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초품 중 비리야바라밀(雇梨耶波羅蜜)을 풀이함 |
[經] 몸과 마음으로 정진하여 게으르거나 쉬지 않는 까닭에 비리야바라밀을 구족한다. |
[論] 비리야(雇梨耶)11)[진나라 말로는 정진(精進)이다.] |
[문] 정진이 모든 착한 법의 근본이 되니 응당 첫머리에 두어야 되거늘 지금은 어찌하여 넷째 자리에 있는가? |
[답] 보시․지계․인욕은 세상에 흔히 있는 것으로, 마치 나그네와 주인의 관계에서 당연히 대접해야 되는 것과 같다.
나아가 축생조차도 보시를 안다.
사람들은 갖가지 인연 때문에 능히 보시를 하나니, 이 세상을 위해서나 혹은 내생을 위해서나 혹은 도를 위해서 베풀되 정진이 필요치 않다.
계를 지니는 경우는, 악을 저지른 사람을 왕법에 따라 그 죄를 다스리는 것을 보고는 두려워서 감히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며, 혹은 성품이 착해 아무런 죄악도 저지르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금생에 죄를 지으면 내생에 벌을 받는다는 말을 듣고 두려움 때문에 계를 지키며, 어떤 사람은 계를 지킨 인연으로 생노병사를 여의었다는 말을 듣고는 마음으로 외치기를 “오늘부터 나는 다시는 살생치 않으리라” 한다.
이런 것들은 곧 계율이거니 어찌 정진바라밀을 의지해서 행하겠는가. |
11) 범어로는 Virya. |
[597 / 2071] 쪽 |
또한 인욕하는 경우,
욕하거나 때리거나 죽이려 하는데도 혹은 두려워서 보복치 않거나, 혹은 힘이 모자라거나, 혹은 죄를 두려워하거나, 혹은 선인(善人)의 법을 닦고 있거나, 혹은 도를 구하기 때문에 잠자코 보복치 않기도 하는데, 이는 반드시 정진바라밀을 기다려 능히 참게 되는 것은 아니다. |
이제 모든 법의 실상을 알기 위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까닭에 선정을 닦는 것이다. 선정은 실로 지혜의 문이므로 여기에서 부지런히 정진하여 일심으로 선정을 닦아야 한다. |
또한 보시․지계․인욕은 큰 복덕이면서 평안하고 즐겁고 좋은 명예가 있으며, 바라는 바를 얻게 된다.
이미 이러한 복덕의 맛을 알게 되었다면, 이제 다시 정진을 더해 더욱 묘하고 뛰어난 선정과 지혜를 얻고자 한다.
비유하건대 우물을 파는데 물기가 보인다면, 더욱 노력을 가해 반드시 물을 얻고자 희망하는 것과 같다. 또한 불을 켜는데 연기가 나기 시작한다면, 더욱 부지런히 비벼서 반드시 불을 얻고자 희망하는 것과도 같다. |
불도를 이루고자 하는 데 무릇 두 문이 있으니, 하나는 복덕이요 둘은 지혜의 문이다. |
보시와 지계와 인욕을 행하는 것은 복덕의 문이요, 모든 법의 실상인 마하반야바라밀을 아는 것은 지혜의 문이다.
보살은 복덕문에 들어가서 일체의 죄업을 제거하고 원하는 바를 모두 얻는다. 소원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죄업의 때[罪垢]에 차단당했기 때문이다. |
지혜의 문에 들어가더라도 생사를 싫어하지 않고 열반도 즐기지 않게 된다. 두 일이 하나이기 때문이다. |
이제 마하반야바라밀을 출생시키고자 하는데, 반야바라밀은 반드시 선정문(禪定門)을 인하며, 선정문은 반드시 대정진의 힘을 필요로 한다.
그것은 왜냐하면 산란한 마음으로는 모든 법의 실상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비유하건대 바람 속에서 등불을 켜면 물건을 비출 수 없지만 밀실(密室)에다 등을 켜면 밝게 타올라 반드시 물건을 비추는 것과 같다. |
이 선정의 지혜는 복덕이나 소원만으로 구할 수 없으며, 또한 거친 관법으로도 얻을 수 없다. 반드시 몸과 마음으로 부지런히 닦아 게을리 하지 않아야 비로소 이루게 된다. |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피․살ㆍ기름․골수가 모두 다하고 오직 가죽․뼈․심줄만 남도록 부지런히 정진하라. 이렇게 한다면 비로소 선정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이 두 일을 얻으면 모든 일이 다 이루어진다” 하셨다.
그러므로 정진이 네 번째가 되니, 일컬어 선정과 실다운 지혜의 근본이라 하는 것이다. |
앞의 세 가지에도 정진이 있기는 하나 적기 때문에 말하지 않았다. |
대지도론 168. ★ 삼매는 지혜의 門이며, 대정진의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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