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280. 백골관, 10일체처
[문] 수행하는 이는 어떻게 안으로 색상(色想)을 없애고 밖으로 색(色)을 관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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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이 8승처는 깊이 정(定)에 들어가서 마음이 조복되고 유연해진 자라야 얻을 수 있다. 수행하는 이는 간혹 안몸의 부정함을 보기도 하고 또한 바깥 색의 부정함을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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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관(不淨觀)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서른여섯 가지 물건[三十六物] 등의 갖가지 부정함이고, 둘째는 내외의 피부와 살과 5장(藏)을 제외하고 다만 백골을 관하기를 마치 마노24) 같고 눈과 같다고 보는 것이다. 이 서른여섯 가지의 물건에 대한 관을 추하다 하고, 마치 마노와 같고 눈과 같다고 관하는 이것을 아름답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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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하는 이는 안팎으로 관을 할 적에 마음이 산란하면 선정에 들기 어려우므로 자기 몸의 모양을 제외하고 다만 바깥의 색만을 관하는데, 이는 아비담(阿毘曇)에서 말한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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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범어로는 śaṅkha. 법라패를 말한다. |
[814 / 2071] 쪽 |
수행하는 이는 해탈하는 관[解脫觀]25)을 얻음으로써 이 몸은 죽으며, 죽은 뒤에는 불에 태우거나 땅에 묻혀 벌레에게 파먹히며 결국은 없어지는 것을 보는데, 이때에 벌레와 불만을 보고 몸을 보지 않으면 이것을 안으로 색상이 없고 밖으로 색을 관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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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하는 이가 가르침대로 받아들여 “몸은 뼈로 된 사람[骨人]이다”고 관하다가 만일 마음이 바깥으로 흩어지면 도로 뼈로 된 사람의 인연 속으로 거두어 들인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처음 행을 익히면서 아직은 미세한 인연을 관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니, 이것을 적은 색[少色]이라 한다. |
그리고 수행하는 이의 관하는 도[觀道]가 점차로 깊어지면서 더욱 자라면 이 뼈로 된 한 사람으로써 염부제(閻浮提)의 모든 사람이 바로 뼈로 된 사람이라고 두루 관하나니, 이것을 많다[多]고 하며, 다시 생각을 가다듬어 뼈로 된 한 사람을 관하므로 수승하게 알고 수승하게 본다[勝知勝見]고 한다. |
또 뜻에 따라 5욕 중에서 남녀의 모양과 정결한 모습을 능히 이기는 까닭에 승처라 한다. 비유하건대 마치 건강한 사람이 말을 타고 도적을 잘 물리쳐서 능히 무찌르면 이것을 수승하다 하는 것과 같고, 또 그 말을 잘 제어(制御)하여도 이것 역시 수승하다고 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수행하는 이도 역시 그와 같아서 스스로 부정관 가운데서 적은 것은 많게 하고 많은 것은 적게 할 수 있으므로 이것을 승처라 하고 또한 5욕의 도적을 깨뜨릴 수 있으므로 역시 승처라 한다. |
안으로 아직 무너뜨리지 못한 채 밖으로 색을 관하면 많거나 적거나 아름답거나 추하거나 간에 이것이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승처이며, 안으로 몸을 무너뜨려 색상이 없어지고 밖으로 색을 관하면 많거나 적거나 아름답거나 추하거나 간에 이것이 세 번째와 네 번째의 승처이다.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어 깊이 정(定) 중에 들어가서 안의 몸을 무너뜨리고 바깥의 깨끗한 대상[緣]인 청색은 청색으로, 황색․적색․백색은 황색․적색․백색으로 관하는 것이 나중의 네 가지 승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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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범어로는 ādhyātmika-saṁjñā. |
[815 / 2071]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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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이 나중의 네 가지 승처와 열 가지 일체처 중에 있는 청색 등의 네 가지 곳은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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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청색의 일체처[靑一切處]는 온갖 것에 두루 반연해 능히 푸르게 만든다. 이 승처는 많거나 적거나 간에 뜻을 따라 관하되 다른 마음이 빼앗지 못하게 하고 수승하게 이 대상을 관하는 것을 승처라 한다.
비유하건대 마치 전륜성왕(轉輪聖王)은 두루 사천하(四天下)에서 수승하며 염부제의 왕은 한 천하에서만 수승한 것처럼, 일체처는 두루 온갖 인연에서 수승하며, 승처는 다만 적은 색을 관하는 데에 수승할 뿐 온갖 인연에 두루 수승할 수 없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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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등으로 간략하게 8승처를 설명했다. |
10일체처라 함은 배사와 승처에서 이미 설명하였나니, 이것은 대상에 두루하고 가득 차기 때문에 일체처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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