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많이 듣고 아는 지식만을 배우고 모든 번뇌를 다하지 못하여 마음속에 한갓 뒤바뀐 원인만 알 뿐, 눈앞의 뒤바뀐 실제를 참답게 알지 못하고 있으니, 네가 오히려 진실한 마음으로 믿고 따르지 못할까 염려되어 나는 이제 세속의 일들을 예로 들어[試將塵俗] 너의 의심을 없애 주리라."
즉시 여래께서는 라후라(羅?羅)에게 종을 한번 쳐서 소리를 내게 하시고 아난에 물으셨다.
"너희들은 지금 이 소리가 들리느냐."
아난과 대중은 함께 말했다.
"예, 들립니다."
종소리가 그치자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지금도 들리느냐."
아난과 대중은 함께 말했다.
"들리지 않습니다."
그 때 라후라는 또 종을 한번 쳐서 소리를 내었다.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이제 들리느냐."
아난과 대중은 함께 말했다.
"예, 들립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떤 상태를 들린다 하고 어떤 상태를 들리지 않는다고 하느냐."
아난과 대중이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종을 쳐서 소리가 나면 들린다 하고, 종을 친지 오래되어 소리가 사라지고 메아리마저 다 끊기면 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여래께서는 다시 라후라에게 종을 치도록 하시고 아난에게 물으셨다.
"지금 소리가 나느냐."
아난과 대중이 함께 말했다.
"소리가 납니다."
조금 지나서 소리가 없어지자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지금 소리가 나느냐."
아난과 대중이 함께 답했다.
"소리가 없습니다."
잠시 후에 라후라가 다시 와서 종을 쳤다.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지금 소리가 나느냐."
아난과 대중이 함께 말했다.
"소리가 납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떤 경우에 소리가 난다고 하며, 어떤 경우에 소리가 없다고 하느냐."
아난과 대중이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종을 쳐서 소리가 나면 소리가 난다고 하며, 종을 친지 오래되어 소리가 사라지고 메아리마저 다 끊기면 소리가 없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아난과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지금 어째서 스스로 말을 교란(矯亂)하느냐."
대중과 아난은 함께 부처님께 물었다.
"저희들이 지금 어째서 교란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들에게 들리느냐고 물으면 너희들은 들린다 하고, 또 내가 너희들에게 소리가 나느냐고 물으면 너희들은 소리가 난다고 하면서 '예, 들립니다. 소리가 납니다'라는 대답이 일정하지 않으니, 이러한 것이 교란이 아니고 무엇이냐.
아난아, 소리가 사라지고 메아리마저 없으면 너는 들리지 않는다고 했으나, 만일 참으로 영 듣지 못한다면, 듣는 성품이 이미 사라져서 마른 나무와 같을 텐데, 종을 다시 쳤을 때 소리가 나는 줄을 네가 어찌 알겠느냐. 나는 줄 알고 없어진 줄 아는 작용은 소리의 경계가 스스로 없기도 하고 나기도 할 뿐인데, 저 듣는 성품이 어떻게 네게 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겠느냐. 또 참으로 듣는 작용이 아주 없다면, 무엇이 없어지는 줄을 알겠느냐.
그러므로 아난아, 소리가 듣는 가운데 스스로 생기고 사라질지언정, 네가 소리의 생겨남과 소리의 사라짐을 듣는다고 해서, 너의 듣는 성품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는 것이 아니니라.
너는 오히려 뒤바뀌었으니 소리를 헷갈려 듣는 작용으로 여기고 영원[常]을 단멸[斷]로 혼미한들 어찌 괴이한 일이겠느냐 만은, 끝내 마땅히 온갖 움직이고 조용함의 닫히고 막힘과 열리고 통함을 떠나서는 듣는 작용은 성품이 없다고 말해서는 안 되느니라.
