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들 이야기

[스크랩] 남을 위한 기도

수선님 2018. 1. 21. 12:45

 

불교의 가장 큰 가르침은

대자비의 마음입니다

 

자비는 자기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베푸는 가없는 마음입니다

불교는 자비가 근본이므로

부처님의 말씀처럼 불공은 남을 돕는 것이며

불공의 대상은 절 밖에 무수히 존재하니 불공의 대상은

부처님이 아닙니다

일체 중생 모든 것이 불공의 대상입니다

 

불교의 자비는 모든 생명들을 사랑하는 것이니

사람만이 그 대상이 아니라

나는 새, 기는 짐승, 서 있는 바위, 흐르는 물

갖가지 미물들과 사람, 일체 중생 모든 것이 불공의 대상입니다

기도해야 합니다

 

남의 종교를 내 종교처럼 존중하고

남의 나라를 내 나라로 생각하고

아픈 사람들을 내 몸처럼 보살피는 것이니

극락은 다른 데 있지 않고

나처럼 소중히 여기는 한 마음에 있습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의 자세이며

사명이며 본분입니다

 

-性徹스님

 

'우리 곁에 왔던 부처'라 불리는 성철스님(1911~1993)은 우리 시대 최고의 선승이며 외국어와 현대 물리학을 비롯하여 과학ㆍ심리학ㆍ장신문석학 등에 능통하셨습니다. 그분이 살으셨던 시대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불가사의한 분입니다. 특히 1967년 해안총림 방장에 취임하신 성철스님이 그해 겨울, 해인사에 빼곡이 들어찬 스님들을 대상으로 1백 일에 걸쳐 하루도 거르지 않고 두 시간씩 불교철학ㆍ선사상을 강의한 '백일법문(百日法門)'은 현대 불교계의 대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님은 노자와 장자, 공자와 맹자, 그리고 이들 동양사상을 설명한 석학들의 이야기부터 서양 물리학과 수학에 이르기까지 매우 많은 학문과 사상을 인용하셨고 그 가르침이 일관되셨습니다. 그런 인용들이 모두 불교 경전의 가르침과 적절히 연결되어 궁극에는 불교적으로 언제나 화합해야 함을 강조하신 스님은 남을 위해 기도하기를 누누이 가르치셨습니다.

 

위 글에 대한 해석도 다른 어떤 말보다 다음의 1982년 '부처님 오신 날 법어'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잇고, 이것이 생기므로 저것이 생깁니다.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고, 이것이 죽으므로 저것조 죽습니다. 이는 두 막대기가 서로 버티어 섰다가 이쪽이 넘어지면 저쪽도 넘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일체 만물은 서로서로 의지하여 살고 있어서, 하나도 서로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이 깊은 진리는 부처님께서 크게 외치는 연기의 법칙입니다. 만물은 원래 한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이쪽을 해치면 저쪽이 따라서 손해를 보고, 저쪽을 도우면 이쪽도 따라서 이익이 됩니다. 남을 해치면 내가 죽고, 남을 도우면 내가 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러한 우주의 근본 진리를 알면 남을 해치려 해도 해칠 수가 없습니다.

 

이 진리를 모르고 자기만 살겠다고 남을 해치며 날뛰는 무리들이여, 참으로 그대가 살고 싶거든 남을 도와야 합니다. 참으로 그대가 살고 싶거든 남을 도와야 합니다. 내가 사는 길은 오직 남을돕는 것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상반된 처지에 있더라도 생존하려면 침해와 투쟁을 버리고 서로 도와야 합니다. 물과 불은 상극의 물질이지만, 물과 불을 함께 조화롭게 이용하는 데서 우리 생활의 기반이 섭니다.

 

동생동사(동생동사)ㆍ동고동락(동고동락)의 대진리를 하루바삐 깨달아서 모두가 침해의 무기를 버리고, 우리의 모든 힘을 상호 협정에 경주하여 손을 맞잡고 도우며 힘차게 전진하되, 내게 가장 큰 해가 되는 상대를 제일 먼저 도웁시다.

 

그러면 평화와 자유로 장엄한 이 낙원에 영원한 행복의 물결이 넘쳐 흐를 것입니다.

 

화창한 봄날 푸른 잔디에 황금빛 꽃사슴 낮잠을 자네.

 

1982년 음력 4월 8일

 

이정우 「길을 묻는 그대에게」

출처 : 忍土에서 淨土로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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