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대지도론 280. 백골관, 10일체처

수선님 2019. 7. 28. 12:56

대지도론 280. 백골관, 10일체처

 

 

 

 

[문] 수행하는 이는 어떻게 안으로 색상(色想)을 없애고 밖으로 색(色)을 관하는가?

[답] 이 8승처는 깊이 정(定)에 들어가서 마음이 조복되고 유연해진 자라야 얻을 수 있다.

수행하는 이는 간혹 안몸의 부정함을 보기도 하고 또한 바깥 색의 부정함을 보기도 한다.

부정관(不淨觀)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서른여섯 가지 물건[三十六物] 등의 갖가지 부정함이고,

둘째는 내외의 피부와 살과 5장(藏)을 제외하고 다만 백골을 관하기를 마치 마노24) 같고 눈과

같다고 보는 것이다.

이 서른여섯 가지의 물건에 대한 관을 추하다 하고,

치 마노와 같고 눈과 같다고 관하는 이것을 아름답다고 한다.

수행하는 이는 안팎으로 관을 할 적에 마음이 산란하면 선정에 들기 어려우므로

자기 몸의 모양을 제외하고 다만 바깥의 색만을 관하는데, 이는 아비담(阿毘曇)에서 말한 것과 같다.

24) 범어로는 śaṅkha. 법라패를 말한다.
[814 / 2071] 쪽

수행하는 이는 해탈하는 관[解脫觀]25)을 얻음으로써 이 몸은 죽으며, 죽은 뒤에는 불에 태우거나 땅에 묻혀 벌레에게 파먹히며 결국은 없어지는 것을 보는데, 이때에 벌레와 불만을 보고 몸을 보지 않으면 이것을 안으로 색상이 없고 밖으로 색을 관한다고 한다.

 

수행하는 이가 가르침대로 받아들여 “몸은 뼈로 된 사람[骨人]이다”고 관하다가

만일 마음이 바깥으로 흩어지면 도로 뼈로 된 사람의 인연 속으로 거두어 들인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처음 행을 익히면서 아직은 미세한 인연을 관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니,

이것을 적은 색[少色]이라 한다.

그리고 수행하는 이의 관하는 도[觀道]가 점차로 깊어지면서 더욱 자라면 이 뼈로 된 한 사람으로써 염부제(閻浮提)의 모든 사람이 바로 뼈로 된 사람이라고 두루 관하나니, 이것을 많다[多]고 하며, 다시 생각을 가다듬어 뼈로 된 한 사람을 관하므로 수승하게 알고 수승하게 본다[勝知勝見]고 한다.

또 뜻에 따라 5욕 중에서 남녀의 모양과 정결한 모습을 능히 이기는 까닭에 승처라 한다.

비유하건대 마치 건강한 사람이 말을 타고 도적을 잘 물리쳐서 능히 무찌르면 이것을 수승하다 하는 것과 같고, 또 그 말을 잘 제어(制御)하여도 이것 역시 수승하다고 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수행하는 이도 역시 그와 같아서 스스로 부정관 가운데서 적은 것은 많게 하고 많은 것은 적게 할 수 있으므로 이것을 승처라 하고 또한 5욕의 도적을 깨뜨릴 수 있으므로 역시 승처라 한다.

안으로 아직 무너뜨리지 못한 채 밖으로 색을 관하면 많거나 적거나 아름답거나 추하거나 간에 이것이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승처이며, 안으로 몸을 무너뜨려 색상이 없어지고 밖으로 색을 관하면 많거나 적거나 아름답거나 추하거나 간에 이것이 세 번째와 네 번째의 승처이다.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어 깊이 정(定) 중에 들어가서 안의 몸을 무너뜨리고 바깥의 깨끗한 대상[緣]인 청색은 청색으로, 황색․적색․백색은 황색․적색․백색으로 관하는 것이 나중의 네 가지 승처이다.

25) 범어로는 ādhyātmika-saṁjñā.

[815 / 2071] 쪽

[문] 이 나중의 네 가지 승처와 열 가지 일체처 중에 있는 청색 등의 네 가지 곳은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답] 청색의 일체처[靑一切處]는 온갖 것에 두루 반연해 능히 푸르게 만든다. 이 승처는 많거나 적거나

간에 뜻을 따라 관하되 다른 마음이 빼앗지 못하게 하고 수승하게 이 대상을 관하는 것을 승처라 한다.

비유하건대 마치 전륜성왕(轉輪聖王)은 두루 사천하(四天下)에서 수승하며 염부제의 왕은 한 천하에서만

수승한 것처럼, 일체처는 두루 온갖 인연에서 수승하며, 승처는 다만 적은 색을 관하는 데에 수승할 뿐

온갖 인연에 두루 수승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이러한 등으로 간략하게 8승처를 설명했다.

10일체처라 함은 배사와 승처에서 이미 설명하였나니, 이것은 대상에 두루하고 가득 차기

때문에 일체처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