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담마

[스크랩] 아비담마는 나를 관찰하는 학문이요 수행이다 (1)

수선님 2018. 6. 3. 12:05
아비담마는 나를 관찰하는 학문이요 수행이다

문: 잘 알겠습니다. 스님, 그런데 현장스님께서 구사론에서 아비담마를 대법(對法)으로 옮겼다고 들었는데요?

답: 참으로 그렇습니다. 현장 스님께서 구사론을 옮기면서 아비다르마를 승법이 아닌 대법(對法), 즉 법에 대한 것으로 옮겼는데 참 고결한 안목이라 생각합니다. 아비담마를 승법으로 말해버리면 물론 구극의 단위라는 뜻이 전달되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이 삶의 현장을 넘어서서 있는 고고한 무슨 법, 영원한 진리로서의 법이라는 쪽으로 이해될 소지가 크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대법으로, 법에 대한 것으로 이해하면 바로 지금 여기(here and now) 내 속에서, 이 인식과 목숨을 가진 한길 몸뚱이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법)을 대면하고 직시하고 관찰하고 분석하고 분해해서 보는 것이란 의미가 살아난다고 생각합니다.

아비담마는 바로 지금 여기 내 몸뚱이에서 일어나는 물심의 모든 현상을 체계적으로 분석 분해해서 가르쳐주는 수행의 길잡이입니다. 내 몸뚱이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현상들, 그 중에서도 특히 나의 심리현상은 참으로 미로중의 미로입니다. 이 미로속을 아무런 사전 지식이나 지도나 안내서나 길잡이가 없이 들어갔다가는 백 퍼센트 모두 길을 잃고 헤매다 죽기 마련이고 아니면 다른 이상 한 곳에 떨어져 그것이 궁극의 이상향인양 떠들고 다니다가 귀중한 한 평생을 다 보내기 십상입니다.

물심의 모든 현상을 물질 28 가지 단위와 정신 53가지로 분석해서 이들이 어떤 조건과 과정을 통해서 생기고 멸하고를 거듭하면서 흘러가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아비담마입니다. 이렇게 분석해서 관찰하면 모든 현상은 무상 고 무아일 뿐이지 나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그 어떤 실재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알게됩니다. 이것을 절감하고 이것에 투철해야 그 사람이 참다운 수행자고 불자라 할 것입니다. 이런 점이야말로 아비담마가 우리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가장 강한 멧시지라고 저는 받아들입니다. 이런 태도가 없는 아바담마 공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비담마는 승법이라기보다는 대법이라 이해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의미에서 아비담마가 위빳사나(內觀)요 위빳나사나 아비담마라고 남방의 훌륭하신 스님들은 역설하신다고 봅니다. 나를 관찰하는 것을 떠난 아비담마는 이미 아비담마가 아니고 그런 위빳사나는 위빳사나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출처 : 초기불전연구원
글쓴이 : 초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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