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스크랩] 61. 大方等如來藏經(대방광여래장경)

수선님 2019. 2. 3. 11:58


<대방광여래장경(大方等如來藏經)>은 그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여래장(如來藏·tatahagata-garbha)을 설한 경전이다.
 
연꽃이 진흙탕 속에서 피어도 그 아름다움은 결코 진흙물에 물들지 않듯이 여래장은 본래 맑은 여래법신이어서 번뇌중에 있어도 번뇌에 더러워짐이 없고 본래부터 청정한 깨달음의 본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대방광여래장경>인데 특히 이 경에서는 “일체중생은 모두 다 여래장을 간직하고 있다”라고 선언적으로 공포하고 있다.
 
<대방광여래장경>이 담고 있는 모든 중생의 성불론은 나에게는 거의 충격적인 사상이었다. 대학시절 사회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사회운동을 적극적으로 막은 가족들에 의해 변화하는 스스로를 경험하였고 그 과정 속에서 허망한 내 존재를 느꼈다. 그렇게 절대적으로 믿어왔던 나의 신념이 서서히 무너지자 그때 ‘자신의 의지와 마음은 영원한 것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불교를 접하게 된 것도 바로 이때였다. 그 시절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으며 대학원에서 불교를 전공하다가 나는 우연히 여래장 사상을 접하게 되었다. 여래장 사상은 한마디로 놀라운 것이었다. 사회운동에서 내가 접했던 이데올로기나 휴머니즘을 모두 포함하는 여래장 사상의 폭넓음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사용자도 고용자도 그 관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본성이 중요하며, 모두 부처님의 성품을 간직하고 있다니 말이다. 그때부터 나는 여래장과 관련된 경전을 본격적으로 탐독하게 되었다.
 
<대방광여래장경>은 <부증불감경> <승만경>과 함께 ‘여래장삼부경’이라고 일컬어지며 이중에서 가장 먼저 성립된 경이다. 1권으로 되어 있으며, 8세기 중엽 인도출신의 학승 불공이 번역했다. 작은 경전인 만큼 매우 간결한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내용도 소박하다. 중심 내용은 누구나 여래의 품성과 여래종자를 모두 간직하고 있으나 그것을 계발하지 못하고 번뇌망상과 무지에 싸여 있는 것이다. 따라서 번뇌 속에 윤회해도 번뇌가 없어지는 순간 중생에게도 여래의 지혜와 법신이 나타난다고 설하고 있다. 특히 여래장에 대한 9가지 비유는 구경일승보성론과 불성론에 계승되어 조직적으로 체계화 되었다.
 
<대방광여래장경>에서는 우리의 현실을 ①시든 꽃 가운데 있는 부처님 ②많은 벌꿀 속의 달콤한 꿀 ③겨껍데기 속의 알맹이 ④더러운 속에 있는 진금(眞金) ⑤땅 속에 있는 금은보화 ⑥종자 속에 있는 싹 ⑦더럽고 낡은 옷에 싸인 진금상 ⑧천한 여인이 화인하고 있는 전륜왕 ⑨장막 속에 있는 금상 등의 9가지로 비유해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서 시든 꽃과 많은 벌, 겨껍데기, 더러운 속, 땅 속, 종자 속, 더럽고 낡은 옷, 천한 여인, 장막 등은 중생이 번뇌에 덮여진 상황을 의미하고 있으며, 부처님, 달콤한 꿀, 알맹이, 진금, 금음보화, 싹, 진금상, 전륜왕, 금상은 여래의 성품을 간직한 여래장을 의미한다. 즉 모든 중생은 다 여래의 지혜 안에서 거두어지고 여래의 법신은 인위(因位)와 과위(果位)를 통해 변하지 않지만, 중생의 경우에는 여래의 법신을 간직하고 있어도 번뇌에 감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여래의 과덕(果德)은 다 범부의 마음 속에도 포장되어 있으므로 능히 자신의 마음을 닦으면 스스로 자신에게 여래장이 있다고 느끼게 된다. 모든 중생은 번뇌에 싸여 있을 뿐 그 자체는 성불인 것이며 원래부터 성불인 상태다. 또 이 경을 읽고 외우며 베껴써서 다른 사람에게 널리 알리면 헤아릴 수 없는 복을 얻게 되며, 그 보람은 무수한 탑과 누각을 세워 부처와 보살들을 공양하는 것보다 더 낫다고 설하고 있다.
 
여래장 사상을 알고나면 하찮게 보이던 내 이웃과 친구들이 너무나도 소중하게 보인다. 그리고 수지독송하여 그 뜻을 헤아리면 자신 속에 있는 부처를 찾고 나아가 주위의 모든 존재들의 불성을 깨달아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해야 함을 알게 되기 때문에 이 경의 가르침은 무량하기만 하다.
 

강명희/동국대 강사


출처 : 淨土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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