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께서 생전에 몸소 고르고 번역 또는 감수하여 백련선서 간행회에서 발행한 책들
선림고경총서
* 발간사
부처님의 자비로운 가르침이 이 땅에 전해져 배달겨레의 얼과 문화에 이바지하고 나라의 동량을 배출해 온 지 일천육백년이 지났지만, 세월이 오래고 연륜이 멀어짐에 따라 부처님의 마음을 전하는 선종의 정법은 감추어지고 불교의 바른 뜻은 그릇된 이해와 어지러운 주장 속에 묻혀 버린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그런 반면에 황폐해진 정신문화를 극복하려는 많은 현대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선禪과 불교사상에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를 충족시켜 줄 선서가 참으로 빈곤하고, 많은 불교문헌들이 어려운 한문 속에 갇혀서 제 빛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하여 일직부터 이러한 문제들을 안타까이 여겨 온 성철 큰스님의 독려에 힘입어 한글 선서집 '선림고경총서'가 기획되고 만들어지게 되었으니, 현대인들이 선을 바로 알고 바르게 실천하는 데에 꼭 필요한 선서들을 모두 가려내어 그것을 알기 쉬운 현대어로 옮기는 방대한 작업이 시작된 것입니다.
5년이라는 준비기간과 5년이라는 출판기간을 거쳤습니다. 불교사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선서의 한글화 작업은 그토록 더디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큰스님의 구술을 옮기기도 하고 더러는 큰스님께 선의 이치를 여쭈기도 하면서 불교의 한문에 밝은 분들이 번역과 한글 다듬기에 전념하였습니다.
그러나 성철스님께서 건강이 허락치 않아 끝가지 감수에 참여하지 못하신 안타까움은 끝이 없습니다. 그 옛날 팔만대장경을 새기던 선조들의 정성과 노력에 견줄 구야 없겠지만 그에 못지 않은 노력과 정성과 시간이 필요한 큰 사업이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마침내 완간된 '선림고경총서' 37권은 한글 대장경 이후 최대의 역경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듯이, 이 땅의 정신문화사에 획을 긋는 걸출한 문화 작업이요 겨레의 공동 문화재산이라 하겠습니다. '선림고경총서' 37권과 함께 나온 '성철스님법어집' 11권은 불교 수행자에게는 선종 정통종지를 찬양케 하고, 불자에게는 신심의 깊이를 더해 주며, 일반인들에게는 오묘한 선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풀어줄 것입니다.
선림고경총서
선은 본디의 자기 모습을 바로 보기 위한 깨달음의 지름길입니다. '선림고경총서' 37권은 대장경 가운데 선 수행에 꼭 필요한 선서들을 가려내어 알기 쉬운 우리말로 옮긴 최초의 종합적인 선서집禪書集으로, 520년 중국에 첫발을 내디딘 달마대사부터 1300년대 고려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스님에 이르기까지 선종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선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달마대사의 돈오견성법을 간결히 적은 [돈오입도요문론]과 [육조단경] 등의 기본서로 구성된 제 1권 [선림보전]을 시작으로 하여, 종문 제일서라 불릴 만큼 선서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벽암록]을 마지막으로 하는 이 선서집은 중국과 한국의 선종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조, 백장, 황벽, 임제의 어록을 모은 사가어록과 임제종, 운문종, 조동종, 위앙종, 법안종, 양기파, 황룡파의 오가 칠종 어록과 [임간록], [나호야록], [총림성사], [인천보감], [운와기담], [고애만록], [산암잡록]의 선종 7부록과 여기에 [오가정종찬], [종문무고], [임제록]을 합쳐서 선종 10부록이라 하는데, 그 어록들을 총망라하였습니다.
그리고 고불로 일컬어지는 조주, 설봉, 현사스님의 어록들과 특히 중봉스님의 [산방야화], [동어서화], 박산선사의 [참선경어]는 선의 좋은 지남이 될 것입니다. 또 선풍이 무디어 가고 계율정신이 희박하여 가는 때 [선림보훈]과 [치문숭행록]은 납자에게 좋은 안내자가 되어 줄 것입니다.
끝으로 원오스님의 [심요]와 [벽암록]은 두말할 필요 없는 참선 수행의 고전으로서 수행자의 안목을 점검해 줄 것입니다. 더불어 [벽암록]과 쌍벽을 이룬다는 조동종의 교과서 격인 [종용록]의 완역은 획기적인 일이라 믿습니다. 고려시대의 태고 국사와 나옹 왕사의 어록인 [태고록]과 [나옹록]은 청구의 뜰 안에서도 부처님의 혜명이 투철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선림고경총서'에 담겨 있는 뛰어난 선지식의 화두와 행적 그리고 게송들은 수행자에게는 그 행간 행간에 숨은 깨달음의 과정을 더듬어보게 하는 귀중한 지침이 될 것이며, 일반 사람에게는 선의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또한 불교사상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는 중요한 학문적 자료가 될 터이니, 그를 위해 한문 원문을 책 뒤에 실었습니다.
