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결집하여 이루어진 것이 경전이라면 거기에는 교리적으로 천심(淺沈)이나 우열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 운곡/태고종 중앙포교원장
그러나 사람들이 어떤 경전을 읽고 그 뜻을 이해함에 있어서는 읽는 사람에 따라 이해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는 것이며, 자기가 이해한 것을 기준 삼아서 교리적 우열이나 심천을 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석존께서는 45년 동안 팔만사천 법문을 설하심에 있어서 중생들의 근기에 맞추어 수기설법을 하셨으며, 여래의 교학승들이 교상판석을 했던 것이다.
필자가 <지장십륜경(地藏十輪經)>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근본불교에서 중생들의 윤회전생이나 인과응보를 설명하는데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업사상의 대승적 전개를 살펴보기 위해 여러 경전을 찾아 보던 과정에서다.
이 경의 갖추어진 이름은 <대승대집지장십륜경(大乘大集地藏十輪經)>인데 줄여서 <지장십륜경> 또는 <십륜경>이라고 부른다. 대정신수대장경에서는 권13에 등재되어 있으며, 당나라때 현장법사가 한역한 것으로 서품, 십륜품, 무의행품, 유의행품, 참회품, 선업도품, 복전상품, 획익촉류품 등 8품 10권으로 되어 있다.
‘서품’의 내용은 이렇다. 부처님께서 가라제야산에서 <대방등대집월장경> 설법을 마쳤을 때, 모여있던 대중들의 양쪽 손바닥에 여의주가 들려져 있으며, 그 여의주에서는 광명을 나투어 항하사와 같이 수많은 불국토를 모두 비추어주고 있었다. 무구생이라는 제석천이 왜이런 현상이 나타났느냐고 묻자 부처님은 “무량아승지겁동안 오탁악세에서 중생들의 근기를 성숙시키고 제도해 온 지장이라는 보살마하살이 지금 수많은 보살들과 더불어 이곳에 와서 나에게 예배드리고 공양을 올리려고 하기 때문이며, 이 모든 것은 지장보살이 신통력을 나투어 변화시킨 것이니라”고 말씀하셨다.
‘십륜품’에서는 혼란에 빠진 나라의 백성들이 불안에 떨면서 온갖 고통을 당하고, 사회악이 만연하게 된 것을 무불시대(無佛時代)인 오탁악세에 비유했으며, 난행고행을 하면서 6바라밀을 닦아 왕업의 10가지 덕상을 갖춘 왕자가 왕위에 올라 그 나라 백성들을 모두 편안하고 이익되게 한 것을 10선업도와 6바라밀의 실천을 통하여 중생들의 근기를 성숙시켜 그들을 안락하고 이익되게 하는 것과 대비해서 설명하고 있다.
‘무의행품’에서는 천장이라는 이름을 가진 대범천이 어떻게 삼매를 닦으면 되는냐는 물음에 대하여 10가지의 악행을 말씀하시고 이 가운데 한 가지라도 따르게 되면 선정을 이룰 수 없으며, 출가한 구도자에 대해서는 10가지의 수승한 생각을 지녀야 되고, 오탁악세에는 10가지 악륜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유의행품’에서는 10가지 무의행을 행하게 되면 6도윤회함에 있어서 인도(人道)에 태어나기 어려우며, 10악업을 지으면 인간이나 천상계에 태어날 수 있는 종자가 끊어지니 10종의 유의행법을 행해서 불퇴전의 종자를 심을 것을 권하고 있다.
‘참회품’에서는 악업에 의한 과보로 생사윤회의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 중생들이 무외열반에 들기 위해서는 참괴심을 내어서 업장을 발로참회(發露懺悔) 하도록 하고 정로법인(正路法忍)을 획득할 수 있는 10가지 방법을 설명해 놓았다.
‘선업도품’에서는 10선업도를 가리켜 보살의 10륜이라 했으며, 10선업도 실천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이익과 인과에 대해서 설명했다. ‘복전상품’에서는 6바라밀과 선교방편, 그리고 대자대비를 무주상 무주심으로 행하면 이것이 대갑주륜(大甲胄輪)이 되어 삼악도에 나아가는 것을 방호(防護)하여 대복전을 이룬다고 설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현실은 전도된 가치관에 따른 사회혼란이 일고 있는 등 가히 오탁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이 경전의 일독을 권하는 이유도 새로운 마음으로 불국토를 건설해 보자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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