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묵 스님
초기불교 이해 요약
2. 초기불교의 교학
6. 괴로움의 발생구조와 소멸구조-12연기(2)
(1) 연기의 가르침의 특징
1) 연기는 괴로움의 발생구조와 소멸구조 즉 유전문과 환멸문을 설하는 것이다.
2) 괴로움이란 윤회의 괴로움이다.
3) 알음알이와 정신·물질의 출현
알음알이[識]의 출현은 한 생의 최초의 알음알이 즉 재생연결식이 모태에 들어감으로 이해해야 한다. 듦이 있을 때 정신·물질[名色]이 있다.
4) 내생에 다시 태어남을 일으키는 것
5) 12연기는 삼세를 말한다
過 去 | 現 在 | 未 來 | |||||||||
無明 | 行 | 識 | 名色 | 六入 | 觸 | 受 | 愛 | 取 | 有 | 生 | 老死 |
二因 | 五果 | 三因 | 二果 | ||||||||
과거의 원인 | 현재의 결과 | 현재의 원인 | 미래의 결과 | ||||||||
過去-現在의 一重因果 | 現在-未來의 一重因果 |
因-果의 고리
괴로움의 직접적인 원인은 애-취-유이고 근원적 원인은 무명과 행이다. 그래서 사성제에서는 괴로움의 원인을 애(갈애)라고 들고 있다. 그러므로 괴로움이라는 결과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그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갈애를 척파해야 하며 갈애를 척파하기 위해서는 갈애가 일어나는 조건인 식-명색-육입-촉-수의 연기구조를 이해해야하고[正見] 이를 바탕으로 팔정도를 실천해야 한다.
6) 원인과 결과의 반복적 지속
12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12연기는‘원인과 결과의 반복적 지속’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12연기은 원인의 연결고리와 결과의 연결고리가 반복적으로 연결되어서 괴로움의 발생구조가 중층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7) 이세인과(二世因果)
8) 연기에 대한 네 가지 해석
첫째, 한 찰나에 연기의 12지가 동시에 함께 일어난다는 주장인데 이것을‘찰나(刹那)연기’라 한다. <구사론>은 탐욕으로 말미암아 살생을 행할 때 한 찰나에 12지가 모두 갖추어져 일어난다고 예를 들고 있다.
둘째, 12찰나에 걸쳐서 연속적으로 12지가 연이어서 상속(相續)한다는 것이‘연박(連縛)연기’이다.
셋째, 여러 생에 걸쳐서 시간을 건너뛰어서 12지가 상속한다는 것이‘원속(遠續)연기’이다.
넷째, 12지는 모두 오온을 본질로 하여 매순간 오온이 생멸하면서 상속하지만 특정 순간의 두드러진 상태[分位]에 근거하여 각각의 명칭을 설정한 것이라고 연기의 가르침을 설명하는 것이 ‘분위(分位)연기’이다.
<구사론>에 의하면 설일체유부는 이 분위연기를 12연기 해설의 정설로 채택하고 있다.
9) 이시적인가 동시적인가
인과 인끼리 과는 과끼리 동시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특정 순간에 어느 것이 더 강한가하는 측면에서는 이시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인과 과는 동시적으로 보면 곤란하다. 인과동시가 되기 때문이다.
10) 연기는 무아를 드러내는 강력한 수단이다
십이연기를 접하면서 우리가 명심해야하는 더욱 중요한 사실은, 연기의 가르침은 자아니 진아니 대아니 주인공이니 하는 존재론적인 실체를 상정하고 그것과 하나 되는 것쯤으로 깨달음을 착각하지 말라고 단언한다는 것이다. 존재론적인 실체는 어느 시대 어느 불교에도 결코 발붙일 틈이 없습니다.