목록
1. 선림보전禪林寶典/390쪽, 값 6,000원
선종의 바른 사상을 확립하는 데에 가장 근본이 되는 소의어록집으로 '선림고경총서'의 제1을 차지하기에 손색이 없다. 육조스님의 법문인 [돈황본 육조단경], 대주스님의 [돈오입도요문론], 달마선종의 정통사상과 육조스님의 말씀을 가장 투철하고 선명하게 설파한 황벽스님의 [전심법요], 삼조 승찬스님의 [신심명]과 영가스님의 [증도가]의 다섯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2. 산방야화山房夜話/270쪽, 값 4,500원
경론은 물론 선서 및 유, 도의 제자서諸子書와 시, 부에 뛰어났던 천목 중봉스님의 저서이다. 참선하는 납자들이 실제 수행에서 부딪치는 문제들과 불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의심해 볼 만한 것을 돈오돈수의 입장에서 밀도 있고 설득력 있게 대화체로 설명해 놓았다.
3. 동어서화東語西話/290쪽, 값 4,500원
산방야화의 저자인 천목 중봉스님의 저서이다. [산방야화]에 대한 비난과 오해를 해명하려고 쓴 책으로 설명체로 되어 있다. 중봉스님은 선풍은 날로 쇠퇴해 가고 신심은 더욱 얕아져 가는 때에 달마스님의 바로 가리키는 선(直指之禪)을 종宗으로 삼아 돈오돈수 사상을 널리 폈으며, 유생들의 불교 비난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게 비판하고 있다.
4. 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294쪽, 값 6,000원
부처님 시대부터 명나라에 이르기까지 출가사문으로서 덕행이 높았던 분들의 행적을 모아 주굉스님이 쓴 책이다. 제1장 청정하고 소박한 행, 제2장 엄숙하고 바른 행, 제3장 스승을 존중하는 행, 제4장 어버이에게 효도하는 행, 제5장 임금에게 충성하는 행, 제6장 중생에게 자비를 베푸는 행, 제7장 고상한 행, 제8장 지중한 행, 제9장 어렵고 힘든 행, 제10장 감응의 행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스님이 직접 쓴 총평이 붙어 있다.
5. 참선경어參禪警語/262쪽, 값 4,000원
박산 무이스님의 저서로 상·하 두 권으로 되어 있다. 참선할 때의 마음가짐과 참선 중에 생길 수 있는 병통을 지적하고 후학을 경책하기 위해 지은 글이다. 제1장 처음 발심한 납자가 알아야 할 공부, 제2장 옛 큰스님의 가르침에 대해 평하는 글, 제3장 의정을 일으키지 못하는 납자에게 주는 글, 제4장 의정을 일으킨 납자에게 주는 글, 제5장 공안을 참구하는 납자를 위한 글, 제6장 10수의 게송 등으로 되어 있으며, 참선을 통해 공부를 완성하고 크게 깨닫는 방편을 찾고자 하는 자에겐 밝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6. 선림보훈禪林寶訓/436쪽, 값 6,000원
송나라 때의 묘희 종고스님과 족암 사규스님이 지은 송고 백여 편을 모은 것에 명말의 정선스님이 오십여 편을 새로이 수집 보완하여 중편한 책이다. 쇠퇴해 가는 총림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애쓴 마흔두 분 스님의 행장과 어록을 소개하여 수행자의 본연의 임무가 무엇인지를 꿰뚫어 밝히고 있다. 오늘날의 불가는 물론 복잡한 요즈음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7. 임간록林間錄 上/274쪽, 값 4,000원
8. 임간록林間錄 下/400쪽, 값 5,500원
송말 어지러운 세태 속에서 여러 차례 투옥, 또는 환속당하면서도 선문을 굳게 지킨 혜홍 각범스님의 저서이다. 여기에 수록된 삼백여 편에는 선사들이 도를 깨친 기연이나 여러 경론에 대한 선종의 입장과 불법의 근본 가르침이 담겨 있다. 후록에는 여러 선사의 진영에 붙인 찬贊과 어부사 여섯 수가 실려 있다.
9. 오가정종찬五家正宗贊 上/472쪽, 값 6,500원
10. 오가정종찬五家正宗贊 下/408쪽, 값 6,500원
달마대사에서 육조와 설봉스님에 이르는 고승 열두 분과 오가의 고승 예순두 분, 즉 임제종스물여섯 분, 조동종 열네 분, 운문종 열네 분, 위앙종 다섯 분, 법안종 세 분 등 모두 이른네 분에 이르는 고승의 전기를 간략하게 적고 각각에 찬이 붙어 있다. 오가의 종풍을 살펴보는 데는 이보다 나은 것이 없다.
11. 마조록·백장록馬祖錄·百丈錄/324쪽, 값 5,000원
'마음 그대로가 부처다' '평상심이 도다'라고 한 마조스님의 어록과 철저한 중도에 입각한 법문과 대중운력, 청규 등을 강조한 백장스님의 말씀을 모은 것이다. 백장스님의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고 한 한마디는 선문에서 자주 거론하는 유명한 이야기이다.
