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묵 스님
초기불교 이해 요약
2. 초기불교의 교학
6. 괴로움의 발생구조와 소멸구조-12연기(1)
(1) 연기(緣起, paticca-samuppaada)
연기(緣起, paticca-samuppaada) : 괴로움의 발생구조와 소멸구조
연(緣) : 제법의 상호(의존)관계 (24연/6인4연5과/10인4연5과)
연기의 가르침은 기본적으로 괴로움의 발생구조와 소멸구조를 설하는 가르침이이라는 점이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연기의 가르침 특히 12지 연기의 가르침에서 괴로움이란 ‘윤회의 괴로움’이다. 그래서 연기 특히 12지 연기는‘윤회의 괴로움의 발생구조와 소멸구조’를 설하는 가르침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無明·行·識·名色·六入·觸·受·愛·取·有·生·老死
잘 알려진 대로 12지 연기의 열두 가지 구성요소는
무명(無明), 의도적 행위들[行], 알음알이[識], 정신·물질[名色], 여섯 감각장소[六入], 감각접촉[觸], 느낌[受], 갈애[愛], 취착[取], 존재[有], 태어남[生], 늙음·죽음[老·死]과 근심·탄식·육체적 고통·정신적 고통·절망[憂悲苦惱]이다.
이러한 12가지 구성요소는
“무명을 조건으로 의도적 행위들이, 의도적 행위들을 조건으로 알음알이가, 알음알이를 조건으로 정신·물질이, 정신·물질을 조건으로 여섯 감각장소가, 여섯 감각장소를 조건으로 감각접촉이,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갈애를 조건으로 취착이, 취착을 조건으로 존재가, 존재를 조건으로 태어남이,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죽음과 근심·탄식·육체적 고통·정신적 고통·절망이 발생한다. 이와 같이 전체 괴로움의 무더기[苦蘊]가 발생한다.”
“그러나 무명이 남김없이 빛바래어 소멸하기 때문에 의도적 행위들이 소멸하고, 의도적 행위들이 소멸하기 때문에 알음알이가 소멸하고, 알음알이가 소멸하기 때문에 정신·물질이 소멸하고, 정신·물질이 소멸하기 때문에 여섯 감각장소가 소멸하고, 여섯 감각장소가 소멸하기 때문에 감각접촉이 소멸하고, 감각접촉이 소멸하기 때문에 느낌이 소멸하고, 느낌이 소멸하기 때문에 갈애가 소멸하고, 갈애가 소멸하기 때문에 취착이 소멸하고, 취착이 소멸하기 때문에 존재가 소멸하고, 존재가 소멸하기 때문에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하기 때문에 늙음·죽음과 근심·탄식·육체적 고통·정신적 고통·절망이 소멸한다. 이와 같이 전체 괴로움의 무더기[苦蘊]가 소멸한다.”(S12:1 등)
이 가운데서 태어남[生]과 늙음·죽음[老死]이라는 괴로움의 발생구조를 밝히고 있는 첫 번째 정형구를 주석서는 유전문(流轉門, anuloma, 順觀)이라 부른다. 그리고 괴로움의 소멸구조를 밝히고 있는 두 번째 정형구는 환멸문(還滅門, paṭiloma, 逆觀)이라 부른다.
이것이 있을 때 저것이 있다.
이것이 일어날 때 저것이 일어난다.
이것이 없을 때 저것도 없다.
이것이 멸할 때 저것도 멸한다.
