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경(遺敎經)>은 부처님께서 80세를 일기로 열반에 드실 무렵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기신 유언과도 같은 가르침이다. 법혜/동국대 경주정각원장
다른 이름으로는 <불수반열반교계경> <불유교경> <불수열반약계경> <불임열반약계경> 등 여러가지 명칭이 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들이 볼 수 있는 한역본은 구마라집(344~413) 삼장의 번역본이며, <고려대장경>(K 13~1180) <대정신수대장경>(T 12~1110) 등에 있다.
한역은 어휘 구사나 문체에 있어서 매우 유려하며, 또한 부처님의 임종이라는 극적인 무대를 배경으로 하여 불교의 근본적인 가르침을 간결하게 설하고 있다. 때문에 예로부터 널리 보급되었으며 주석서나 강론의 종류도 매우 많다. 특히 선종에서는 ‘불조삼경(佛祖三經)’의 하나로서 중시되고 있다. <유교경>의 내용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35세에 진리를 깨치시고 최초의 설법을 녹야원에서 고집멸도의 4성제를 설하여 아야다와 교진여 등 5비구를 교화하였다. 그리고 45년이 지난 후 최후의 설법에서 수발타라를 구제하여 중생제도의 사명을 마치게 되는데 사라쌍수 사이에서 이제 곧 입멸할 것임을 먼저 말한다.
그다음 여러 제자들에게 입멸 후에는 바라제목차를 스승으로 삼아 계를 지키고 몸과 마음을 다스려 오욕을 삼가하며, 적정(寂靜)을 구하도록 노력하고, 정(定)을 닦아 깨달음의 지혜를 얻을 것을 설한다. 마지막으로 사성제의 가르침에 대해 의문스러운 바가 있으면 당장 질문하도록 세번 권하는데, 이에 대해 제자들은 침묵으로써 의문이 없음을 표시한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곧 자비심으로써 법신의 상주와 세간의 무상을 설하며, 슬퍼하지 말고 노력하여 빨리 해탈을 얻어 지혜의 광명으로써 무명의 암흑을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가르치는데, 이것이 최후의 가르침이라고 마무리한다.
필자가 이 경전을 처음으로 읽게 된 것은 해인사 백련암에 살면서 큰 절인 해인사 강원에 다닐 때였다. 도반들의 책상 위에 있는 이 경을 읽고 그 내용이 너무나 엄숙하고 경건하여 정말로 부처님의 유언을 듣는 것 같았다. 이제 4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이 경전을 대하게 되면 항상 옷깃을 여미고 자세를 바로 고치게 된다. 이러한 외경심은 순수했던 초발심 시절에 받았던 영향만은 아닌 것이다. 소위 부처님의 제자로서 부처님의 유지를 받들지 못하고 안일하게 살아왔던 참회의 마음인지도 모른다. 출가제자나 재가제자를 막론하고 이 경전을 항상 머리맡에 두고 자주 독송하여 부처님의 유교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늘의 우리 교단의 현실은 매우 염려스럽다. 마음이 이렇게 괴로울때면 언제나 이 <유교경>을 읽는다. 그리고 종단의 앞날을 생각해 보며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
“선남자 선여인들이여. 내가 열반한 뒤에는 누구나 계율을 잘 지켜라. 계율을 잘 지키면 그것은 마치 어두운 데서 불빛을 만난 듯 하고 가난한 이가 보배를 얻은 듯 하리니 계율은 너희들의 큰 스승인 줄 알라. 설사 내가 더 오래 산다고 하더라도 이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느니라.
지금으로부터 나의 모든 제자들이 서로 탁마하면서 수행하면 여래의 법신이 항상 머물고 멸하지 않으리니 인간 무상을 철저히 느껴 모이면 반드시 흩어지는 이치를 슬프게 생각하지 말라. 세상에는 본래 영원한 것이 없나니 부지런히 정근하여 해탈의 길을 찾아 지혜로써 모든 어두움을 없애야 하느니라.
내가 지금 열반에 드는 것은 나쁜 병을 제거함과 같느니라. 이 몸은 마땅히 버려야 할 죄악의 물건이요, 허망한 물건이니 생로병사의 큰 바다에 빠져서는 안되느니라. 어찌 지혜 있는 사람으로서 이 몸을 버리는 것이 원수를 죽이는 것처럼 기쁘지 않겠는가. 너희들은 이것으로 그치고 더 말하지 말라. 시간이 다가오면 나는 열반에 들고자 한다. 이것이 곧 내가 최후에 남길 말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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