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존께서 죽림정사에 계실 때이다. 쿤다라는 이름의 돼지잡이 백정이 있었다. 그는 마흔 다섯 살의 중년남자였다. 한창 흉년일 때 그는 수레에 쌀을 가득 싣고는 시골로 가서 싼 값에 돼지새끼들을 거두어 오곤 했다. 그의 집 뒷켠 허술한 돼지움막 속에서는 어린 돼지새끼들이 오물과 배설물들을 뒤집어쓰고 먹고 자고 있었다. 쿤다는 돼지가 잘 자라면 이렇게 도살했다. 돼지를 기둥에 꽁꽁 묶고는 육모 방망이로 때려잡는 것이었다. 살코기를 부풀게하고 연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는 턱을 벌려 젖히고 칼로 자갈을 물리고 입 속으로는 펄펄 끓는 물을 부어넣었다. 물은 돼지의 뱃속으로 들어가 똥물을 씻어 항문으로 쏟아내는 것이다. 항문에서 나오는 물이 맑아지면 이번에는 끓는 물을 돼지의 등에다 쏟아 검은 털가죽을 벗겨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