게 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면 이것은 오랜 세월 그에게 손해와 괴로움이 되지 않겠는가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밧디야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 사람의 마음 속에 폭력이 일어나면, 그것이 그에게 이익이 되겠는가 ? 불행이 되겠는가 ?"
"불행이 됩니다. 세존이시여."
"밧디야여, 폭력적인 사람은 폭력적인 [생각]에 사로 잡히고, 그것에 얼이빠져 생명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갖고, 남의 아내에게 접근하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또 다른 사람마저도 그렇게 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면 이것은 오랜 세월 그에게 손해와 괴로움이 되지 않겠는가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5. "밧디야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이러한 법들은 유익한 것인가 ? 해로운 것인가 ? "
"해로운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비난받아 마땅한 것인가? 그렇지 않을 일인가?"
"비난받아 마땅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지자에 의해 비난받을 일인가? 칭찬받을 일인가?
"비난받을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전적으로 받들어 행하면 손해가 있고, 괴롭게 되는가? 아닌가? 그대의 생각에는 어떠한가?"
"세존이시여, 전적으로 받들어 행하면 손해가 되고, 괴롭게 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6. "밧디야여,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그대는 소문으로 들었다 해서, 대대로 전승되어 온다고 해서, '그렇다고 들었다.' 고 해서, [우리의] 성전에 써 있다고 해서, 논리적이라고 해서, 추론에 의해서, 이유가 적절하다고 해서, 우리가 사색하여 얻은 견해와 일치한다고 해서, 유력한 사람이 한 말이라 해서, 혹은 '이 사문은 우리의 스승이시다.' 라는 생각 때문에 그대로 따르지는 말라."
"밧디야여, 그대는 참으로 스스로가 '이러한 법들은 해로운 것이고, 이러한 법들은 비난받아 마땅하고, 이런 법들은 지자들의 비난을 받을 것이고, 이러한 법들을 전적으로 받들어 행하면 손해와 괴로움이 있게 된다.' 라고 알게 되면 그때 그것들을 버리도록 하라.' 라고 이렇게 말한 것은 이것을 반연하여 말한 것이다."
7. "보라 밧디야여, 그대는 소문으로 들었다 해서, 대대로 전승되어 온다고 해서, '그렇다고 들었다.' 고 해서, [우리의] 성전에 써 있다고 해서, 논리적이라고 해서, 추론에 의해서, 이유가 적절하다고 해서, 우리가 사색하여 얻은 견해와 일치한다고 해서, 유력한 사람이 한 말이라 해서, 혹은 '이 사문은 우리의 스승이시다.' 라는 생각 때문에 그대로 따르지는 말라."
"밧이야여, 그대는 참으로 스스로가 '이러한 법들은 유익한 것이고, 이러한 법들은 비난받지 않을 것이며, 이런 법들은 지자들의 비난을 받지 않을 것이고, 이러한 법들을 전적으로 받들어 행하면 이익과 행복이 있게 된다.' 라고 알게 되면, 그것들을 구족하여 머물러라."
8. "밧디야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람의 내면에서 탐욕없음이 일어나면 그것은 그에게 이익이 되겠는가? 손해가 되겠는가?"
"이익이 됩니다. 세존이시여."
"밧디야여, 심한 탐욕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탐욕에 사로잡히지 않고, 그것에 얼이 빠지지 않아서 생명을 죽이지 않고, 주지 않는 것을 갖지 않고, 남의 아내에게 접근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된다. 또 다른 사람도 그렇게 하도록 인도한다. 그러면 이것은 오랜세월을 그에게 이익과 행복이 되지 않겠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9. "밧디야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람의 마음속에 성냄없음이 일어나면 그것이 그에게 이익이 되겠는가? 불행이 되겠는가?"
"이익이 됩니다. 세존이시여."
"밧디야여, 성내지 않는 사람은 성냄없는 생각을 가져서 [성내는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고,
그것에 얼이 빠지지 않아서 생명을 죽이지 않고, 주지 않는 것을 갖지 않으며, 남의 아내에게 접근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또 다른 사람마저도 그렇게 하도록 인도한다. 그러면 이것은 오랜세월을 그에게 이익과 행복이 되지 않겠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밧디야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람의 마음속에 어리석음 없음이 일어나면 그것이 그에게 이익이 되겠는가? 불행이 되겠는가?"