imasmiṁ sati idaṁ hoti
imassuppādā idam uppajjati
imasmiṁ asati idaṁ na hoti
imassa nirodhā idaṁ nirujjhati
此有故彼有
此生故彼生
此無故彼無
此滅故彼滅
즉, 무명을 조건으로 의도적 행위[行]들이, 의도적 행위들을 조건으로 알음알이가, … 이와 같이 전체 괴로움의 무더기[苦蘊]가 발생한다. 그러나 무명이 남김없이 빛바래어 소멸하기 때문에 의도적 행위[行]들이 소멸하고, 의도적 행위들이 소멸하기 때문에 알음알이가 소멸하고, … 이와 같이 전체 괴로움의 무더기[苦蘊]가 소멸한다. (상윳따 니까야 십력 경1(S12:21) §5)
유전문-순관 : 무명연행 행연식-----생연노사
환멸문-순관 : 무명멸즉행멸 행멸즉식멸-----생멸즉노사멸
유전문-역관 : 생연노사 유연생----행연식 무명연행
환멸문-역관 : 생멸즉노사멸 유멸즉생멸-----무명멸즉행멸
삼세양중인과
過 去 | 現 在 | 未 來 | |||||||||
無明 | 行 | 識 | 名色 | 六入 | 觸 | 受 | 愛 | 取 | 有 | 生 | 老死 |
二因 | 五果 | 三因 | 二果 | ||||||||
過去-現在의 一重因果 | 現在-未來의 一重因果 |
무명(無明),
의도적 행위들[行],
알음알이[識],
정신·물질[名色],
여섯 감각장소[六入],
감각접촉[觸],
느낌[受],
갈애[愛],
취착[取],
존재[有],
태어남[生],
늙음·죽음[老·死]과 [憂悲苦惱]
(2) 연기의 구성요소들에 대한 정의
1) 무명(無明: avidya, avijja)
무명이란 글자 그대로 '명(明:智慧)이 없다'는 말이다. 올바른 법[正法], 즉 진리에 대한 무지를 가리킨다. 구체적으로는 연기의 이치에 대한 무지이고, 사성제(四聖諦)에 대한 무지이다.
고(苦)는 진리에 대한 무지 때문에 생기므로, 무명은 모든 고를 일으키는 근본원인이다.
2) 행(行: samskara, sankhara)
무명을 조건으로 해서 행이 있다. 행이란 의도적 행위, 즉 업(業:karman)을 가리킨다.
행에는 몸으로 짓는 신행(身行=身業)과 언어로 짓는 구행(口行=口業)과 마음으로 짓는 의행(意行=意業)등 3행이 있다. 행(行=業)은 진리에 대한 무지, 즉 무명 때문에 짓게 되고, 그것을 지은 존재의 내부에 반드시 잠재적인 힘[潛在力]의 형태로 남게 된다.
3) 식(識: vijnana)
한 생의 최초의 알음알이 즉 재생연결식
식은 인식작용으로서, 안식(眼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識), 의식(意識)등 6식이 있다. 식이란 표면적인 의식뿐 아니라 잠재의식도 포함한다. 꽃을 볼 경우 꽃이라는 인식이 일어나게 되는 것은 전에 꽃을 본 경험이 잠재의식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꽃을 보았다'는 '과거의 경험'은 과거의 행(위)이다. 따라서 과거의 행(行)이 없다면 현재의 인식작용이 일어 날 수 없다. 그래서 "행을 조건으로 해서 식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4) 명색(名色: nama rupa)
정신[名 : nama]-느낌[受], 인식[想], 의도, 감각접촉, 마음에 잡도리함[이상 세가지는 行]
물질[色 : rupa]--네 가지 근본물질과 파생된 물질
명(名:nama)이란 정신적인 것을, 그리고 색(色:rupa)이란 물질적인 것을 가리킨다.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은 모두 인식의 대상이다.
식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대상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명색[對象=境]을 조건으로 해서 식이 있다"라고 하지 않고, "식을 조건으로 해서 명색이 있다"라고 되어 있다. 이 관계에 대해서는, 다음 항인 6입(六入)과 함께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5) 6입(六入, 또는 六處: sadayatana)
6입이란 눈(眼), 귀(耳), 코(鼻), 혀(舌), 몸(身), 마음(意)등의 6 가지의 감각기관, 즉 6근(根)이다. 이것은 인식 기관이다.
"명색을 조건으로 해서 6입이 있다."라는 것을 좀 더 풀이해서 말하면 "인식의 대상[境]인 명색을 조건으로 해서 인식의 기관[根]인 육입이 있다."라는 말이 된다.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여기에서 식, 명색, 6입 등 3항목[三支]은, 시간적으로 선후의 관계로 보지 말고 동시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식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인 명색과 그것을 인식 할 수 있는 기관인 6입이 동시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위에서 본 것처럼, 식이 행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식을 행 다음에 놓은 것이다.
