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따와나 일묵스님

욕망-이해하면 버려진다(1/4)

수선님 2020. 1. 12. 11:05

(2018년 일요법회입니다)

일요법회는 한달에 한번만 하는 거라 자주 있는건 아닌데요, 오늘은 지난번 법회 이어서, 지난 번 화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오늘은 화와 대칭되는 관계인 감각적 욕망을 어떻게 버리는가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이야기하기전에 맛지마니까야에 보면, 맛애생경이란 경이 있습니다. 거기에 보면 어떤 거사님이 자기 외아들을 잃어서 괴로워하고 마음의 고통을 참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다가 부처님을 찾아 뵙고 이런이런 얘기를 하니까 부처님께서 그 때 뭐라 하셨냐 하면,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괴로움이 생긴다.

정신적 고통, 근심걱정, 근심탄식,

육체적 고통, 정신적 고통, 절망이 생긴다

그러니까 이 거사님이 반발합니다. 아니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지 왜 괴로움이 생깁니까. 그 말에 수긍을 못하고 부처님 말씀에 대해 불만을 갖고 돌아가죠. 그렇게 돌아가고 나서 그 말이 그 때 당시에, 거기가 코살라국이었을 겁니다. 그렇게 돌아가고 나서 그 말이 자꾸 거기 퍼지는 거예요. 부처님께서 이래 말씀하신게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무슨 말이냐. 이렇게 해서 약간 부처님에 대한 뭐랄까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생긴 거죠.

그래서 코살라국 왕인 파세다니왕도 들어 보니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 행복이지 그게 왜 괴로움이냐 이렇게 해서 거기에 대해 불만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그때 파세나디왕의 왕비가 말리카입니다. 말리카 왕비가 부처님의 아주 독실한 신자였고 지혜도 아주 뛰어난 분이었어요. 보통 사람들은 자기 견해에 빠져서 자기 생각 때문에 부처님 가르침을 잘 이해를 못한거죠.

근데 말리카 왕비는 나름 지혜도 있고 부처님에 대한 신심이 확실한 분이다보니 아니다, 부처님이 그리 말씀하셨음 이유가 있을 거다, 분명히 부처님 말씀엔 이유가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그래서 자기 신하를 시켜 부처님께 이런 질문을 하게 합니다. 그건 아주 간단하게 설명한 건데 그럼 진짜로 내용이 뭐냐, 진짜 부처님께서 의도하신 바가 뭐냐, 이거에 대해 물어보라 하죠. 그라니까 그 때 부처님께 똑같이 묻습니다.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괴로울 수 있습니까?

그렇게 물으니까 예를 들어, 아주 사랑하는 부모님이 계신데 그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슬프냐 슬프지 않으냐, 그러니까 부모님에 대해 사랑하냐 안 사랑하냐 물으니까 사랑합니다, 말할 거 뭐 있겠습니까 이렇게 이야기하면 그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어떻게 되냐, 어떻게 되겠어요? 가슴이 찢어지고 아프겠죠 그쵸? 그 예를 들면서 봐라,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괴로움이 생기지 않느냐. 또 형제 가까운 형제 이런 사람이 있으면 괴로움이 일어납니다. 그런 예를 드시면서 자기와 가까이 있고 애착이 있는 사람들은 괴로움이 발생한다는 거죠.

그것을 잃었을 때 나타나는 괴로움이죠.

그 자체가 괴로움이라기보다는.

이 말을 듣고 말리카 왕비가 파세나디왕에게 이야기하면서 파세나디왕이 잘 수긍하도록 똑같이 물어보죠.

(왕비) 왕이시여, 왕은 공주를 사랑하십니까?

(왕) 아이고 말할 필요 있겠느냐.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공주를, 공주는 내 목숨과도 바꿀 수 있다.

(왕비) 그럼 공주가 아플 때 왕의 마음이 어떠십니까?

(왕) 말해 뭐하겠느냐, 차라리 내가 아픈게 낫지. 공주가 아픈건 내 볼 수 없다

그러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요, 그걸 보면 우리가 알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괴로움이 생긴다. 이런 비유를 하니 파세나디 왕도 그 말을 수긍하고 그거에 대해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그걸 받아들이는 계기가 됐다는 그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게 맛지마니까야에 나오는 '애생경' 사랑 애에, 생길 생입니다. 괴로움은 사랑 때문에 생긴다는걸 설명하고 있죠.

이 비슷한 말씀이 법구경에서 있는데, 여러분 이런 말 많이 들어봤죠. 좋아하는 사람도 만들지 말고, 미워하는 사람도 만들지 마라. 들어봤죠 그쵸? 그리고 법구경 214번 게송에 보면 뭐가 있냐 하면, 욕망해서 슬픔이 생긴다. 욕망해서 두려움이 생긴다. 집착에서 벗어난 이에겐 슬픔이 없는데 어찌 두려움이 생기랴, 이런 표현이 있어요. 여러분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할 때는 표면에 드러난 것만 보고 이해해선 안됩니다.

