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어떤 것이 모든 법의 실상인가? |
[답] 뭇 사람들이 제각기 모든 법의 실상을 말하면서 자기가 진실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 여기에서 말하는 실상은 파괴할 수도 없고,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으며, 능히 만들어 내는 이도 없다. |
예컨대 뒤의 품에서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기를 “만약에 보살이 일체법은 항상함도 아니고 무상함도 아니며, 괴로움도 아니고 즐거움도 아니며, 나 있음도 아니고 나 없음도 아니며, 있음도 아니고 없음도 아니라고 관찰하며, 또한 긍정하는 관법[是觀]도 짓지 말라. 이것을 일컬어 보살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한다 하느니라”고 하셨다. |
[694 / 2071] 쪽 |
이 이치는 일체의 관을 버리고, 일체의 언어를 멸하며, 모든 심행(心行)을 여의면 본래 불생불멸이어서 마치 열반의 모습 같으니, 일체의 법의 모습이 역시 그와 같다는 것이다. |
이것을 모든 법의 실상이라 부른다. |
반야바라밀을 찬탄하는 게송으로 이런 것이 있다. |
반야바라밀은 진실한 법이어서 |
뒤바뀌지 않나니 |
기억하고 생각하는 관찰은 이미 제했고 |
언어의 법도 역시 멸했네. |
한량없는 죄를 제하고 |
청정하여 마음이 항상 하나 되면 |
이처럼 존귀하고 묘한 사람만이 |
능히 반야를 볼 수 있으리. |
허공과 같아서 물듦 없고 |
희론(戱論) 없고 문자 없나니 |
이렇게 능히 관찰한다면 |
곧 부처를 보게 되리라. |
법답게 관찰한다면 |
부처와 반야와 열반 |
이 셋은 곧 하나의 모습이어서 |
실로 다를 바 없네. |
부처님과 보살들은 |
능히 일체를 이롭게 하나니 |
[695 / 2071] 쪽 |
반야란 그의 어머니가 되어 |
능히 낳아주고 길러준다네. |
부처님은 |
중생의 아버지이고 |
반야는 능히 부처를 낳으니 |
이는 곧 일체 중생의 조모가 되네. |
반야는 곧 한 법이나 |
부처님은 갖가지 이름을 말씀하시어 |
중생들의 힘을 좇아 |
그들을 위해 다른 말[字]을 세우시네. |
어떤 이가 반야를 얻는다면 |
따지려는 마음 모두 멸하니 |
마치 해가 나오면 |
아침 이슬 일시에 없어지는 듯하네. |
반야의 위덕은 |
능의 두 종류의 사람을 움직이니 |
무지한 자는 두려워하고 |
지혜 있는 자는 환희한다네. |
어떤 이가 반야를 얻으면 |
반야의 주인이면서 |
반야조차 집착하지 않으니 |
하물며 다른 법이랴. |
반야는 오는 바 없고 |
[696 / 2071] 쪽 |
또한 가는 바도 없으니 |
지혜로운 이 온갖 곳에서 |
이를 구하나 얻을 수 없다네. |
반야를 보지 못한다면 |
이는 곧 얽매이게 됨이며 |
만약에 사람이 반야를 본다면 |
이 역시 얽매인다 이르네. |
어떤 사람이 반야를 보면 |
이는 해탈을 얻는 것이요 |
반야를 보지 못한다 해도 |
이 또한 해탈을 얻는 것이네. |
이 일은 희유하여서 |
심히 깊고 거룩한 명예가 있나니 |
마치 환(幻)으로 만들어진 물건이 |
보이지만 볼 수 없는 것 같네. |
부처님과 보살들과 |
성문과 벽지불들의 |
해탈과 열반의 도는 모두 |
반야를 좇아 얻어진다네. |
언설은 세속을 위한 것이나 |
일체를 가엾이 여기시는 까닭에 |
거짓 이름으로 법을 말씀하시니 |
비록 말하나 말한 것이 아니네. |
[697 / 2071] 쪽 |
예컨대 반야바라밀은 |
마치 큰 불더미와 같아서 |
네 귀퉁이 어디서도 취할 수 없으니 |
취함도 취하지 않음도 없어라. |
일체의 취함을 이미 버리면 |
이를 취할 수 없다 하나니 |
취할 수 없는 것을 취하는 것 |
이것을 곧 취한다 하네. |
반야는 무너지는 모습 없고 |
일체의 언어를 넘어서 |
전혀 의지한 곳이 없나니 |
뉘라서 그 공덕을 찬탄하리오. |
반야는 찬탄하기 어려우나 |
내 이제 능히 찬탄하노니 |
비록 죽음의 경지 못 벗어났으나 |
이미 나갈 곳을 만났다네. |
대지도론 214. 제법실상! 모든 법의 실상이란 무엇인가?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글쓴이 : - 해탈 -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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