"이익이 됩니다. 세존이시여."
"밧디야여, 어리석지 않는 사람은 어리석음없는 생각을 가져서 [어리석은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고, 그것에 얼이 빠지지 않아서 생명을 죽이지 않고, 주지 않는 것을 갖지 않으며, 남의 아내에게 접근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또 다른 사람마저도 그렇게 하도록 인도한다. 그러면 이것은 오랜세월을 그에게 이익과 행복이 되지 않겠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밧디야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람의 마음속에 폭력없음이 일어나면 그것이 그에게 이익이 되겠는가? 불행이 되겠는가?"
"이익이 됩니다. 세존이시여."
"밧디야여, 폭력적이지 않은 사람은 폭력없는 생각을 가져서 [폭력적인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고, 그것에 얼이 빠지지 않아서 생명을 죽이지 않고, 주지 않는 것을 갖지 않으며, 남의 아내에게 접근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또 다른 사람마저도 그렇게 하도록 인도한다. 그러면 이것은 오랜세월을 그에게 이익과 행복이 되지 않겠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10. "밧디야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러한 법들은 유익한 것인가? 해로운 것인가?"
"유익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비난받아 마땅한 것인가? 그렇지 않을 일인가?"
"비난받지 않을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지자에 의해 비난받을 일인가? 칭찬받을 일인가?"
"칭찬받을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전적으로 받들어 행하면 이익이 있고, 행복하게 되는가? 아닌가?"
"세존이시여, 전적으로 받들어 행하면 이익이 있고, 행복하게 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11. "밧디야여,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그대는 소문으로 들었다 해서, 대대로 전승되어 온다고 해서, '그렇다고 들었다.' 고 해서, [우리의] 성전에 써 있다고 해서, 논리적이라고 해서, 추론에 의해서, 이유가 적절하다고 해서, 우리가 사색하여 얻은 견해와 일치한다고 해서, 유력한 사람이 한 말이라 해서, 혹은 '이 사문은 우리의 스승이시다.' 라는 생각 때문에 그대로 따르지는 말라."
"밧이야여, 그대는 참으로 스스로가 '이러한 법들은 유익한 것이고, 이러한 법들은 비난받지 않을 것이며, 이런 법들은 지자들의 비난을 받지 않을 것이고, 이러한 법들을 전적으로 받들어 행하면 이익과 행복이 있게 된다.' 라고 알게 되면, 그것들을 구족하여 머물러라.' 라고. 그렇게 말한 것은 이것을 반연하여 말한 것이다."
12. "밧디야여, 세상에 있는 참된 사람 [眞人]들은 그들의 제자에게 이렇게 가르친다.
'이리 오시오, 아무개 사람이여. 그대는 탐욕을 길들이고 머무시오. 그대가 탐욕을 길들이고 머물면, 몸과 말과 마음으로 탐욕에서 생긴 업을 짓지 않을 것이오.'
'그대는 성냄을 길들이고 머무시오. 그대가 성냄을 길들이고 머물면, 몸과 말과 마음으로 성냄에서 생긴 업을 짓지 않을 것이오.'
'그대는 어리석음을 길들이고 머무시오. 그대가 어리석음을 길들이고 머물면, 몸과 말과 마음으로 어리석음에서 생긴 업을 짓지 않을 것이오.'
'그대는 폭력적인 마음을 길들이고 머무시오. 그대가 폭력적인 마음을 길들이고 머물면, 몸과 말과 마음으로 폭력적인 마음에서 생긴 업을 짓지 않을 것이오.' 라고.
13. "경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경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넘어진 자를 일으켜 세우시듯, 덮여있는 것을 걷어내 보이시듯, [방향을] 잃어버린 자에게 길을 가리켜 주시듯, 눈 있는 자 형상을 보라고 어둠 속에서 등불을 비춰주시듯, 세존께서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법을 설해주셨습니다. 저는 이제 세존께 귀의하옵고, 법과 비구승가에 귀의합니다. 세존께서는 저를 재가신자로 받아주소서. 오늘부터 목숨이 붙어 있는 그날까지 귀의하옵니다."
