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

[스크랩] 禪門拈頌 21. 소금과 장(鹽醬)

수선님 2018. 7. 29. 11:45

깨침과 깨달음

 

본칙

강서 마조(江西 馬祖)에 대하여 회양(懷讓)선사가 말하기를 “도일(道一)이 강서 지방에서 사람들에게 설법을 하면서도 전혀 아무런 소식을 전해 오지 않는구나” 하고는 스님 한 명을 마조에게 보내면서 당부하기를 “그가 상당(上堂)하기를 기다렸다가 나서서 묻되 ‘어떻소’하기만 하고 그가 무어라 하면 기억해 가지고 오라” 했다.

그 스님이 분부대로 가서 물으니 마조가 대답하되 “오랑캐의 난리가 있은지 30여년 동안 일찍이 소금과 장(鹽醬)이 없었던 일이 없었네” 하였다.
 
염·송·어

죽암규(竹庵圭)가 송했다.

“오랑캐 난리 난지 30년 동안
소금과 장이 없을 적이 없었으니
강서의 마대사가
남악의 회양화상이로다.”

열재거사(悅齋居士)가 송했다.

“반야다 보리다 말을 말아라.
말로써 친해질 때 길은 더욱 멀도다.
황금 털빛 사자후를 보려하는가!
짐작대로 자고(鵠)새의 울음소리로다.”

운문고(雲門日木)가 말했다.

“달마가 인도로부터 문채(글) 없는 인장을 하나 가지고 와서 2조(二祖)의 얼굴에다 한번 찍으매, 찍기를 다하고 2조가 이 인장을 얻어서는 털끝만치도 변역시키지 않고, 3조의 얼굴 앞에다 찍어 다하니, 이로부터 한 사람이 허(虛)를 전하매 만 사람이 실(實)을 전하며 대를 바꾸면서 주고받아 강서의 마조에 이르러 이 인장을 회양 화상에게 얻고는 말하되 ‘오랑캐 난리가 있은 지 30년 동안 일찍이 소금과 간장이 없은지 없다’ 하였다”하고 할을 한 번 하고 다시 말하되 “인장에 문채가 생겼구나” 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조사의 문하에 남의 코를 꿰뚫는 소식은 모두가 이 한 구절에서 나왔다. 그대들은 이 한 구절이 어디에서 나왔다고 여기는가? 소를 때리고 수레를 때리는 데서 나왔느니라” 하였다.

감상

남악에 회양선사가 있으니 강서에 마 대사가 있구나. 달마가 무문인(無文印)으로 깨달음을 전하니, 선가의 인장은 모두가 무문인이라. 깨달음의 법(心法)은 한오라기라도 가감할 수 없는 오직 문채 없는 인장(無文印)이라야 가하다. 무문인은 변역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조가 뭐 하는지 궁금하여 회양이 사람을 보내 물으니 마조가 대답한 것이 소금과 장이다.

회양이 어떻게 생각하였을까. 역시 너로구나 하였으리라. ‘30년 난리에도 저는 변함이 없습니다’라고 마조가 스승에게 답한 것이다.

두 산봉우리가 우뚝하니 30년 난리에도 천하가 편안하다.
 
최동호/고려대 국문과 교수
출처 : 淨土를 그리며...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메모 :