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묵 스님
초기불교 이해 요약
2. 초기불교의 교학
7. 어떻게 해탈 열반을 실현할 것인가
해체를 통해서 해탈·열반을 실현하는 방법은 초기불전 도처에서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정리하면 다음의 여섯 단계가 된다. 즉
① (온·처·계로) 해체해서 보기
② 무상·고·무아
③ 염오
④ 이욕
⑤ 해탈
⑥ 구경해탈지이다.
이제 이 여섯 단계를 조금 더 부연해서 살펴보자.
첫째, 부처님께서는‘나’라는 존재나‘세상’이라는 존재 등의 존재일반을 온·처·계 등의 법(dhamma)이라는 기준으로 해체해서 설하신다. 그러면 왜 법으로 해체해서 설하시는가? 이렇게 법들로 해체해서 보면 드디어 법들의 무상이나 고나 무아가 보이기 때문이다.
법은 고유성질을 가진 것[自相, sabhava]이다.
개념[施設, paññatti]을 법으로 해체[위밧자 (vibhajja)]해서 본다.
둘째, 해체해서 드러나는 이러한 법들의 무상·고·무아는 해탈열반을 실현하는 두 번째 단계이다.
개념적 존재로 뭉뚱그려두면 무상·고·무아는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나’라는 존재를 자아니 진인이니 중생이니 하는 개념적 존재로 그대로 두고 보면 영원불변하는 자아나 진인 등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을 색·수·상·행·식의 5온으로 해체해서 보면 무상이나 고나 무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법들의 무상·고·무아를 아비담마/아비달마에서는‘보편적 성질(samanna-lakkhana)’이라 부르고, 이것을 중국에서는 공상(共相)으로 옮겼다. 그리고 반야·중관, 유식과 화엄에서도 그대로 다 채용해서 강조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셋째, 이렇게 무상이나 고나 무아를 봄으로써 존재일반에 염오(厭惡, nibbida)하게 된다.
그래서“비구들이여, 이렇게 보는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물질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 알음알이에 대해서도 염오한다. …”(S22:59 등)라고 초기불전의 도처에 나타나고, 주석서는 이 염오를 강한 위빳사나와 동의어(MA.ii.115)라고 설명하고 있다.
넷째, 염오가 일어나면 탐욕이 빛 바랜다(離慾, viraga).
주석서는 “‘탐욕의 빛바램(이욕)’이란 도(magga, 즉 예류도, 일래도, 불환도, 아라한도)를 말한다”(MA.ii.115)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섯째, 탐욕이 빛바래므로 해탈(vimutti)한다.
주석서는 이것을 과(phala, 즉 예류과, 일래과, 불환과, 아라한과)의 경지라고 설명한다.
여섯째, 해탈하면 해탈했다는 지혜 즉 구경해탈지가 일어난다.
그래서 염오부터 구경해탈지까지를 초기불전은“이와 같이 보는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물질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 염오하면서 탐욕이 빛바래고, 탐욕이 빛바래기 때문에 해탈한다. 해탈하면 해탈했다는 지혜가 있다.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梵行)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다.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꿰뚫어 안다.”(S22:59 등)라고 정형화하고 있다.
해탈열반을 실현하는 이러한 여섯 단계는 초기불전의 중심 되는 가르침으로 튼튼히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후대의 불교들도 강조점에는 차이가 나지만 모두 이런 체계를 받아들여 잘 계승하고 있다.
초기불교의 교학과 수행체계는 자상(自相)-공상(共相)-해탈의 세 가지 단계로 정리된다. 자상(自相)을 통한 공상(共相)의 확인이라 정리된다. 고유성질의 특징[自相]에 따라서 법들을 분류하고 이들 가운데 특정 법의 무상·고·무아[共相]를 통찰할 것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아비담마·아비달마는 법에 대해서[對法]를 강조하기 때문에 제법의 자상(自相)에 따른 분류를 중시하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렇게 분류하는 것은 무상·고·무아의 공상(共相)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기본에 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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