"밧디야여, 그런데도 내가 그대에게 '밧디야여, 그대는 나에게 오라. 나의 제자가 되어라. 나는 그대의 스승이 될 것이다.' 라고 말하였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밧디야여, 이렇게 설하고, 이렇게 선언하는 나를 두고, 어떤 사문 바라문들은 근거 없이, 헛되이, 거짓으로, 사실과 다르게 비난한다. '사문 고따마는 요술쟁이다. 그는 개종시키는 요술을 알아서 다른 외도들을 제자로 개종시킨다.' 라고."
"세존이시여, 세존의 개종시키는 요술은 축복입니다. 세존이시여, 그 개종시키는 요술은 훌륭합니다. 세존이시여, 나의 사랑하는 혈육과 친척들이 이러한 개종으로 개종한다면, 나의 사랑하는 혈육과 친척들에게 오랜 세월을 이익과 행복이 있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끄샤뜨리야들이 이런 개종으로 개종한다면, 모든 끄샤뜨리야들에게 오랜 세월을 이익과 행복이 있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바라문들이 이런 개종으로 개종한다면, 모든 바라문들에게 오랜 세월을 이익과 행복이 있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와이샤들이 이런 개종으로 개종한다면, 모든 와이샤들에게 오랜 세월을 이익과 행복이 있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수드라들이 이런 개종으로 개종한다면, 모든 수드라들에게 오랜 세월을 이익과 행복이 있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신을 포함하고, 마라를 포함하고, 범천을 포함하고, 사문 바라문들을 포함하고, 신과 인간을 포함한 사람들이 이러한 개종으로 개종한다면, 신을 포함하고, 마라를 포함하고, 범천을 포함하고, 사문 바라문들을 포함하고, 신과 인간을 포함한 사람들에게 이익과 행복이 있을 것입니다."
"참으로 그러하다. 밧디야여. 참으로 그러하다. 밧디야여. 밧디야여, 만일 모든 끄샤뜨리야들이 해로운 법들을 버리고, 유익한 법들을 두루 갖추기 위해서 개종한다면, 모든 끄샤뜨리야들에게 오랜 세월을 이익과 행복이 있을 것이다."
"밧디야여, 만일 모든 바라문들이 해로운 법들을 버리고, 유익한 법들을 두루 갖추기 위해서 개종한다면, 모든 바라문들에게 오랜 세월을 이익과 행복이 있을 것이다."
"밧디야여, 만일 모든 와이샤들이 해로운 법들을 버리고, 유익한 법들을 두루 갖추기 위해서 개종한다면, 모든 와이샤들에게 오랜 세월을 이익과 행복이 있을 것이다."
"밧디야여, 만일 모든 수드라들이 해로운 법들을 버리고, 유익한 법들을 두루 갖추기 위해서 개종한다면, 모든 수드라들에게 오랜 세월을 이익과 행복이 있을 것이다."
"밧디야여, 만일 신을 포함하고, 마라를 포함하고, 범천을 포함하고, 사문 바라문들을 포함하고, 신과 인간을 포함한 사람들이 해로운 법들을 버리고, 유익한 법들을 두루 갖추기 위해서 개종한다면, 신을 포함하고, 마라를 포함하고, 범천을 포함하고, 사문 바라문들을 포함하고, 신과 인간을 포함한 사람들에게 이익과 행복이 있을 것이다."
"밧디야여, 만일 이 큰 살라 나무들조차도 해로운 법들을 버리고, 유익한 법들을 두루 갖추기 위해서 개종한다면, 이 큰 살라 나무들에게도 오랜 세월을 이익과 행복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들이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다면 말이다."
「밧디야 경」(A4:193) 해제 - 진정한 개종
- 앙굿따라 니까야를 역경하신 초기불전연구원 각묵스님의 해제입니다.
개종은 한일합방이라는 수치와 6/25 전쟁이라는 처참한 동족상쟁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극심한 서구화를 경험한 근대와 현대의 한국인들에게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였다. 종교를 바꾼다는 것은 자신의 신념체계를 바꾼다는 말이고 자신의 삶의 태도를 바꾼다는 중요한 사실이다.