마치 잠이 무거운 사람이 평상[床枕]에서 깊이 잠들었을 때, 그 집안 사람이 그가 자는 사이에 비단의 다듬이질을 하면서 방아를 찌면, 그 사람은 꿈속에서 절구질과 다듬이질 소리를 다른 물건의 소리로 여기고 북 소리든지 종소리로 들으면서, 꿈꾸는 동안에 스스로 '웬 종이 나무와 돌 소리를 내는 것일까'하고 괴상하게 생각한다. 그러다가 홀연히 잠에서 깨었을 때, 절구소리임을 알고 집안 사람에게 '나는 꿈속에서 이 방아 찧는 소리를 북 치는 소리로 잘못 알았구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아난아, 이 사람이 꿈속에서 어찌 고요하고 흔들리고 열리고 닫히고 통하고 막히는 경계를 기억하겠느냐. 그 형체는 비록 잠들었을지라도, 듣는 성품은 어둡지 않았느니라.
비록 네 형체가 스러지고 그 목숨[命光]이 옮겨서 사라진들, 이 성품이 어떻게 네게서 소멸되겠느냐.
모든 중생이 시작 없는 때부터 온갖 물체[色]와 소리를 따라 생각을 좇아서 흘러 다니는 것은,
일찍이 성품이 맑고 묘하고 영원함을 깨닫지 못하여
영원한 진리를 따르지 않고, 생기고 멸하는 작용을 좇기 때문이다.
이로 인하여 태어날 때마다 번뇌에 물들어 흘러 다니는 것이니라.
만일 생멸을 버리고 영원한 진리를 지킨다면,
영원한 광명이 앞에 뚜렷이 나타나서 대상[塵]과 감관[根]과 인식하는 마음[識心]은 즉시 사라지리라.
생각하는 모양은 티끌 번뇌이고, 인식하는 정은 때 번뇌이니라.
티끌 번뇌와 때 번뇌[二]를 함께 멀리 벗어나면 너의 법눈[法眼]은 바로 맑고 밝아질 텐데,
어찌 더없이 높은 깨달음을 이루지 못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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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생불멸하는 진여라는 것이 있다..
그러니, 영원불멸하는.. 진여가 있음을 깨달으라라는 법문 내용입니다.
소리가 들리냐고 물으신 건, 귀 자체가 생명(자성)이 있어서 귀 스스로 소리를 듣냐는 의미지요.
소리라 나느냐고 물으신 건, 소리 자체에 에 생명(자성)이 있어서 들리게끔 하느냐는 의미입니다.
서로 다른 의미지요.
그래서 서로 다른 말로 교란한다고 부처님께서는 꾸짓으십니다.
교란이란 왜 이랬다 저랬다 하냐는 의미입니다.
귀라는 것은 육근입니다. 육근 중에 이근이지요.
소리라는 것은 육경입니다. 육경(색,성,향,미,촉,법) 중에 성이지요.
귀나 소리나 또는 육식 중에서 이식이라는 것은 생멸법입니다.
유위법이지요.
귀의 기능이란 소리를 듣는 기능일 뿐 입니다.
그냥 소리만 듣는 거지요.
소리가 안들리면 당연히 소리가 안나는지 몰라야만 합니다.
하지만, 소리가 안나도 알고 있지요.
그 알고 있는 놈을 찾는 겁니다.
소리가 안나도 그걸 알고 있는 놈.........그 놈
소리가 들릴 땐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소리가 나는지..
하지만 소리가 안 들릴 때도 알고 있지요. 소리가 안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귀는 소리가 안들리면 모르는데..어째 이걸 알고 있을까..요?
이게 바로 듣는 놈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소리가 들리던 안들리던 항상 알고 있는 그 오묘한 진여..
결국은 귀가 소리를 듣는게 아닙니다.
진여가 알고 있는거지요.
소리가 나던 안나던..다 알고 있습니다.
변함 없이 알고 있지요.
왜 이걸 따르지 않고, 생겼다 사라지는 그걸 따르는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소리를 듣는 놈을 찾으라는 내용이지요.
소리를 듣지 말고, 듣는 놈을 찾아야 합니다.
창공과 같고, 고요하고, 오묘한.............그 무엇...
반야심경의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의 그 空입니다.
능엄경, 참 대단한 경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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