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스크랩] 56. 入楞伽經(입능가경)

수선님 2019. 1. 20. 13:16


마음을 바르게 쓰고 바르게 행동하기란 매우 어렵다.
 
자신의 본래 마음을 깨닫고 한 점 미혹도 없는 경지에 이르기란 수십년을 외길로 정진에 정진을 거듭해도 무척 어려운 일이다. 큰 법을 구하기 위한 발심으로 오직 부처님의 길을 따르기 위해 세속의 연을 벗어나 하늘을 지붕삼고 땅을 이불삼는 자유인이 바로 출가사문이고 출가자의 본분사란 바로 수행정진이다.

 

<입능가경(入楞伽經)>을 만난 것도 수행의 한 길, 초기선종사를 공부하면서였다. 길을 가다 그저 우연히 한 친구를 만나듯이 그렇게 접하게 됐지만 그 이후 <입능가경>은 내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경전이 돼 버렸다. 누가 읽을만한 경전을 소개해 달라면 나는 주저없이 <입능가경>을 권한다. 이 경전은 특히 마음의 수행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능가경>은 <불입피산(不入彼山)소설지경>을 700년 실차란타가 10권본으로 번역한 것으로 <대승입능가경>이라고도 불린다. <불입피산소설지경>은 4권본 <능가경>과 7권본 <대승입능가경>까지 합쳐 3종류로 번역됐다. 443년 구나발타라에 의해 번역된 4권본 <능가경>은 <능가아발타라보경>이라고도 하는데, <능가경>에서는 보이지 않는 ‘일체불어심품’ 등이 <입능가경>에는 들어있다. 7권본 <입능가경>은 ‘집일체법품’ ‘무상품’ 등 모두 10품으로 나뉘어 있으며 범본(梵本)과 가장 가깝게 번역된 경전이다. 10권본은 경전으로서의 완벽한 형식을 갖춘 것으로 ‘청불품’ ‘문답품’ 등 모두 18품으로 구성돼 있다.

<입능가경>에는 <능가경>에는 없는 ‘다라니품’이 들어 있는데 <능가경>이 철학적 사색과 종교적 통찰의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는 반면 <입능가경>에는 주술적인 색채가 짙은 ‘다라니품’이 있음으로 해서 보다 널리 읽히도록 의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능가경>에서는 세존과의 이야기 상대가 언제나 대혜보살일 뿐이지만, <입능가경>에는 여러 부처님과 보살들이 많이 등장하고 아라한이나 부처님의 제자들이 청중으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건의 배역까지도 담당하고 있어 지루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입능가경>에는 여러 사상이 담겨져 있지만 그중에서도 5법과 2무아의 사상이 백미다. 5법은 명(名)·상(相)·분별·정지(正智)·여여를 말하는 것으로, 미계(迷界)의 주관·객관과 오계(悟界)의 주관·객관을 들고 미계의 주객을 타파할 때 거기에 오계가 열려 가는 경과를 다섯 단계로 나누어 고찰한 것이다. 2무아란 인무아(人無我)·법무아(法無我)로서 5온이 화합해서 된 심신에 상일주재의 실체가 없고 만유제법은 모두 인연이 모여 생긴 일시적인 가짜 존재이므로 실체가 없음을 말하고 있다.
 
<입능가경>은 한마디로 ‘유심(唯心)’의 경지를 깨우치는 경전이다. 외적인 여러가지 존재에 집착하여 그릇된 분별에 따른 허망함을 경계하고 있다. 참다운 자기를 깨닫고 오직 수행에 몰두하기를 가르친다. 그래서 <입능가경>은 자연스럽게 <화엄경>에서 설하고 있는 삼계유심(三界唯心)을 계승해 설한다. ‘삼계에 속하는 것은 오직 마음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라든지 ‘삼계에 속하는 것은 스스로의 마음이 나타난 것일 뿐이다’는 가르침이 나온다.
 
요즘은 저마다 잘났다고 난리치는 세상이다. 사람들은 자기의 입장만을 설명하기 위해 애쓰고 다른 사람의 말에는 귀를 기울일줄 모르니 싸움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사찰에 오는 신도들을 보면서, 저자거리를 다니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음에 늘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수행을 큰 의미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의 실천덕목으로 생각하면서 <입능가경>을 들여다보자. 출가자에게도 일반 불자들에게도 이심전심으로 다가오는 참지혜가 경문 속에서 살아 꿈틀거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가끔 산란한 마음이 들 때 <입능가경>을 펼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원공/연꽃피는 절 주지


출처 : 淨土를 그리며...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