세존께서는 깨달음을 실현하시고 인도 중원에서 전법을 시작하신 직후부터 불을 섬기던 가섭 삼형제와 그들의 제자 1000명이 부처님의 제자가 되고, 당시에 마가다 등지에서 존경 받던 유행승들과 연로하고 유명한 바라문들이 부처님의 신도가 되는 등 불교는 급속도로 인도에 퍼져나갔다.
그래서 부처님 당대에 이미 ‘고따마는 개종시키는 요술을 써서 외도들을 개종시킨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던 것 같으며 다른 교단으로부터 많은 견제를 받았던 듯하다. 그럼 과연 진정한 개종이란 어떤 것인가? 진정한 신념체계를 바꾼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진정한 삶의 태도를 바꾼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본경은 여기에 대한 부처님의 명쾌한 설명을 담고 있는 귀중한 가르침이다.
본경은 릿차위의 밧디야와 세존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밧디야가 세존께 와서 “사문 고따마는 요술쟁이다. 그는 개종시키는 요술을 알아서 다른 외도들을 제자로 개종시킨다.”라고들 말하는데 그들의 말이 맞는지 아닌지를 여쭙는다. 세존께서는 본서 제1권「깔라마 경」(A3:65)에서 깔라마 인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탐욕, 성냄, 어리석음과 본경에서는 한 가지를 더하여 폭력 없음에 대해서 밧디야와 대화를 나누신다. 그래서 세존께서는 이렇게 대화를 마무리 지으신다.
“밧디야여, 세상에 있는 참된 사람[眞人]들은 그들의 제자에게 이렇게 가르친다. ‘이리 오시오, 아무개 사람이여. 그대는 탐욕을 길들이고 머무시오. 그대가 탐욕을 길들이고 머물면 몸과 말과 마음으로 탐욕에서 생긴 업을 짓지 않을 것이오. 그대는 성냄을 … 어리석음을 … 폭력적인 마음을 길들이고 머무시오. 그대가 폭력적인 마음을 길들이고 머물면 몸과 말과 마음으로 폭력적인 마음에서 생긴 업을 짓지 않을 것이오.’라고.”
즉 모든 수행자나 종교인은 만일 그가 참된 사람이라면 모두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폭력적인 마음을 길들이는 것을 가르친다는 말씀이며 세존도 이러한 것을 가르치는 사람이지 요술을 써서 사람을 개종시키기에 혈안이 된 자가 아니라는 말씀이다.
대화 끝에 세존께 감격한 밧디야는 재가 신자가 되고 이렇게 말씀드린다.
“세존이시여, 세존의 개종시키는 요술은 축복입니다. 세존이시여, 그 개종시키는 요술은 훌륭합니다. 세존이시여, 나의 사랑하는 혈육과 친척들이 이러한 개종으로 개종한다면 나의 사랑하는 혈육과 친척들에게 오랜 세월 동안 이익과 행복이 있을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그의 감격에 찬 말을 크게 인정하시면서 만일 이 모든 사람들이 “해로운 법들을 버리고 유익한 법들을 두루 갖추기 위해서 개종을 한다면”이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신 뒤에 “밧디야여, 만일 이 큰 살라 나무들조차도 해로운 법들을 버리고 유익한 법들을 두루 갖추기 위해서 개종을 한다면 이 큰 살라 나무들에게 오랜 세월을 이익과 행복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들이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다면 말이다.”라고 결론지으신다.
우리는 스스로 불자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 ‘나는 불교 신자’라고 떳떳하게 말해야 한다. 그러나 이름만이 불자요 이름만이 불교 신자일 뿐 안으로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 폭력적 성향이 득시글거린다면 어찌 자신을 부처님 아들이라고 부처님의 제자라고 하겠는가? 우리는 모두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어리석음 없음, 폭력 없음으로 개종해야 한다. “해로운 법들을 버리고 유익한 법들을 두루 갖추기 위해서” 개종해야 한다. 그래야 그가 진정한 부처님의 아들이요 부처님의 제자다. 이것이 세존께서「밧디야 경」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해주시는 간곡한 말씀이다.
- 밧디야 경(A4: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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