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궁핍한 중생의 마음을 채워주는 것을
법공양이라 한다.
법공양은 불자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이며,
만약 행하지 않으면 참다운 불자가 될 수 없다.
-지관 스님
궁핍한/마음을/진리로/채우자
지관 스님
종교가 인류를 교화한다는 것은 모든 중생의 마음에 불합리하거나 결여된 부분을 보완하고, 치유해주는 역할을 뜻하는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해서 마음이 포악한 자에게는 온유한 마음을, 게으른 사람에게는 부지런한 마음을, 탐심이 많은 이에게는 자신의 분수를 지킬 줄 아는 마음을 , 항상 남을 헐뜯거나 비방하는 사람은 돌이켜 자신의 허물부터 살피기를, 이기적인 사람은 이타적利他的 방향으로, 물질 위주로 치닫는 자는 정신의 중요함 등을 고취시켜주어 마음에 균형을 잡아 중도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단련시키는 것이 종교의 사명이라고 할 것이다.
이와같이 정신적 결함을 보완시켜 준다는 것은 그들에게 무언가를 먹여 그 공허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궁핍한 중생의 마음을 채워주는 것을 법공양이라고 한다.
雲門선사는 어느 스님이 불교 진리의 극치에 대해 묻자 그것은 다름 아닌 내가 먹는 호병胡餠, 호떡이라고 대답했다. 그 후 선지善遲화상이 開先寺의 조실로 있었는데, 어느 날 대중에게 말하기를 “여기 모인 2백여 납자가 제방諸方 총림으로 다니면서 각고의 정진을 하였으니, 이 중 어느 누가 운문의 호병을 먹어본 적이 있느냐? 모르기는 하지만 아마도 먹어본 사람은 없는 것으로 추측된다.
왜냐하면 내가 20년 전 그것을 의발衣鉢 밑에 감추어 두었더니 귀신도 몰랐는데 무지한 너희 일중一衆이 어디서 이를 찾아낼 수 있겠는가? 만약 내 말이 믿어지지 않는 자가 있다면 증거를 보여주리라“하고 주장자를 들어 일원상一圓相을 그렸다. 그리고는 솜씨가 좋은 자는 가져다 공양하라고 했으니, 이 호병공양胡餠供養의 이치를 깨닫기만 하면 그는 곧 성불의 경지에 올라 해탈자재의 법락法樂을 수용하리라.
불자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이며, 만약 행하지 않으면 참다운 불자가 될 수 없는 조건은 다름 아닌 법공양이라 하겠다. 부처님께서는 이 땅에 나타나신 근본 목적도 바로 이 법공양을 위한 것이며, 또한 부처님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든 주도자인 보살들이 육도만행을 쉬지 않고 실천한 것도 법공양의 실천에 있는 것이며, 제불조가 견성오도하신 것도 바로 이 법공양의 결과라 하겠다.
이렇게 볼 때 법공양이란 바로 보현보살의 실천행원을 상징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나는 법공양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풀이해 보고자 한다.
첫째, 부처님께서 남겨주신 교법, 즉 진리를 모든 중생들에게 먹여 그들로 하여금 정신의 배가 부르고 지혜의 바다가 밝아지도록 설법 교화하는 것이다.
둘째, 부처님의 법음法音인 팔만대장경에 공경 예배 공양하여 공덕을 닦아 업장을 소멸하고, 지혜의 눈을 밝혀 생사의 고해를 건너 열반경지에 도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셋째, 부처님의 법을 각기 읽고 외워 경전 속에 담겨 있는 넓고 깊은 진리를 스스로 깨달아, 위로는 보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다.
《화엄경》<보현행원품>에 따르면, 보현보살이 열 가지 큰 원을 세워 스스로 실천하면서 모든 불자들에게 법공양을 실천궁행하라고 장조하고 있다. 그 중 제삼광수공양원第三廣修供養願에 따르면 공양구供養具의 종류로 여러 가지가 있다. 이른바 향공양, 꽃공양, 음식공양, 의복공양, 음악공양, 등불공양 등 많은 공양의 종류를 들고 있다. 이러한 종류의 공양구로써 시방세계에 두루하신 부처님께 공양함은 물론이거니와 나아가서는 배고프고, 헐벗고, 소외당하고, 그늘진 곳에서 괴로워하는 모든 중생들에게 정신적 위로와 물질적 동정을 보내는 것이 공양 중에서 가장 훌륭한 공양인 것이다. 이와 같이 어려운 자에게 공양하는 것이 불보살님께 공양하는 공덕보다 더 크다고 설하고 있다.
《화엄경》에 말씀하시되 모든 공양 중에도 법공양이 으뜸이니, 그 법공양이란 어떤 것인가?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여법如法히 수행하는 것, 배고픈 이에게는 밥을 주고 옷이 없는 자에게는 옷을 주는 것, 번민하고 두려움에 빠진 사람을 위로해 주는 것, 모든 중생을 이롭게 도와주는 것, 사섭법으로써 일체 중생을 부처님의 자비광명의 품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 모든 중생들의 고통을 대신 희생하는 것, 선행을 부지런히 행하는 것, 보살의 육도만행과 보현의 행원을 버리지 않는 것, 항상 보리심을 여의지 않는 것 등이 모두 공양이라고 설하고 있다.
1982.1.24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장 재직시
지관 스님
1932년~
1947년 자운 스님을 은사로 득도
1962년 마산대 졸업
1970년 동국대 대학원 졸업
1970년 해인사 주지
1986년 동국대학교 총장
現 제32대 조계종 총무원장, 원로회의 의원, (사)가산불교문화연구원 이사장
염화실 카페 http://cafe.daum.net/yumhwasil/8Hqs/93 에서 복사한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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