6) 촉(觸: sparsa)
촉이란 지각(知覺)을 일으키는 일종의 '심적(心的)인 힘'이다. 촉에도 눈, 귀, 코, 혀, 몸, 마음등 6개의 감각기관에 의한 6촉(六觸)이 있다. 촉은 6입에 의해서 생긴다고 되어 있지만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6입만에 의해서가 아니고 식(識), 명색[境], 6입[根]등 3요소가 함께 함으로서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수성유경(手聲喩經)에서는 "(根·境·識) 3요소가 모여서 촉을 만든다"[三事和合成觸]라고 하는 것이다.
7) 수(受: vedana)
수란 즐거운 감정[樂受], 괴로운 감정[苦受], 즐거움도 괴로움도 아닌 감정[不苦不樂受]과 그 감수(感受)작용을 말한다. 감각기관[根]과, 그 대상[境], 그리고 인식작용[識]등 3 요소가 만날 때 거기에서 지각(知覺)을 일으키는 '심적인 힘'[觸]이 생기게 되고, 그 다음 수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므로 "수는 촉을 조건으로 해서 있다."고 하는 것이다.
8) 갈애[愛: trisna]
애란 갈애(渴愛)로서 욕망을 말한다. 좋아하는 것을 만나거나 싫어하는 것을 만나게 되면 그것에 애착심이나 증오심을 일으키게 된다. 증오심 역시 애(愛)의 일종이다. 고. 낙등의 감수작용(感受作用)이 심하면 심할수록 거기에서 일어나는 애착심과 증오심도 커진다. 그래서 "수를 조건으로 해서 애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9) 취(取: upadana)
취는 취착(取着)의 의미로서 올바르지 못한 집착이다. 맹목적인 애증(愛憎)에서 발생하는 강렬한 애착을 가리킨다. 어떤 대상에 대해 욕망이 생기면 뒤따라 그것에 집착심을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애를 조건으로 해서 취가 있다"라고 하는 것이다.
취착은 감각적 욕망에 대한 취착[욕취], 견해에 대한 취착[견취], 의례의식에 대한 취착[계금취], 자의의 교리에 대한 취착.
10) 유(有 : bhava)
유(有)란 존재를 말한다. 초기 경전에서는 취를 조건으로 해서 어떻게 존재가 있게 되는 가를 설명해 놓은 곳을 찾기는 어렵다.
존재는 욕계의 존재, 색계의 존재, 무색계의 존재로 정의된다. 욕계의 존재란 업의로서의 존재, 재생으로서의 존재이다.
업설(業說)에 의하면, 집착[取]때문에 업(業)이 만들어지고, 업은 생(生)을 있게 하는 조건이 된다. 따라서 '유'를 '업'이라고 본다면, "취를 조건으로 해서 유가 있다"라는 말은 "집착을 조건으로 해서 업이 있다."라는 것이 된다. 두 번째 항목인 '행'을 무명으로 인해 생기는 소극적인 업이라고 한다면, 유는 '애'와 '취'를 조건으로 해서 생기는 적극적인 업이라고 할 수 있다.
11) 생(生 : jati)
유(有), 즉 업(業)은 생을 있게 하는 원인이기 때문에 "유에 의해서 생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태어남[生]은 한 생에 최초로 태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12연기는 존재[有]와 태어남[生] 사이에 현재생과 미래생이 개재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12) 노사(老死: jara-marana)와 우비고수뇌(憂悲苦愁惱)
생을 조건으로 해서 늙음과 죽음등 여러 가지 고가 있다.
생이 있게 되면 필연적으로 늙음과 죽음이 있게 된다. 그리고 다른 여러 가지 고, 즉 근심(憂), 비애(悲), 고통(苦), 번뇌(愁), 번민(惱)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출처] 초기불교 이해 요약-2. 초기불교의 교학-12연기 1 (緣)|작성자 byuns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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