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종요도(三種要道) 4 : 출리심이란 무엇인가?
자, 그러면 이제부터 토끼처럼 귀를 쫑긋이 세우고,
쫑카빠 대사의 『삼종요도』 즉, 세 가지 중요한 길에 대한 가르침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쫑카빠 대사는 티벳의 암도 지방에서 태어나서 위짱(U-Tsang)에 있는 중앙 티벳으로 여러 스승들께 공부하기 위해 갔습니다. 거기서 현교와 밀교를 모두 공부하고, 마침내 완전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쫑카빠 대사는 다양한 인도의 경전과 주석들을 근거로 아주 뛰어난 열여덟 책(冊: 저서의 묶음)을 쓰셨습니다. 이 저서들은 수제자인 응아왕 닥빠(Ngawang Dragpa)에게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쫑카빠 대사의 대표적인 저작인 『보리도차제론』과 이 『삼종요도』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삼종요도』에서는 출리심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고귀한 인간의 몸을 받은 것과 무상(無常)을 기억하여 이 생의 번뇌 망상을 떠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윤회의 고통을 기억하여 다음 생의 번뇌 망상을 벗어나는 것입니다.
즉, 귀의에 대한 강조를 조금 덜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보리도차제론』에서는 세 가지의 동기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습니다. 즉, 입문자의 단계에서부터 근기(器根)가 뛰어난 단계까지, 먼저 다음 생에 대한 관심을 가질 것을 강조하며, 같은 맥락에서 귀의에 대한 가르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가르침의 구조가 조금은 다릅니다. 자, 그러면 이제 본문을 시작하겠습니다.
존귀하신 스승들께 배례(拜禮) 올립니다.
“존귀하신(大德)”은 티벳어의 “제쮠(Jetsun)”에 해당하는 말로 윤회를 향한 모든 것으로부터 돌아서서 완전한 해탈(解脫)의 길에 들어섰다는 말입니다. 스승은 보리심과 공성에 대한 바른 이해를 모두 갖추신 뛰어난 분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말하고 있는 “존귀하신 스승”이란, 쫑카빠 대사께 께달음의 길인 람림(Lam-rim)을 가르치셨던 스승들을 말하며, 특히 비전(秘傳)의 스승이신 문수사리(文殊師利, Majuśrī) 보살을 말합니다.
다음은 책을 쓴 동기와 서원을 말한 편찬발서(編纂發誓) 부분입니다.
승리자께서 가르치신 모든 핵심적인 의미는
수승한 승리자의 아들, [보살]들께서 찬탄(讚嘆)하신 길,
상서로운 해탈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이 길을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하여 제가 해설하려 하옵니다.
“승리자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모든 핵심적인 의미”는 출리심을 말하며, “수승한 승리자의 아들 [보살]들께서 찬탄(讚嘆)하신 길” 또는 보살의 길은 보리심을 말합니다. “상서로운 해탈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길”은 우리를 해탈의 길로 인도하는 공성에 대한 바른 이해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편찬발서에서 “가능한 최선을 다해서” 즉, “가능한 한 모든 의미를 담아 농축하여” 세 가지 중요한 길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 누구든 윤회의 안락에 탐착하지 않고
가만(暇滿)*의 의미를 다하기 위해 정진하는 이는
[오직] 승리자를 기쁘게 하는 길에만 마음을 쏟는
상서로운 이들의 [뜻]에 맑은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라.
(*역주: 가만(暇滿)이란 팔유가(八有暇)와 십원만(十圓滿)을 말한다. 즉 (1) 지옥에 나지 않음 (2) 축생으로 나지 않음 (3) 아귀로 나지 않음 (4) 장수천(長壽天)에 나지 않음 (5) 변방(법의 불모지)에 나지 않음 (6) 몸이 불완전 하지 않음 (7) 사견(邪見)을 지니지 않음 (8) 여래 없는 때에 나지 않음 등의 여덟 가지의 여유인 팔유가와 (1) 인간의 몸을 받은 것 (2) 중심지(법이 잇는 곳)에 난 것 (3) 몸이 온전한 것 (4) 전도업(顚倒業 혹은 無間業: 최고의 악업)을 짓지 않은 것 (5) 불법(佛法)을 믿는 것 (6) 부처님이 계신 것 (7) 정법을 설하시는 것 (8) 가르침을 펴기 위해 머무시는 것 (9) 법의 수레를 굴리시는 것 (10) 법을 수행할 인연이 있는 것 등의 열 가지를 구족한 십원만을 말한다. 여기 열거한 가만(暇滿)의 구체적인 내용은 경론의 출전 근거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내용이 다르지는 않다.)
이 게송은 주의 깊게 잘 들으라는 권고입니다. 즉, 어떤 동기를 가지고 가르침을 들어야 하는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승리자 [부처님]을 기쁘게 하는 길”은 어떠한 잘못도 없는 완전한 길입니다. 우리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완전한 길을 가는 것이 바로 부처를 기쁘게 하는 길입니다.
실제 본문은 출리심과 보리심 그리고 공성의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는 이해의 점차적인 단계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윤회의 안락을 벗어나려는 강한 출리심에서 다른 이들을 위한 자비심이 강화됩니다.
예를 들면, 인도의 기차역에서 시각 장애인이나 팔 다리가 없는 신체장애인 그리고 거지들을 볼 때는 상대적으로 쉽게 자비심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출리심이 없다면 큰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자비심 대신에 질투를 느끼고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한 자만심을 내기도 합니다.
반면에 출리심에 익숙해지면 윤회의 안락에 대한 생각은 결국 의미 없는 것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뉴욕의 어느 한 곳을 둘러보면, 너무나 분주한 많은 사람들을 보고 먼저 본능적인 자비심을 느낄 것입니다.
출리심은 두 가지 방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윤회의 고통을 아래로 훑어보고 나서,
윤회에 관심을 잃고 혐오하여 그곳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 자유로운 해탈의 경지를 위로 살펴보고 그것을 성취하기 바라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자세를 강화하면 보리심은 더 강해질 것입니다.
보리심 역시 마찬가지로 위아래로 살펴보는 두 가지 방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다음 이 출리심과 보리심을 기반으로 하여 공성에 대한 바른 견해인 정견을 얻게 되면,
해탈 또는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삼종요도(三種要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종요도(三種要道) (0) | 2022.10.09 |
---|---|
삼종요도(三種要道) 5 : 먼저 출리심을 구하라 (0) | 2022.09.25 |
삼종요도(三種要道) 3 : 더 조심하고 더 친절해지십시오 (0) | 2022.08.28 |
삼종요도(三種要道) 2 : 서로에게 친절하라. (0) | 2022.08.14 |
삼종요도(三種要道) 1 :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정수 (0) | 2022.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