12. 임제록·법안록臨濟錄·法眼錄/320쪽, 값 5,000원
선어록의 백미라 일컬어지는 임제스님의 말씀과 법안종의 개조인 법안 문익스님의 말씀을 모은 것이다. 현재 유통되는 임제록은 서문, 상당, 시중, 감변, 행록, 탑기의 여섯 부분으로 꾸며져 있다. 시중편은 어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바른 안목, 일 없음, 4조용, 4빈조 등에 임제스님의 '할' 한마디가 곳곳에 드러나 있다. 법안스님의 법은 당말 오대를 거쳐 천태 덕소, 영명 연수스님으로 이어지는 법안종을 이루었다. 그들은 선교일치를 주장하여 천태종과도 관계가 깊다.
13. 위앙록 仰錄/376쪽, 값 5,500원
오가 종파 가운데에 가장 먼저 형성된 위앙종의 위산 영우스님과 앙산 혜적스님의 어록이다. 엄격하고 고풍스럽다는 뒷사람의 평을 들었다. [위산록]을 통해 우리는 선문에서 원성圓相의 사용이 달마스님으로부터 비롯된 것과 앙산스님과 향엄스님의 기연 가운데 여래선과 조사선에 대한 법문은 후세에 많은 논의를 불러일으켰음을 알 수 있다.
14. 조동록曹洞錄/384쪽, 값 5,500원
조동종의 종조인 동산 양개스님과 조산 본적스님의 어록이다. 불법의 오묘한 진리를 임금과 신하의 관계로 나타낸 5위군신설, 3종강요, 보경삼매, 3종타 등에서 불법을 깨닫는 방편을 거론하고 있으며, 동산스님이 출가 후 어머니에게 보낸 사친서辭親書도 실려 있다.
15. 운문록 雲門錄 上/320쪽, 값 5,000원
16. 운문록 雲門錄 下/320쪽, 값 5,000원
운문종의 종조인 운문 문언스님의 어록이다. 대기, 12시가, 게송, 실중어요, 수시대어, 감변, 유방유록으로 꾸며졌다. 운문스님은 한마디의 간결한 답으로 수좌들을 깨우치는 일자관一字關으로 유명하며, 설봉스님의 인가를 얻어 운문산에서 일가를 이루었다.
17. 양기록·황룡록 楊岐錄·黃龍錄/292쪽, 값 4,500원
양기 방회스님과 황룡 혜남스님은 각각 임제종 양기파와 황룡파의 개조이며, 그 뒤로 선조의 오가 칠종이 형성되었다. 황룡스님이 살던 네 곳 산에서의 법어를 모두 실었고, 그 외 게송 마흔한 수도 실려 있다.
18. 조주록趙州錄/312쪽, 값 5,000원
조주성 동쪽의 관음원에 살아서 조주라 불린 조주스님의 어록이다. 남전 보원스님의 법을 이었으며, 남전스님의 시자를 사십년 동안 하다가 스님의 입적(57세 때) 후에야 비로소 행각에 나섰고(60세), 팔십 세부터 관음원에 살다가 백이십 세에 입적하였다. 행각을 나서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 "일곱 살 아이라도 나보다 훌륭하면 배우고 백 살 노인이라도 나보다 못하면 가르쳐 주겠다."
19. 설봉록雪峰錄/544쪽, 값 7,000원
설봉 의존스님은 덕산스님의 법을 이었다. 스님의 문하에는 뒷날 조동종의 종조인 동산 양개스님과 또 법안종의 종조인 법안 문익스님이 있어 선종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이 어록은 명 숭정 12년 임연행이 편집한 것으로 상당법문, 법어, 유계 등과 연보가 실려 있다.
20. 현사록玄沙錄/562쪽, 값 7,000원
현사 사비스님이 입적하기 몇 년 전에 문인 지엄스님이 편찬한 것이다. 상당법어 칠십여 가지와 방장록 등이 있고, 특히 불법의 요체를 묻는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한 설명과 게송은 [현사록]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형식이다. 현사스님은 설봉 의존스님의 법을 잇고, 어려서는 낚시를 무척 좋아하였으나 발심하여 출가한 뒤에는 그 수행이 하도 엄격하여 비두타備頭陀라고도 불리었다.
21. 태고록太古錄/382쪽, 값 5,500원
태고 보우스님의 어록이다. 중국에 가서 석옥 청공스님에게서 임제종의 법을 잇고 귀국하여서는 공민왕의 왕사와 국사로서 불교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22. 나옹록懶翁錄/566쪽, 값 7,000원
나옹 혜근스님의 법어집이다. 29세에 중국으로 가서 인도에서 온 지공스님과 평산 처림스님에게서 법을 이어받았고, 뒤에 귀국하여 공민왕의 왕사가 되었다. 송광사에도 있었으며, 여주 신륵사에서 입적하였다.
[출처] 성철스님 저서목 록|작성자 향수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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