감각적 욕망, 욕망이라는 것 자체는 욕망을 즐기는 것 자체는 사실 즐거움이 있습니다. 달콤함이 있죠. 그 때 일어나는 행복한 느낌이 있으니까. 달콤함이 있지만 그것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모습은 그 조건으로 인해 오히려 정신적 괴로움이 생긴다, 이런 걸 알려주려 하는거죠.

제가 이 예를 말씀드린 건, 여기 많은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는데, 제가 화란 걸 지난 시간에 말씀드렸는데, 화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우리가 대상을 싫어하는 마음 외에, 그 화라고 하는 마음 속에는 반드시 또 뭐가 있냐 하면 이것이 우리한테 일어나는 이런 번뇌들은 독립적으로 작용하는게 아니라 서로서로가 관련이 돼 있어요.

내가 화를 내고 뭔가 불만이 생기는 건 그 이면에 애착이 있는 거예요.

아까 말했듯 괴로움이 생기는 건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우리 나라엔 나이가 들어 죽는 분도 있고 여러 가지 병으로 죽는 분도 있고 많이 있지만 그런 분들 때문에 여러분들이 괴로워하진 않잖아요. 그쵸?

그런데 우리가 보통 자기 가족,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 자기 가까이 있고 애착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는 굉장한 고통이 와요. 괴로움이라고 하는 것은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속엔 애착의 구조를 갖고 있다는 거고 그런 거를 이해해야 우리가 번뇌를 버리는 데 있어서 좋은 지혜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원인을, 불교에서는 '어떤 번뇌든지,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고 조건이 있다' 란 가르침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원인을 조사하다 보면 일어난 현상 그 자체만 보는게 아니라 그 현상이 갖고 있는 일어나는 원인 조건 이런걸 관찰하다 보면 우리가 좀 더 근원적인 부분에 도달하게 되는데요, 이 욕망이란 것이 왜 사람들이 이걸 괴로움이라 잘 안 받아들이냐 하면 욕망은 항상 욕망이 충족될 때 일어나는 뭐가 있습니까?

여러분들 뭔가 원하는 걸 얻을 때 달콤한 행복, 즐거움이 일어나잖아요.

그래서 이 욕망이라는 건 행복이라고 하는 것으로 포장이 돼 있어서 사람들이 이것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을 잘 몰라요. 이건 자기가 직접 해서 실제 그런 상황에 빠져 괴로움을 겪을 때야 그때서야 알지 실제로는 잘 모르는데 경전 속에 되게 그런 말씀 많이 나옵니다.

두려움은 감각적 욕망의 다른 이름이다.

우리가 어떤걸 두려워하고 괴로워하는 이면에는 뭔가 집착하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래서 감각적 욕망과 성냄이라 하는 것은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한 걸음 더 나아가 욕망을 일으키는 밑뿌리엔 뭐가 있느냐 하면 어리석음이 숨어 있습니다. 내가 어떤 것에 대해 잘못 아는 어리석음 때문에 괴로움들이 일어나는 거죠. 예를 들어 감각적 욕망이란 것이 보통 사랑하는 사람과 즐기고 같이 있고 시간을 보내고 이런 걸 큰 행복이라 생각하지만 물론 그게 세속적인 의미에서 행복인 건 맞습니다. 부처님께서도 그런 행복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 행복이 가지고 있는 한계성과 결점 불완전함 이런 것들에 대해 주목하는 거죠.

그 행복이 행복이 아닌 건 아니지만 이건 그걸로 인해 계속 새로운 괴로움을 유발하는 쪽으로 가기에 진정한 의미에서 행복으로 보기엔 부족한게 너무 많다, 결점이 너무 많은 것이기에 그런 건데,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런 욕망을 충족하고 즐기는 걸 행복이라 보는 프레임을 갖고 있죠.

부처님이 진리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것이 괴로움의 속성이 있다고 봤는데 오히려 일반인들은 이것을 행복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집착이 일어나고 그 집착하고 있는 것이 이루어졌을 땐 잠시 행복하지만 그것이 사라질까봐 초조하고 불안하고 얻지 못하면 그거 자체로 큰 괴로움입니다.

모든 번뇌에서 가장 뿌리에 있는 건 뭐냐 하면, 욕망과 성냄의 뿌리엔 어리석음이란 게 잠재돼 있는 거죠.

이런 관계를 이해해야 특히나 탐욕과 성냄이란 것을 이해해서 그걸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길들일 것인가 하는 것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관계성을 아는 거죠.

결국 화도, 화를 버리고 싶지만 화를 버리는 것이, 지난번에 화를 버리는 몇가지 보편적인 방법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화를 버리는 방법에서 조금 깊이 들어가 보면 결국 그 속에 집착이란 마음 상태가 숨어 있고 그건 뭔가 내가 세상의 본질, 존재의 본질에 대한 어리석음이 바탕이 돼 있다 이런 걸 이해하면,

어리석음을 버림으로써 모든 욕망이나 성냄을 버릴 수 있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지혜로써 번뇌를 버릴 수 있다 얘기한 거죠.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