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선정을 얻으면 마음이 흔쾌하고 즐거워지지만,
만약 선정의 즐거움을 얻지 못하면 정(情)이 흩어지고 근심으로 심란해져 마음이 점차 침울해지며,
눈이 흐려져 분명하지 못하니,
수면(睡眠)이 마음을 해치는 적임을 알 수 있다.
수면은 세간의 이익도 파괴하는데, 어찌 하물며 도(道)에 관한 것이겠는가?
수면법(睡眠法)은 죽음과 다름이 없으나 숨을 쉰다는 점이 다를 뿐이니,
마치 물에 이끼가 덮이면 얼굴을 들여다볼 수 없듯이,
수면이 마음을 덮으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모든 법의 실체 또한 이와 같으니, 즉시 제거하고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온갖 번뇌의 도적들이 모두 위험한 재해를 끼치려 하는데, 어찌 편안히 잠잘 수 있겠는가?
마치 창이나 칼을 세우고 적진과 마주 대하는 동안에는 수면에 빠질 수 없는 것과 같다.
늙고 병들고 죽는 근심을 아직 여의지 못했으면 3악도(惡道)의 괴로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며,
도법(道法) 가운데 난법(暖法)도 아직 얻는 바가 없는 것이니, 마땅히 잠들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도 만약 졸음이 그치지 않으면, 곧 일어나 걷거나 찬물로 세수하고 사방을 쳐다보며 별자리를 바라보고 세 가지 일을 생각하면서 잠을 없애어 그것이 마음을 덮지 않도록 한다.
첫째는 두려워함[怖畏]이니, 마땅히 스스로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죽음의 왕이 큰 힘으로 항상 위해를 가하려고 하니,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면 그것은 지극히 가까이 있어
마치 도적이 아주 빨리 오면 믿고 의지할 데가 없는 것과 같다.
또 칼을 뽑아 목에 대고 있는 것처럼, 잠이 오면 즉시 목을 베어 버리리라.’
둘째는 흔쾌하고 안위(安慰)함이니, 마땅히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큰 스승이시며, 그 분이 가지고 계신 오묘한 법은 일찍이 없었던 것이다.
내가 그것을 배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행복한 일이며 경사스러운 일이지만,
잠자려는 마음[睡心]을 내면 이 모든 것이 사라진다.’
셋째는 근심 걱정[愁憂]이니, 마땅히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후세에 계속해서 몸을 받아 돌아다녀 그 고통과 독해(毒害)가 끝없고 한량없으리니,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인연으로 수면에 떨어지는 것을 꾸짖어 나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유하면 수면이 곧 그친다.
# 참고
선정을 얻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인 5개에 대한 내용중에 혼침/졸림/수면에 관한 설법이다.
이 선법요해는 누가 지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는데,
문체나 글의 구성으로 보아 용수보살임이 거의 확실하다.
수행을 제대로 하려면, 이 선법요해는 반드시 읽고 숙지해야 된다.
정말 대단한 수행서적이다.
혼침이란 맑고 또렷하지 못하고 멍한 상태를 뜻한다.
또한 거친 혼침과 미세한 혼침이 있는데,
특히 미세한 혼침을 잘 알아차리고 제거해야 한다.
선법요해 11. ★★★ 5개 : 혼침/졸림을 제거하는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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