(2) 12연기(緣起)와 상호의존[緣]은 구분되어야 한다
12연기와 조건발생(paccaya, paṭṭhāna)을 혼동하지 말라는 것이다. 불교는 이미 초기불교부터 조건발생으로 존재일반을 설명한다. 이러한 조건은 초기 아비담마에서부터 24가지 조건으로 정리되었고 구사론을 위시한 북방아비달마에서는 6인-4연-4과로 특히 4연으로 정리가 되었으며 이것은 유식에 고스란히 전승되어서 10인-4연-5과 특히 4연으로 정리되어 설명되고 있다. 그러므로 괴로움 특히 윤회의 괴로움의 발생구조와 소멸구조를 설하는 12연기를 이러한 24연이나 4연과 혼동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24연이나 4연이 발전하여 화엄에서 법계연기로 승화한 것이지 결코 12연기가 법계연기로 발전한 것이 아니다.
상호의존의 방법은
(1) 원인의 조건(hetupaccaya, 因緣)
(2) 대상의 조건(ārammaṇapaccaya, 所緣緣)
(3) 지배의 조건(adhipatipaccaya, 增上緣)
(4)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anantarapaccaya, 無間緣)
(5) 더욱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samanantarapaccaya, 等無間緣)
(6) 함께 생긴 조건 (sahajātapaccaya, 俱生緣)
(7) 서로 지탱하는 조건(aññamaññapaccaya, 相互緣)
(8) 의지하는 조건(nissayapaccaya, 依止緣)
(9) 강하게 의지하는 조건(upanissayapaccaya, 親依止緣)
(10) 먼 저 생긴 조건(purejātapaccaya, 前生緣)
(11) 뒤에 생긴 조건(pacchājātapaccaya, 後生緣)
(12) 반복하는 조건(āsevanapaccaya, 數數修習緣)
(13) 업의 조건(kammapaccaya, 業緣)
(14) 과보의 조건 (vipākapaccaya, 異熟緣)
(15) 음식의 조건(āhārapaccaya, 食緣)
(16) 기능[根]의 조건 (indriyapaccaya, 根緣)
(17) 禪의 조건(jhānapaccaya, 禪緣)
(18) 도의 조건(maggapaccaya, 道緣)
(19) 서로 관련된 조건(sampayuttapaccaya, 相應緣)
(20) 서로 관련되지 않은 조건(vippayuttapaccaya, 不相應緣)
(21) 존재하는 조건(atthipaccaya, 有緣)
(22) 존재하지 않은 조건(natthipaccaya, 非有 緣)
(23) 떠나가버린 조건(vigatapaccaya, 離去緣)
(24) 떠나가버리지 않은 조건(avigatapaccaya, 不離去緣)이다.
6인 : 능작인, 구유인, 상응인, 동류인, 변행인, 이숙인
4연 : 증상연, 등무간연, 소연연, 인연
5과 : 증상과, 사용과, 등류과, 이숙과, 이계과 (아비달마 구사론)
『아비달마 불교』(권오민, 민족사, 106~121쪽을 참조할 것.)
아무튼 연기든 조건이든, 이러한 연이생(緣已生)의 가르침은 역사적으로 전개되어온 모든 불교를 불교이게 하는 핵심이 되는 것임은 자명하다.
(3) 연기의 소멸구조는 오온의 염오-이욕-소멸과 같은 가르침
괴로움을 소멸하기 위해서는 연기의 구성요소들 즉 12지 모두를 다 소멸시켜야 하는가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12가지 구성요소 가운데 어느 하나를 소멸하면 된다. 특히 인-과의 고리로 본다면 괴로움의 원인인 인(因)의 고리를 부수어야 하는데 갈애가 중점이다. 그래서 사성제에서도 괴로움의 원인으로 갈애를 들고 있으며 이 갈애가 남김없이 멸진된 경지를 열반이라 부르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이 갈애를 없앨 것인가? 팔정도로 대표되는 37보리분법을 닦아서 없애야 한다.
[출처] 초기불교 이해 요약-2. 초기불교의 교학-12연기 2 (緣)|작성자 byuns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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