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심명 (대승찬 풀이글)

신심명22/잠깐이라도 시비를 일으키면 어지럽게 얽혀 마음의 중심을 잃으리라

수선님 2023. 6. 11. 13:36

22. 재유시비(纔有是非) 분연실심(紛然失心) : 잠깐이라도 시비를 일으키면 어지럽게 얽혀 마음의 중심을 잃으리라.

재유시비의 재유는 잠깐이라도 이고, 시비는 옳고 그른 것을 서로 따지는 관계를 말한다. 분연실심의 분연은 실같이 나누어져서 서로 얽혀 어지럽다는 뜻이고 실심은 마음을 잃는다고 했으나 마음의 중심을 잃는다고 해석했다.

남과 잠시라도 시비를 일으키면 마음이 어지러워지고 중심을 잃게 된다고 했다. 남과 아주 하찮은 시비라도 있게 되면 우리들의 마음은 그로 인해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고, 솟아오르는 화를 참기 어려워지기도 하고, 전화를 걸거나 만나서 따지고 언쟁하다 보면 화가 하늘 끝까지 오르고, 두 사람 사이는 다시 만나기 어려운 사이까지 가는 경우들이 있다.

우리는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잘 알지 못하면서 자기 생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나라고 하는 자아의식이 대단히 강하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기는 잘못하는 일이 전혀 없고, 모르는 것도 없다는 생각으로 자기가 하는 말과 행동은 틀림없다는 식으로 자기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곤 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상대방을 상당히 피곤하게 하고 자칫 잘못하면 시비에 말리게 되기 쉬운 성품을 가지고 있다. 일단 시비에 말리면 마음이 어지러워져 마음의 중심을 잃게 되어, 착한 일을 하려고 하더라도 정신이 어지러워지고 편중되어져 항상 평온한 마음을 잃게 된다.

재유시비 纔:겨우 재

분연실심 紛:어지러워질 분

잠깐이라도 옳고 그름이 있으면

복잡하여 마음을 잃으리라

우리가 시비분별 에 휘말리다보면 나중에는 ‘내가 왜 이러는가?’

싶기도 하고,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른가?’하는

분별도 그만 잊어 버립니다.

그래서 한 마음을 잃게 되어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나중에 그 문제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이상적인 삶과의 격차가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지게 됩니다.

앞에서의 ‘호리유차 천지현격 ’과도 같은 말입니다

“따져야 하는 일이 생겼을 때.”

옳고 그름이 시비라고 한다면/ 얼마든지 시시비비해도 상관없다./ 다만, 마음 감정은 흔들리지 말지니,/ 고락 분별의 인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재유시비, 즉 겨우 옳으니 그르니 따지기만 한다면, 분연실심이라. 본래 마음을 잃고 어지러워지리니...

시비란 “이것이다”, “이것이 아니다”, 라는 둘의 마음이니, “이것이다” 함으로, “이것이 아니다”라는 마음이 곧바로 생기게 된다. 사물을 볼 때, 돌을 “돌이다” 라고 하고, “나무는 돌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은 지극히 맞는 말이나, 이것을 시비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어떤 이가 나무를 보고 “돌이다”라고 우길 때, “이것은 나무가 아니고 돌이다”하고 가르치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나무를 돌이라고 계속 우긴다면 당연히 시비가 벌어질 것이고, 이때 “기다”, “아니다”라며, 분심(분한마음)과 진심(성내는마음)이 생기지 않는 마음의 상태를 가리켜 시비하지 않는 마음이라 한다.

분별을 하지 말라는 궁극적인 목적은, 통쾌한 마음에 의한 인과의 과보로 인해 불쾌한 마음이 들게 되는 것이니, 이것이라는 시是에 의해 통쾌한 마음이 드는 인과로써, 이것이 아니라는 비悲에 의해 불쾌한 마음의 과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상대가 부부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 동료일 수도 있고, 거래를 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수많은 상대와의 시시비비를 할 때가 많을 것이나, 이때, 옳고 그름을 따지게 되는 경우에 있어서 절대 감정을 드러내지 말고 이성적으로 대해야 한다.

따져서 이기는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설사 내가 상대를 따져 이긴다 하더라도 우선은 기분이 좋을지 모르나, 기분이 좋은 만큼의 인과가 생기기 때문에 언젠가는 상대 또는, 다른 곳에서 그 만큼의 기분 나쁜 과보를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인과의 과보를 전혀 생각 하지 않고 살아들 가고 있지만, 자기도 모르게 다가오는 인과의 과보로 말미암아 끊임없는 시비 분별로 인한, 고락(즐겁고 괴로운)의 분별이 연속될 뿐이다. 그러므로 꼭 이기려고 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한두 번 설득하다가 안 된다 싶으면 얼른 마무리를 짓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물론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계속적으로 시비를 이어 나간다고 하여 잘못된 것은 없겠으나, 고락의 분별심이 생겨서 화가 나거나 괴로운 마음이 생긴다면, 이런 마음 상태야 말로 스스로에게 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따져서 이겼다고 하여 통쾌한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되니, 위에서도 설명했듯이 통쾌한 마음의 인과로 인하여 불쾌한 마음의 과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상 여여한 중도심으로 편안한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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